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아들러는 인격 형성에 '첫 기억'이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기억만큼, 어렴풋이 보이는 여기는 병원입니다. 얇은 유리 하나를 두고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자 동생들이 보입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한 번에 알아봤습니다. 아마도 옆에 있는 간호사님께서 알려주신 덕분이겠지요. 동생에게 사춘기가 왔습니다. 대화는 없었습니다. 잘못된 표현으로, 잔소리처럼 보이는 걱정들이 싫었던 모양입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문을 열어줬습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나를 들여다본다.' 니체, 『선악의 저편』
어려서부터 짓누르던 고통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생각하려는 강박증.니체의 경고를 무시한 벌을 받는 것 같습니다. 아뿔싸. 심연이 동생마저 삼키려 하고 있었습니다.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또 상처를 줄까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객관성이 있는 말은 보통 쉽게 수용됩니다. 예를 들면 격언이 그렇지요. 이 글이 널리 읽힌다면, 언젠간 동생에게 갈 겁니다. 그렇다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이 깊어질수록 대상이 확장된다고 했습니다. 삶의 목표를 정해야 할 시기가 왔습니다. 시간과 시야는 비례했고, 대상은 확대되었습니다.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 그래서 심연 속에 깊게 들어가, 심연이 낳은 생각을 글로 옮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심연이라는 늪에 빠지더라도 헤어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씁니다. 그 방법은 철학입니다.누구나 고민들을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아니면 해야 하는 줄을 알면서도 미루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생각을 통해 누군가는 삶의 큰 변화를 일으킵니다. 살면서 한 번쯤 고민해볼 만한 주제로 생각의 전개과정을 보여드림으로써, 잠시나마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면 철학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철학의 입문을 도와드리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