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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Aug 08. 2023

얼음공주

얼음공주란 차갑고 냉정한 느낌을 주는 여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국어사전에 나오는 얼음공주의 의미다. 나무위키는 얼음공주를 얼음처럼 차가우면서 공주처럼 도도한 성격을 가진 여성 캐릭터라고 설명하였다. 여하튼 얼음공주라는 단어에는 얼음+여성 또는 공주라는 의미가 복합적으로 내포되어 있다. 만화영화 주인공인 얼음공주는 현실과 달리 아름답게 포장된 이미지인 듯하다. 서두에서 얼음공주의 의미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최근에 알게 된 특정 인물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정부 중앙부처 지시로 추진하는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람이 생겼다. 그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알만한 사람에게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 대답은 그가 얼음공주라는 것이었다. 당시 내가 생각했던 얼음공주는 모든 이들이 자신을 공주처럼 대해 주길 바라고, 공주 대접을 받을 땐 신이 나서 좋아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갑자기 얼음처럼 차갑게 변하는 성격의 캐릭터였다. 그런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만났다. 좋은 관계를 맺어야 일이 잘 진행되리라 생각하고 공주처럼 떠받들었다. 두어 번의 만남을 통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협업관계에 있는 다른 동료가 그에게 어떤 실수를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갑자기 나를 대하는 태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고 말투와 표정이 얼음처럼 냉랭해졌다. 난감했다. 관계를 끊고 그와 관련된 일을 접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의 발상으로 비롯된 상부 지시 과제를 덮을 순 없었다.


관계 단절 이전에 마지막 한 번만 해본다고 생각하고, 얼음을 녹이기 위해서 그에게 다가섰다. 온갖 감언이설과 미사여구로 그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 위해 애썼다. 애쓴 보람인지, 얼음이 약간 녹은 듯하지만 여전히 차갑다. 얼음공주, 정말 상대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그가 갑이고 내가 을이기에 더욱 그렇다. 계속 이런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 것이 어쩌면 공직자의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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