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테 하이라이트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트레일편)
산행지 : 이탈리아 돌로미티
산행일 : 2023년 7월 28일 목요일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 하는 산우님들
(산행지도)
▶ 이동경로 ◀
⇒ 07:53 담페초 Alaska호텔 출발
⇒ 08:38 아우론조(Auronzo) 산장
⇒ 09:27 라바레도(Lavaredo) 산장
⇒ 플라비디도 레이크
⇒ 11:02~12:12 Locatelli 산장에서 간식타임
⇒ 13:49~14:38 Langalm (2283m) 산장에서 중식
⇒ 15:36 아우론조(Auronzo) 산장 도착 후 개인 자유시간
⇒ 19:00 저녁식사
지난밤 시차 때문였는지 새벽 01시에
한차레 잠에서 깨긴 했지만 그럭저럭 꿀잠을 잤다.
새벽잠이 없는 초록잎새는 이미 5시에 샤워 후 꽃단장까지 끝냈다.
조용조용한다고 조심은 하지만 그 바람에 나도 덩달아 일어나야 했다.
오늘은 트리치메로 향한 도로에 공사가 예정돼 있어 좀 이른 출발을 해야 한단다.
다들 그래서 아침식사가 시작되는 07:00 전에 모든 짐을 패킹하여 호텔로비에 집결 후 식사를 먼저 했다.
우린 마지막날 또 이곳에서 숙식을 하는 관계로 불필요한 짐을 호텔에 보관했다.
호텔 조식은 취향대로 맘껏 가져다 드실 수 있는 뷔페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얼마 후....
어제와 같이 두대의 벤 승용차에 분승해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를 향한다.
그런데...
우리 차량을 운전하는 기사가 참 잘 생겼다.
내가 당신 핸섬보이 무비 스타라고 하자
ㅋㅋㅋ
요 녀석 들입다 좋아한다.
이탈리아 남성들 대다수가 수다쟁이다.
그런데 그것도 사람 나름인가 보다.
어제 공항에서 호텔까지 운전한 녀석은 큰소리로 1시간 가까이
통화를 해 왕~짜증이 났었는데 오늘 이 친구는 비교적 과묵한 기사라 맘에 든다.
트리치메 디 라바레도에 가까이 이르자
역시나....
정체가 아주 심했다.
특히 매표소 가까이 접근해선 이른 아침임에도 길게 줄이 서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 차는 자가용이 길게 늘어선 차도 옆으로 빼 먼저 들어서게 하는 특혜(?)를 받았다.
참고로...
트리치메로 올라가는 도로는 해마다 눈이 녹아내리는 날씨에 따라 오픈하는 시기가 다르다.
2021년엔 6월 30일, 22년엔 6월 01일였는데 올핸 5월 27에 오픈했다.
점점 더 시기가 당겨지는 건 아무래도 지구 온난화 때문일 듯...
아우론조 산장엔 이른 시간임에도 주차된 차량들로 만차다.
저 차량들은 지금이 제일 좋은 시기임을 반증한다.
아우론조의 1일 주차비는 거금 30유로...
차박을 하게 되면?
흐미~!
시간 관계없이 날자로 계산한다니 60유로다.
그래서 대다수 트래커들은 입장료를 징수하던 그곳에서
왕복요금 8유로를 지불하고 로컬 버스로 올라온단다.
일 년 후 경태형님은 친구랑 다시 찾아오실 예정이라니 참고하세요~!!!
드디어 도착한 주차장에서 짐을 빼
오늘 숙박하게 될 아우론조 산장에 카고백을 맡긴 후
간단하게 필요 물품만 챙긴 등산배낭 차림으로 우린 산행 준비를 끝냈다.
산행 시작 전....
다 함께 단체사진을 찍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아래의 사진에서 맨 우측 여인은 6일간 우릴 안내할 가이드인데
유럽 현지 로칼 여행사 Arcalod(아르칼로드)에서 제일 경험 많고 유능한 산악 가이드다.
