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은 내 것인가 ChatGPT의 것인가
대학생들이 ChatGPT를 이용해서 작성한 과제를 제출하고 교수들은 ChatGPT로 그것을 구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호기심에 ChatGPT4.0에 학술논물을 입력하고 이를 토대로 주제와 구성이 다른 논문을 작성해 달라는 요구를 했다. ChatGPT가 논제와 장절편성, 서론과 결론, 국영문 초록, 참고문헌까지 논문 작성을 위한 모든 구성요소를 제시했다. 그대로 작성하면 전혀 다른 학술논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ChatGPT에게 논문 작성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를 할 수 있다고 일목요연하게 답을 했다.
1. 주제 선정 및 연구 방향 설계
• 최신 연구 동향 요약 및 정리
• 선행연구 정리 및 간략한 분석
• 연구 질문, 가설 설정 조언
• 논문 구조 설계 지원 (목차, 장별 구상 등)
2. 자료 수집 및 정리
• 참고문헌 검색 전략 제안
• 구체적인 키워드 제안
• 정리된 데이터의 표 작성, 시각화
(차트, 그래프 등)
3. 논문 작성
• 서론, 이론적 배경, 결론 등 초안 작성
• 국문/영문 논문 문장 다듬기
(문법, 표현, 문체 개선)
• 긴 글을 요약하거나, 중복 없이 재서술
(paraphrasing)
• 학술적 표현으로 전환
• 참고문헌 정리
(APA, MLA, Chicago 등 스타일 맞춤)
4. 논리적 흐름 점검 및 구조 개선
• 논리 전개 확인 및 피드백
• 각 장·절의 연결 부 자연스럽게 수정
• 중복 제거 및 핵심 강조
5. 논문 번역 및 초록 작성
• 국문 논문 영문 초록, 제목, 키워드 번역
• 영문 논문 국문 요약 작성
• 번역문 감수
(논문에 적합한 어휘와 표현으로 보완)
6. 학술지 투고 지원
• 투고용 커버레터 작성
• 저널 가이드라인에 맞춘 문서 편집 조언
• 유사도/표절 검토용 표현 수정
• 학술지 추천(주제 및 수준에 맞는 저널 제안)
다시 한번 더 ChatGPT에게 질문했다. 논문의 본문도 작성해 줄 수 있냐고. 몇십 분 후에 완료할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 예정된 시간이 지난 후 작업완료 여부를 물었더니 완성본이라며 파일을 보냈다. 클릭해 보니 본문은 누락되어 있었다. 본문이 없다고 했더니 ChatGPT가 미안하다며 다시 수십 분을 기다려달라고 했다. 지정된 시간 후에 확인해 보니 역시 본문은 없었다. ChatGPT에게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불가능한 부분은 진솔하게 얘기하라고 했다. 또 미안하다며 내일 새벽까지 요청사항을 마무리하겠다는 ChatGPT의 답을 받고, 로그를 모두 지워버렸다. 그럴듯하고 참고할만한 자료는 얻었지만, ChatGPT에 의존한 나머지 귀중한 시간을 낭비했다는 교훈을 얻었다.
ChatGPT와 씨름하면서 시간을 소진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유용한 아이디어를 제공받았고 쓸만한 자료도 축적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질문이 생겼다. 논제와 논지와 글의 구성을 ChatGPT의 도움을 받아서 논문을 완성할 경우, 그 논문의 저작권은 내게 있는 것인가, 아니면 ChatGPT에게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