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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부신 날 Jan 15. 2024

(책꼬리단상) 계산하지 말자

내 꿈은 군대에서 시작되었다

[계산하지 말 것]

"진짜 군 생활은 지금부터다.

군 생활 중엔 계산하지 마라."


당시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군 생활을 하면할수록 뼛속 깊이 그뜻을 깨닫게 되었다.


계산하지 말라는 것은

내가 얼마나 힘들게 많이 일하는지 따지지 말라는이야기다.

내가 빗자루 한 번 더 드는 것을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말이다.


내가 힘들었던 것을 계산해 두면

그만큼 남을 고생시키려는 보상심리가 생긴다.

나만 힘든 것 같아 억울해지기도 한다.


(19쪽, 내 꿈은 군대에서 시작되었다. 윤방부)



진짜 그랬다.

어쩌면 내 불행은 다른 사람의 연봉을 알게 되면서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오래 전 직장이었다. 지금 퇴사한 직장 이전 이전 회사였다. 8년째 장기 근속 중이었는데 어쩌다 업무 중 다른 사람의 연봉을 알게  된 팀원이 내게 흥분하여 말했다.


부장님. 왜 그런 연봉을 받고 일하시는 거예요?

너무 충격받았어요.


그렇게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연봉과 내 연봉을 비교하자 내가 너무 호구로 이 회사에 충성을 다하며 매일 야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그 회사에서는 퇴사하게 되었고, 이후 이직한 회사에서는 근무 연수는 계속 줄어들었다.


물론 계산과 비교는 다른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계산을 하며 사는 게 현명하다.


하지만 때로는 계산을 하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계산할수록 자신이 비참해지고, 절망에 빠지고, 모든 에너지와 동력을 잃어버린다면,


그때는 계산하지 않고

묵묵히 주어진 삶에

충실하는 것이 더 낫다.


계산하지 않을 때가

계산할 때보다

더 좋은 열매를 맺을 때가 있다.

삶이란 그런 오묘한 것이다.


나는 당분간 계산하지 않으려 한다.

계산하고 비교하는 데 에너지를 쏟는 것이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오늘은 그냥

따뜻한 온기에 온 몸을 맡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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