사전에 후배는 내게 남성과 여성 가이드 중 누굴 택할 것인지 물었다.
아무래도 사모님들이 편해야 울 남편들도 편하다.
그러려면 여성 가이드가 더 낳을 것 같아 선택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였다.
여성 가이드 Paola...
그녀는 이곳 출신의 56세 여성으로 미혼이다.
산과 결혼했다던 파올라는 강인하고 섬세하며 다정했다.
그녀에게 함빡 빠진 우리 팀의 통역사 수연 씨는 그래서 마지막날 헤어질 땐
그놈의 정 때문에 아주 많이 힘들어했다.
드디어 우린 대장정을 시작했다.
여긴 아무 곳이나 카메라를 들이대고 눌러만 주면 죄다 달력 사진다.
그만큼 풍광이 아름답기에 트리치메 디 라바레도는 돌로미테의 상징이 되었다.
걸음을 옮기자마자 벌써 아우론조 산장이 멀찌감치 물러나 있다.
오늘 우리가 걷게 될 트리치메 일주 트레일은
Tre Cim di Lavaredo를 에워싸고 있는 네 개의 산장을
(Auronzo,Lavaredo,Locatelli,Langalm) 이어 걷는 코스로 대략 12.5km가 된다.
그런데 우린 이날 놀며 쉬며 걸어도 6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6:58(후미기준)이나 걸렸다.
갖은 게 시간뿐이라 그만큼 우린 많이 쉬었다는 말씀...
Lavaredo 산장을 향해 일행을 리딩하던 파올라가 갑자기 걸음을 멈춘다.
그러더니 특유의 몸짓으로 암릉 하나를 가리키며 설명을 한다.
이건 굳이 해석을 안 해도 그녀의 보디랭귀지와 바위에 찍힌 화석만 봐도 알아 들겠다.
이거 외에도 그녀는 이 거대한 지형이 해안이 융기돼 생긴 지형이란 증거로
암모나이트 화석을 증표로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우린 아직도 직벽 높이만 1,000m가 넘는 3개의 암봉 아래를 걷고 있다.
그러다 등로옆 암릉에 인물사진이 박힌 동판 앞에 이르자 파올라가 또 걸음을 멈춘다.
수연 씨가 이럴 땐 제일 바쁘다.
예전 영국에서 2년을 살다 왔다는 수연 씨의 영어 회화는 막힘없이 유창했다.
사실 우리 팀 대다수가 명문대를 졸업한 박사라 굳이 통역은 안 해도 된다.
그러니 따지고 보면 사실 그녀는 우리 부부의 전용 통역사다.
ㅋㅋㅋ
간략하게 파올라의 설명을 풀어놓으면
동판에 박힌 인물은 19세기에 치마그란테, 마르 몰라다, 소라피스 등을
초등 한 폴 그로후만(Paul Grohman)인데 저 웅장한 암봉을 등정한 인물들이
죄다 독일 산악인들이라 이태인들은 졸라게 자존심이 상해 있었단다.
그러다 1933년에 (Emilio Comici)란 이탈리아 산악인이 2박 3일간 등반
끝에 3 개의 암봉 중 제일 어렵다는 Cima Grande 북벽 등반을 성공하여 그간
구겨진 이탈리아의 자존심을 세워 주었단다.
또다시 우린 파올라의 뒤를 쫄랑쫄랑 따라서 걷는다.
그런 그녀가 디 라바레도 암봉을 가리킨다.
파올라 그녀....
눈이 정말로 밝다.
그녀가 가리킨 암벽을 자세히 찾아보니
클라이머 두 명이(아래사진 노란색표기) 암벽에 매달려 있다.
햐~!!!
이후로도 걸어가던 그녀가 발걸음을 멈추고 가리킨 방향엔
반드시 아주 작은 마무트나 살금살금 걸어가는 동물들이 있었다.
