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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y 05. 2020

차별(差別)과 일반화(一般化)의 오류

약하고 비천해 보이는 다른 인간을 차별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은 아닐까?

차별(差別, discrimination)의 정의

차별이란 기본적으로 평등한 지위의 집단을 자의적(恣意的)인 기준에 의해 불평등하게 대우함으로써, 특정 집단을 사회적으로 격리시키는 통제 형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차별받는 사람들의 실제 행동과는 거의 무관하거나 전혀 관계없는 생각에 근거하여 열등성을 부여하는 제도화된 관행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사회적 차별이 문제가 되는 것은, 구별(differentiation) 그 자체가 아니라 선지배적(先支配的)인 요소에 의해 규정되는 내집단에 대한 입회 승인의 기준이 보편적인 타당성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구별이 차별적인 것으로 간주되는가의 여부는 특정 사회 안에서 계층 구분이 부인되느냐 승인되느냐 하는 데 달려 있다. 사회적 차별은 평등의 기본원리를 표방하는 사회에도 명백히 존재한다. 이 불일치는 의도적인 기만 또는 무지에 기인하기도 하고, 제멋대로의 감정적인 반응 또는 전통적 편견의 잔여물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차별[discrimination, 差別] (두산백과)


차별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를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유럽에서 어떤 선수가 손흥민 선수를 향해서 자신의 눈이 찢어진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한 것에 대하여 동양인에 대한 인종 차별적 행동이라고 매스컴에 보도된 적이 있었다. 또 백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외국에 거주하는 교포들도 동양인에 대한 인종 차별로 인하여 그 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곤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할까?


실제로 우리나라의 7080 세대와 그 이전의 세대는 아메리칸드림을 갖고 살았다. 많은 젊은이들이 축복받은 나라에 대한 환상을 갖고 그곳에 유학을 가서 선진 문물을 배워 온다거나 또는 거기에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받아 정착하는 꿈을 꾸곤 하였다. 지금도 주요 도시의 거리에 즐비한 외국어 또는 외래어 간판을 보면 여전히 그런 꿈을 꾸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뭔가 우리보다 더 나은 것 같아 보이는 그들의 나라에서 온 그들의 언어와 그들의 생활 방식이 우리 한국 사회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그들, 우리가 아니 내가 우상처럼 생각하는 그들의 무리  중에서 어떤 특정한 한 사람이 내게 조금이라도 서운하게 대하면 그것을 일컬어 백인의 동양인 차별이라고 일반화하는 것은 아닐까? 그 사회에 만연해 있는 문화가 아닌데, 우리는 그것을 그렇게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역으로 우리나라의 예를 들어보자. 어떤 브런치 작가 분이 자신의 외국인 남편에 대한 한국인의 편견 또는 차별적 인식에 대한 글을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분의 남편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는 데,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결혼해서 지금은 한국에 정착했고, 남편은 영어 강사를 하면서 어느 지방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분의 글에 보면, 많은 한국인들이 백인 젊은이들에게는 한국에 여행이나 유학을 왔냐고 물어보고, 자신의 남편 같은 흑인 젊은이들에게는 일자리를 구하러 한국에 왔냐고 물어보더라는 경험담이 써져 있었다. 우리 자신도 백인들에게 인종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면서 흑인들에 대해서는 차별적 대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관련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학대하고 그들의 노동을 착취한 사례가 우리나라에도 만연해 있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백인만 동양인을 차별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동양인인 우리도 흑인을 차별 대우하고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 온 같은 동양인마저도 차별 대우하는 것인가? 이것을 동양인의 흑인 차별이라고 일반화할 수 있을까? 또 동양인은 자신의 나라보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다른 동양인을 차별한다고 일반화할 수 있을까?



