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잎새 몸엔 골반고정 철심만 남았다)
제23일 차 : 2016년 910월 10일 (월요일)
어제저녁 늦은 밤...
설악산 비박팀 뒤풀이에 함께하여
정말 오랜만에 폭탄주 4잔에 덤으로 맥주 1잔을 마셨다.
평소 내 주량을 오버했는데 별 무리 없이 酒님의 힘을 빌려
편안한 밤을 보낸 이른 아침에 병실로 들어서자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마누라님이 반겨준다.
오전엔 마누라님을 휠체어에 앉혀 병동을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에 초록잎새가 새로운 소식을 전한다.
전날밤 외과 의사가 폐에 삽입했던 호스를 뺀 자리의 실밥과 철심을 제거했단다.
꼬렉~!!!
이로써 초록잎새 몸엔 골반고정을 위해 박아놓은 쇠꼬챙이만 제거되면 본격적인 재활에 들어갈 것 같다.
어느덧 점심식사 시간.
반가운 얼굴의 사노라면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찾아든다.
식탁을 펴자 그 물건의 정체가 드러난다.
히야~!!!!
마누라님이 제일 좋아하는 초밥이다.
그냥 척 봐도 사노라면은 밤샘 근무를 하고 찾아든 게 확실하여 고맙고 한편 너무나 안쓰럽다.
그런데...
이것뿐만이 아니다.
우리 아파트 아래층의 이숙자 님이 또 먹거리를 들고 오셨다.
영양 덩어리 갈비탕과 맛난 반찬들이 함께 식탁에 올려지자
이거 원~!!!
황제 밥상이 따로 없다.
이러다 뚱보 되시것다고 우리 마누라님은 한걱정이다.
쓸데 없는 소리 말고 나 죽었다 생각하고 나중에 재활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 했다.
우야튼...
울 마누라님이 병원에 입원하더니 호강도 이런 호강이 없다.
얼마 후...
사노라면을 보낸 후 마누라님의 엄명이 떨어진다.
중고로 얻어 놓은 김치 냉장고를 처가에 갔다 주고 오란다.
용달차 이삿짐센터에 전화를 걸어 내가 도와주는 조건으로 5만 원에
그것을 옮기고 나자 어느새 저녁시간이 다 되어간다.
일단...
집에서 도착해서 밀린 빨래와 청소를 하고 난 후 다시 병실로 Go~!
도착하자마자 함께 저녁식사 후 밤이 길다는 입원실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문병을 온 이종우 님과 김복중 씨를 맞는다.
두 분은 삼실 동료기도 하지만 같은 취미생활을 하는 산악인이라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산우다.
평소 나의 마누라님과도 잘 아는 사이라 와서 보니 그만하기 다행이라며 우리를 위로한다.
얼마 후 늦은 시간이라 문병객도 물러가시고....
나도 집에 갈 준비를 한다.
오늘은 마눌님이 생각이 바뀌었나?
간병인에게 이번주 수요일까지만 수고해 주시면
남편에게 간병을 하게 해 달랬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한다.
이젠 병실의 긴 밤도 서방과 함께 하면 지루함도 덜 테고 악몽도 꾸지 않을 것 같다.
다만...
경험이 없는 내가 간병인 역할이나 제대로 할는지?
집으로 향하는 15층 엘리베이터에서 잠시 야경을 내려다본다.
역시...
사람은 환경에 따라 같은 풍경도 달라 보이는 것 같다.
오늘밤 야경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인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