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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도녀쪼미 May 04. 2020

Los Angeles(로스앤젤레스)

Episode 1. 혼자 떠나는 첫 여행

2013년, 설렘을 가득 안고 무작정 한국을 떠나 미국을 그것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뉴욕에 왔는데 몇 년을 살다 보니 여느 사람들과 똑같은 특별할 거 하나 없는 그냥 평범한 하루를 매일같이 보내고 있었다. 문뜩 나의 생활이 너무 지겹다고 느낄 때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조금이나마 지겨움을 떨쳐내며 나의 생활에 나름 만족감을 가지고 살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같이 지낸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한국을 돌아가고 언제가부터 혼자 남게 되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났지만, 서로 바쁜 스케줄로  인해 하루 만나 밥 먹고 노는 것조차 하늘에 별따기처럼 힘들었다. 근처 살고 있는 친구 만나는 게 한국에서 온 지인들 만나는 것보다 힘들다는 걸 30년 가까이 살면서 처음 알았다. 마냥 좋을 거라고 생각한 뉴욕 생활은 어느 순간 현실이 되었고 나의 무기력한 삶의 돌파구였던 여행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하루하루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모든 것이 다 싫증이 났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렇게 살고 있는 건지 내 인생이 한심해졌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LA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그것도 일주일 뒤에 떠나는 비행기표로.


일주일 후 나는, 기내용 캐리어 하나를 끌고 공항에 나와있었다. 아무 계획이 없었고, 같이 여행할 친구도 없었다. 나는 갑자기 첫 혼자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설렘 하나 없이, 두려움 하나 없이 멍하게 공항에 앉아 있는 나를 보니 나도 정말 대책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렴 어떤가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닌데 한 번쯤 대책 없이 여행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겠지.



2015년, 엄마, 언니와 함께 캘리포니아 투어를 한 적이 있다. 50명 가까이 되는 여행객들과 2명의 가이드님과 함께한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 LA를 둘러보는 투어였다. 문뜩 그 당시 가이드님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여러분들이 다시 캘리포니아를 여행하지 않아도 되게 이번에 제대로 관광하고 갈 거예요.”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미 한번 LA 여행을 했으니 다시 LA 여행할 일은 없을 거라고, 다른 좋은데도 많은데 굳이 한번 여행한 곳을 또 갈 필요는 없다고. 늘 그렇게 생각했었고 친구가 LA 여행 가자고 하면 나는 다른 데 갈 거라고 안 간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랬던 나인데 갑자기 LA 여행을 한다고 하니 누군가 나에게 물어봤다. 그렇게 안 가겠다고 했던 LA를 왜 가는 거냐고.   


“그냥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이 보고 싶어서”


2018년 10월, 정말 다른 이유 하나 없이 오직 수 없이 쏟아지는 별을 보기 위해 나는 비행기를 타고 LA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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