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컨디션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는 보호자)
제29일 차 : 2016년 10월 16일 (일요일)
전날밤 10시를 넘어
간호사가 진통제 두 알을 가져왔다.
초록잎새는 그러나 견딜만했는지 그냥 견뎌 보겠단다.
지난밤 몇 차례 열이 올랐다 내리긴 했는데 다행히 고통 없이 밤을 보냈다.
오늘은 일요일.
차장밖엔 안개가 자욱하게 깔렸다.
날씨 따라 기분이 달라지나?
초록잎새의 한마디 한마디엔 짜증이 묻어난다.
아침식사도 부실하다.
기분 전환을 시키려 억지로 휠체어에 앉혀
5층 정원으로 향했는데 그곳엔 국화가 아름답게 피었다.
좀 더 머물고 싶은데 빗방울이 떨어지고 초록잎새가 춥다 하여
다시 병실로 돌아와야 했다.
점심식사.
역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초록잎새가
더 먹이고 싶어 하는 나에게 짜증을 내는 바람에
난 은근 성질이 나는 걸 애써 참아야 했다.
지금 제일 힘든 건 초록잎새이기에....
그러던 초록잎새가 웬일인지 훈련을 자초한다.
처음엔 목발 짚고 병동 한 바퀴를 돌았다.
그런 초록잎새를 전에 간병을 하던 박여사님이 보시고
눈이 휘둥그레 놀랜다.
사람 구실도 못할 것 같더니 이렇게 빨리
회복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며 박여사님은 우리보다 더 기뻐하신다.
그러던 박여사님이 슬리퍼를 신은 초록잎새를 보고
당장 운동화로 신겨주라 야단하신다.
ㅋㅋㅋ
간병인 초보라 그것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
얼른 운동화를 갈아 신고난 초록잎새는 이번엔 보조기구를
이용하여 병동 한 바퀴를 더 돌았다.
재활훈련이 힘들었나 보다.
어느새 곤히 잠든 초록잎새가 깨어날 때쯤
데이비드 님 부부의 병문안에 이어 홍사백님 부부가
초록잎새에게 기를 불어넣어 주고 돌아가셨다.
고마우신 분들...
저녁식사.
처 작은엄마가 가져오신 도가니탕을 데워오자
다행스럽게 제법 야무지게 먹어주니 고맙고 기쁘다.
보호자는 환자의 기분과 컨디션에 따라서 하루종일 로울러
코스트를 탄다.
마눌님 힘들어도 좀 참고 견디자.
수술부위 팔목의 통증도 내일이면 좀 나아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