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잎새 병상일지 28일 차

by Yong Ho Lee

제28일 차 : 2016년 10월 15일 (토요일)

전날밤 간호사실에 얘기해서

진통제 처방을 받아 그런지 지난밤 진통 없이 편하게 잤다.

당연 컨디션이 좋다.

오늘은 팔목부위 지지대는 물론 붕대마저

풀어 버린 터라 아침부터 물을 떠다 때를 벗겨줬다.

얼마나 밀리던지?

실밥을 풀러 버린 부위도 살살 마사지하듯

문질러 주자 새까만 딱정이가 벗겨지며 뽀얀 살이 드러난다.


아침식사.

오랜만에 초록잎새가 먹방의 진수를 보여준다.

너무 이뻐서 상으로 커피 한잔을 타 주었다.

그간 커피는 칼슘을 방해하는 기호 식품이라 절대 허용불가였다.

그러니 커피광인 마눌은 얼마나 좋았을까?

마시는 내내 행복해하는 초록잎새가 한편 가엽다.


오전 10시.

운동을 자처한 초록잎새가 휴게실까지 목발을 집고 걸었다.

쉬지 않고 은근과 끈기로 15분이나 걸려 휴게실 의자에 안착.

다시 뒤돌아 오는 과정에선 겨드랑이와 발목의 통증을 호소하여

한차레 쉼을 한 이후 병실에 도착하자마자 그대로 완전 녹다운.

대견하고 장하다 울 마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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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곤경은 온다.

그걸 헤처 나가는 건 오로지 바로 자신에 대한 믿음뿐.

스웨덴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두려움은 적게 희망은 많이

먹기는 적게 씹기는 많이

푸념은 적게 호흡은 많이

미움은 적게 사랑은 많이 하라.

그러면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이 당신의 것이다.

저 속담에서 두려움은 적게 희망은 많이란 말이

회복단계에 있는 초록잎새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같다.

아울러...

투병 중인 초록잎새는 먹기도 씹기도 많아야 되겠다.

그래서...

아내와 항상 힘 겨루기와 기싸움 중이다.

좀 더 먹이려는 남자와 안 먹으려 버티는 여자.

과연 누가 이길까?

독한 간병인이 환자에겐 이롭다.

그래서 초록잎새가 투덜이가 되어간다.

그런 투덜이 왈~!

"이젠 내가 환자로도 안 보인다 이거지~?"


오후...

오전 운동이 무리했나 보다.

초록잎새가 맥을 못 추고 틈만 나면 잔다.

조용히 잠잘 수 있게 자리를 피해 휴게실에서

커피 한잔을 하는데 옆 침대의 간병인이 찾아오셨다.

손님이 찾아오셨단다.

너른숲님...

이미 형수님이 다녀 가셨는데 바쁜 중에 또 찾아오셨다.

덕분에 이런저런 정담으로 오후의 지루함을 덜었다.

또한 무료함을 달래 줄 마음의 양식까지 덤으로 선물 받았다.

형님 좋은 책 선물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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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중 처남의 전화를 받았다.

장인 장모님께 말씀드렸단다.

이런~!!!!

당장 달려오신 장인. 장모님.

마눌님의 표정이 밝고 골반의 쇠꼬챙이는 철저히

숨겨 놓은 덕분에 그리 크게 놀라지는 않으셨다.

히유~!!!

정말 다행이다.

잠들기 전 마지막 행사.

상처부위 소독 후 드레싱을 끝냈다.

그리고...

쌩고생 않고 지난밤처럼 편안한 밤이

될 수 있도록 진통제 처방을 부탁하여 승인을 받았다.

역시나 오늘도...

지인들 그리고 가족의 관심과 사랑으로 또 하루를 버텨냈다.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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