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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 병용 Aug 10. 2018

굴업도, 개머리 능선에 오르다.

바람과 함께 은하수와 함께 개머리 언덕을 걷습니다.

某月某日 

은하수가 가장 밝게 빛나는 날로 택일하여

內子 앞세우고 개머리 능선에 오릅니다.


그동안 혼자 다닌다고 핀잔주던 친구 녀석이 들으면  

같이 바람 좋은 곳 찾아 나선 나를 보고 

나이 드니 사람 되어간다고 사뭇 반가워하겠지요.


무더위에도 

바람은 언덕을 넘어 바다를 향하고, 밤에는 남쪽으로 은하수가 비스듬히 흐릅니다.

게다가 때가 되면 서쪽에서부터 잔잔하게 흘러내리는 석양에, 내 사대육신은 더위에 지칠 새가 없습니다.


온몸 실핏줄이 이렇게 힘차게 흐르는 건 참 오랜만의 일입니다.


나무가 이렇게 되기까진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요? 얼마나 많은 파도를 맞아야 이렇게 부드럽고 단단해 질수 있을까요?



연평산으로 가는 길 지금은 전선 없는 전봇대만 남아 있습니다

한가구 있던 집이 멀리 이사를 갔을까....대가 끈어진것일까....전선없는 전봇대만 고즈넉합니다.


...


이곳의 나무는 햇빛을 향하여 자라지 않습니다.

나무는 바람이 지나가는 방향으로 바람과 같이 합니다.


해변 능선 은하수.... 산행까지 어느 것 하나 불만이 없는 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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