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인성검사에는 어떻게든 입사지원자의 ‘입사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채용인성검사에서는 무엇보다 응답 점수의 왜곡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왜곡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사실 왜곡에 대처하는 방법은 너무 다양해서 최소 3개의 글로 나눠서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대부분의 채용인성검사는 단 한 가지의 방법만을 사용하기보다는 최소 두 세 개 이상의 방법을 병행하여 왜곡 문제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왜곡 문제에 대처하는 세 가지 대표적인 접근 방식과 각 접근 방식에 따른 방법 예시를 다뤄보려 한다. 우선 접근 방식은 다음의 크게 세 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예방 · 제외 · 보정
인상관리는 본능이다
심리검사를 다루면서 드는 생각이다. 채용을 위한 인성검사에서 잘 보이려 하는 것은 당연하다. 잘 보여야만 하는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명의, 어떻게 응답해도 어차피 주어지는 사례는 같으며, 평가 장면과 무관한, 보통의 심리학 실험을 위한 심리검사 측정에서도 잘 보이려는 왜곡 응답은 쉽게 관찰된다. 더 도덕적이고, 더 이타적이고, 더 성실하고, 더 따듯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의식적, 무의식적 욕망이 알게 모르게 검사 과정에 배어들게 된다.
응답왜곡에 대한 대처는 채용 장면에서도 그렇지만, 예전부터 심리학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 왔던 주제다. 압도적인 효용, 가성비 덕에 심리학 연구에서는 자기보고식 설문을 많이 쓴다. 하지만 과학적 측정, 과학적 연구를 지향하는 현대 심리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응답자의, 가급적 진솔한 답변을 바란다. 하지만 응답자는 자신을 부풀린다. 혹은 과소평가한다.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잖은가. 집단 생활에서 이미지 관리, 평판 관리 메커니즘은 항시 가동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심리학에는 사회적 바람직성(social desirability) 척도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보이고자 하는 성향을 측정하는 것으로, 지금은 아닌 듯 하지만 예전에는 심리학 설문조사에서 거의 필수로 들어가는 보조 척도 역할을 했다고 대학원에 있을 당시 들었던 기억이 있다. ‘보조’라는 언급에서 알 수 있듯 사회적 바람직성 자체가 연구 목적이어서 사용되는 일은 드물다. 단지 응답자의 왜곡 경향을 탐지하는 전용 척도로서, 사회적 바람직성 점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해당 응답 데이터는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다시 채용 장면으로 돌아오자. 이미 언급했지만 채용인성검사에서 잘 보이려는 욕구가 샘솟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제대로 만들어진 채용인성검사라면 응답왜곡에 대처하는 여러 수단을 필수로 갖고 있기 마련이다. 이전 글에서 ‘예방’, ‘제외’에 대해 설명했는데, 사회적 바람직성 척도와 같이 별도의, 해석적 가치는 적지만 오롯이 왜곡 성향만을 측정하기 위해 별도의 척도를 마련하여 채용인성검사 내에 포함시킨다면, 왜곡척도의 점수를 활용하여 응답자들의 인성 점수를 사후 ‘보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상의 예시일 뿐이지만, 긍정왜곡 척도는 대략 이런 느낌의 문항을 포함한다>
보정하는 방법의 예로는, 회귀분석을 토대로 왜곡 척도가 인성 점수에 미치는 영향력을 계산하여 이용하는 것이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인성점수를 종속변인으로 두고, 왜곡척도 점수를 독립변인으로 둔 채 회귀분석을 돌려 회귀계수를 찾아낸다. 그리고 왜곡척도의 평균값을 구한다.
이상의 내용은 보정식을 만드는 단순한 예일 뿐이며, 실제로는 좀 더 많은 변수과 테크닉,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의 전략적 판단’이 고려되어야 한다(한편, 사람의 복합적인 내적 특질을 반영하는 ‘인성’이라는 개념이 단 하나의 변수로 환원된다는 발상도 무리다. 인성검사는 여러 하위 요인의 합으로 구성된 종합심리검사인 만큼, 요인에 따라서 가중치(회귀계수)는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 왜곡응답 대처에 관해 다뤘다. 왜곡점수를 ‘예방’, ‘제외’, ‘보정’하는 접근이 가능함을 소개하였고 그 안에서도 세부 기준들이나 방법들이 다양함을 간단히 언급하였다. 인성검사 점수 왜곡 문제는 채용후보자, 승진후보자에 대한 판단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적자원관리의 효율은 물론, 장기적으로 기업의 미래와도 연관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곡 문제에 대처하는 노력은 무척이나 치열하다. 하지만 대개의 인성검사는 본질적으로 자기보고식 검사여서 응답자 주관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그런고로 왜곡방지 전략을 부단히 펼친다 해도 신뢰도, 타당도 상 제한은 있다. 그럼에도 저번과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할 것이며, 그럼에도 성과를 완벽히 설명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다음의 말을 강조하고 싶다. 인성검사는 만능키가 아니다. ‘주관’을 보완하려면 ‘객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서류, 인터뷰, 각종 증빙자료 등등 교차검증이 반드시 이뤄져야 보다 건설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