어느덧 우리의 발걸음이 라바레도(Lavaredo) 산장에 도착해 걸음을 멈춘다.
이곳에서 그녀는 우릴 진행해야 할 방향과 다른 곳으로 안내했다.
다른 우회 코스가 있나?
까이거...
알아서 잘 안내하겠지란 믿음으로 우린 그녀의 뒤를 쫓는다.
그러다 풍광 좋은 곳을 만나면 남는 게 사진뿐이라니 이렇게 사진도 찍어가며
그녀가 안내하던 언덕을 따라서 올라서자.
와우~!
그곳은 뷰~ 포인트였다.
언덕 아래엔 작은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그녀는 그 호수를 플라디도 레이크라 했던가?
이탈리아의 지명은 정말로 어렵고 난해해 들어도 금방 잊는다.
우야튼 난 그렇게 들렸기에 산행후기엔 내가 들었던 그대로 저 호수 지명을 표기했다.
이곳 언덕에선 돌로미티의 모든 산군들이 한눈에 보인다.
파올라가 일일이 손으로 가리키며 지명과 산들을 알려 주었지만 그때뿐 금방 잊힌다.
이궁~!
다시 되돌아온 라바레도(Lavaredo) 산장에서
우린 Locatelli 산장으로 향한 작은 둔덕을 올라섰다.
아래 사진은 그 둔덕에서 방금 전 우리가 머물던 뷰 포인트를 바라보며 찍은 사진이다.
이 언덕에선 우리가 가야 할 Locatelli 산장이 확인된다.
그곳을 향해 우린 다 함께 걸었다.
그런데...
언덕에서부터 그곳을 향한 등로가 두 개로 나뉜다.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은 아주 무난하게 걸을 수 있던 편안한
등로인 반면에 그 위쪽에 걷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산악 마니아들인 듯...
그 길을 걷다 되돌아보니 트리치메 디 라바라도 의 모습이 선명하게 확인된다.
좌측부터 치마 오 베스트 (2972m) 중앙의 암봉이 (3003m)의 치마 그란데 그리고 치마 파콜로 (2856m).
어느덧 우리의 발걸음이 Locatelli 산장에 닿는다.
그러자 파올라가 시간을 정해주며 길게 휴식하다 정해준 지점으로 모이란다.
그녀가 장시간 휴식을 할애한 이유는 이곳이 오늘 트레일중 하일 라이트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이날 Locatelli 산장에서 치메 디 라바라도 의 북쪽을 바라본 풍광은 압권였다.
덤으로 Locatelli 산장 뒤편에 자리한 Lago de piani 호수도 아름답다.
긴 시간 할애된 휴식시간...
우리 팀의 보석 같은 존재 수연 총무가 회원들에게 시원한 맥주를 안긴다.
와우~!
나처럼 평소 酒님을 멀리하던 놈도 산장의 맥주는 기막히게 맛나다.
그렇다면 평소 애주가들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그런데....
그런 애주가들 몆몆이 빠졌다.
불의 사고로 무릎을 다친 판석형님과 치통을 앓고 있던 박천행님
그리고 여기 오기 며칠 전에 찰과상을 입었다는 김선주 님이 그들이다.
헐~!
그러고 보니 우리 팀이 부상 병동였넹~!
ㅋㅋㅋ
우린 트래킹 기간 중 공동경비로 1인당 100유로씩을 거출했다.
그 돈으로 산장에 들릴 때마다 이렇게 시원하고 맛 좋은 맥주를 즐겼는데
똑같은 경비를 내고도 그 좋아하던 술을 한 모금도 마실 수 없었던 그분들껜
정말 죄송스럽고 한편 고마웠음을 이 글을 통해 전한다.
이젠 떠나야 할 시간....
산장을 배경으로 울 부부는 추억을 소환할 사진을 담았다.
사실...
긴 시간을 할애할 동안 난 저 봉우리를 오르고 싶은 걸 참았다.
