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잎새 쓸개 빠진 년이 되다)
제38일 차 : 2016년 10월 25일 (화요일)
그대 내 곁을 떠나는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하얀 그 빗속에 눈물을 감추고 울어 주리라.
박미경의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이란 노래가 생각나는 화요일 아침이다.
초록잎새는 그간 달고 있던 담낭(쓸개)과 이별하는 날답게
슬픈 눈물을 감추고 울어주기 좋을 만큼만 비가 내렸다.
이날...
담낭과의 이별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분명 전날 11~12시 사이에 수술할 거란 말을 들었는데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그녀만의 시간인 아침 드라마에 빠진
초록잎새를 강탈하다시피 뺏어간 수술팀이 들이닥친 이른 아침을
나는 그저 황망스럽게 맞이하였다.
수술은 50여 분 만에 끝났고
전광판에 심승순 회복 중이란 문자가 뜨고 난 얼마 후
전문의는 보호자 면담을 통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끝냈고
오늘 오후 4시부터는 식사를 해도 좋다란 말씀을 해 주셨다.
얼마 후...
회복실에서 나온 아내를 맞았다.
그런데...
전신마취가 바로 풀린 듯 고통으로 초주검이다.
무통제 처방을 좀 해 달라 하니 이 정도는 안 해 준단다.
진통제 주사만 놔주고 마약 향정신성 의약품이라 적힌
흰 알약 두 개를 주며 오후 3시에 먹이라 한다.
고통에 계속 신음을 토해 내는 마눌님 곁에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게 안타깝다.
머리와 몸을 만져보니 열이 펄펄 끓는다.
냉수마찰로는 어림없어 9층에서 얼음을 담아와
얼음주머니를 이마에 올려주자 잠시 잠에 들었다.
마눌님이 힘겨워하여 병실을 찾았던 상규 부부가 얼굴만 보고 되돌아갔다.
이런 와중에 바로 옆 침대엔 문병객들이 장시간 앉아 떠들어 댄다.
잠깐 진통이 덜 할 때 수면이라도 취하면 좋을 텐데
뭐라 할 수도 없고 신경만 쓰이는데 늦은 밤까지 죽치고 있다.
흐이구~!!
저녁 무렵 처제부부가 싸 온 찐빵과 만두로 저녁을 해결한 얼마 후.
한차레 토악질을 하던 초록잎새가 걱정돼 간호사실에
문의하니 물을 섭취해서 그런 거니 내일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지 마란다.
그러더니 아직 소변을 안 본거면
방광이 터질 수 도 있으니 억지라도 시도하란다.
겁이 더럭 나서 아직도 빈혈로 어지럽다는
아내를 추슬러 화장실에 앉혀 소변을 보도록 한 후...
시끄럽게 떠드는 옆 사람을 피해 배선실에서
JTBC 뉴스를 시청 후 들어와 보니 초록잎새가 잠들어 있다.
다행이다.
꼬박 한밤을 그렇게 잠들기를 기원한다.
히유~!
다른 날 보다 힘겨웠던 하루가 또 그렇게 지나고 있다.
(수술실에 들어가는 초록잎새)
(전날밤 다녀간 센스쟁이님이 놓고 간 화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