일반화(generalization)의 오류

일반화(一般化 , generalization)란 ① 특정한 대상에 대한 사고나 연구의 결과를 그것과 유사한 대상에 적용하는 것. 이때 본래의 대상과 적용대상은 본질적으로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된다. ② 여러 개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특성을 부각해 한 개념이나 법칙을 성립시키는 과정 혹은 그 결과로 얻어진 진술. 흔히 과학에서의 법칙은 구체적 사상을 설명하거나 기술할 수 있는 보다 보편적 질서로서 일반화와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③ 특정 조건에 의하여 학습된 행동이 그와 비슷한 조건에서도 나타나는 현상. 자극의 변별(discrimination)과 대조되는 개념으로서 학습(learning)을 설명하는 고전적 조건반사 이론의 주요 개념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일반화(一般化 , generalization) (교육심리학 용어사전, 2000. 1. 10., 한국 교육심리학회)


일반화란 쉽게 말하면 어떤 특정 대상의 행동을 그 대상이 속한 집단의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나쁜 사람이면 그가 속해 있는 집단의 모든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그가 나쁜 사람이더라도 그가 속한 집단에는 나쁜 사람도 있고 착한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특정한 행위를 그 집단 전체의 행위로 간주하는 것을 일반화의 오류라고 한다. 예를 들면 어떤 군인이 휴가 중에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치자. 그러면 매스컴에 요즘 군대 왜 이럴까? 군기가 해이해졌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기도 한다. 개인의 잘못을 마치 그 조직 전체의 일인 양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반화의 오류다. 일반화할 수 없는 것을 일반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에서의 동양인에 대한 백인의 차별이나, 우리나라에서의 흑인 또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한국인(동양인)의 차별은 이와 같은 일반화의 오류는 아닐까? 내가 직접 경험한 사례에서 일반화의 오류가 또 나타난다.


유엔 파견 근무로 일 년간 이슬라마바드에 살던 시절의 일이었다. 계약 기간이 거의 종료되어 귀국 준비를 할 때였다. 일 년간 자가 차량 운전사로 고용했던 현지인 S의 누나 집에 초대를 받았다. 동생을 잘 보살펴 줘서 고맙다는 인사로 저녁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S의 매형은 공무원이라고 했고, 누나의 집이 멀지 않은 곳이어서 초대에 응했다. 융숭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짜이(우유를 섞은 홍차)를 마시는 데, 누나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귀국하면서 S를 한국에 데리고 가 달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S를 개인적으로 고용할 수 없다고 했더니, 그냥 한국까지만 데리고 가면, 그 이후는 S가 일자리를 구해서 생활하도록 하겠다고 간청을 하였다. S의 후견인이 되어 달라는 것이었다. 정중하게 사양하고 귀국했지만,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던 나의 치기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S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코리안 드림을 꾸었던 것이다. 하지만 S 이외에 다른 현지인 운전사들을 비롯한 주변인들에게선 한국에 대한 환상이라든지 동경심이라든지 하는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유엔 직원으로 근무하던 나 자신도 S를 비롯한 현지인들에 대해 약간의 우월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내가 고용한 현지인 운전사도 유엔 직원에게 고용되었다는 또 다른 우월의식을 갖고 있었다. 차도가 없는 곳을 지날 때, 그는 크랙션을 울리면서 "길을 비켜라. 고귀한 분이 지나가신다"는 태도를 보였고, 때론 창밖으로 "꺼지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먹이 사슬처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하대 또는 차별하고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을 하대하거나 차별했던 것이다. 난 너보다 우월한 인간이라고! 그런데 동료 직원의 운전사 중에 아주 건방진(내 눈에 비친) 태도를 보이는 현지인 B가 있었다. 그는 얼굴도 잘생겼고 체격도 좋았고 다른 운전사들의 브로큰 잉글리시에 비하면 거의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였다. 고용주에 대해 굽신거리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그에게 물었다.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냐고. B가 말했다. "한국이 1970년대까지는 파키스탄보다 가난한 나라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잘 살게 된 것은 불과 20~30년밖에 안된다. 내가 왜 당신들에게 비굴한 태도를 보여야 하는가? 난 급여를 받고 내 할 일인 운전을 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B는 자신의 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친절하게 대했다. B에게선 S처럼 고용주에겐 비굴하고 다른 현지인들에게 고압적인 태도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B와 S의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런 행위가 백인 우월주의 또는 인종 차별에서 비롯된 행위라기보다는,
 본성이 악한 어떤 인간 그 자체가 자기보다 약하고 비천해 보이는
 다른 인간을 차별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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