만약에 내가 가면 다들 따라서 가고 싶었을 테고 그러다 보면 파올라가
정해준 시간 내에 도착하긴 어렵고 체력이 약한 산우들은 후반부엔 힘들 것 같아서였다.
Locatelli 산장 뒤편의 저 바위산은 바로 Sasso de Sesto이다.
1차 세계대전 때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군이 저 바위산을 놓고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치른 곳인데 그곳에 그때의 유적들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젠 떠나야 할 시간....
산장 주위엔 가톨릭 국가답게 아주 작은 성당과 십자가가 있다.
떠나기 전 반드시 우린 그게 어느 곳이 되었든 간에 단체 사진을 남겼다.
이번엔 여성들만....
그녀들은 내 말을 참 잘 들어 이쁘다.
아래는 Lago de piani 호수를 배경으로 내가 요구했던 포즈를 취한 여성들이다.
산장을 뒤로 돌려보낸 얼마 후....
파올라가 안내한 포토존에서 또다시 단체사진을 끝으로
우린 한동안 내리막길로 이어진 등로를 따라서 열심히 걸었다.
드디어 내리막길이 진정되자 초원길이 맞아주고
기존 등로에서 벗어난 호수로 파올라가 우릴 안내한다.
여긴 디 라바라도 의 반영사진이 기막히다고....
그걸 담아내기엔 내 똑딱이 디카는 불가능해 포기했다.
제대로 그 모습을 잡으려면 화각이 넓은 광각렌즈를 탑재한 DSLR 디카가 적합하다.
파올라는 손금 보듯 이곳 지리를 훤~하게 꿰고 있다.
그녀는 기존등로에서 벗어난 부드러운 초원길로 우릴 안내했는데
얼마 후 그 길은 기존의 등로와 합류 후 힘든 오름길이 시작된다.
드디어....
힘겨운 오름길을 넘어서자 저 멀리에 Langalm(2283m) 산장이 보였다.
우린 저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도착한 산장뜰엔 시원한 샘물이 쏟아진다.
수통에 그물을 받아서
발열식품을 준비하는 동안
경태형님이 산상 카페를 차렸다.
일명 돌로미티 카페다.
주문만 하면 뭐든 다 된다.
앗~!
참....
이 형님은 최 고급 커피만을 추구하기에
내가 좋아하는 싸구려 다방커피는 유감스럽게도 없다.
경태형님이 내려준 커피에 형님이 틀어준 클래식 음악이 곁들여 지자
돌로미티 카페는 고급스러운 풍미가 더 해진다.
그러자...
우리의 가이드 파올라가 감동을 먹었다.
그녀는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경태형님이 들려준 음악이 흐르자 곧바로 이탈리아의 유명 작곡가 누구의 곡이라 말한다.
이후 그녀는 경태형님을 일컬어 뮤직맨이라 불렀다.
Langalm(2283m) 산장에선 참 잘 먹고 잘 마시며 쉬었다.
배가 부르니 걷기 싫다.
거기다 계속된 오름 길여서 힘도 든다.
그래도 어쩌겠나?
누가 대신 데려다주는 것 아니니
우린 걸어야 했고 그래서 드디어 고갯마루에 올랐다.
되돌아보니 우리가 걸어온 길이 저 멀리 아마득하다.
그건 걸 보면 한걸음 한걸음은 참 무섭다.
이젠 저 작은 둔덕만 넘어서면 오늘 우리의 안식처 아우론 산장이 지척이다.
산장 가까이에 이르자 초원이 반긴다.
그 초원엔 영혼이 자유로운 소떼들이 한가롭다.
저 소들은 항생제 사료를 먹이는 비육우완 질적으로 다를 건 뻔하다.
그래서 난 국내에선 거의 외면하고 쳐다보도 않던 치즈나 햄 등등...
유가공 제품들이 나오던 산장에선 통밀빵 사이에 그것들을 가득 끼워 먹었다.
드디어 우리 팀 전원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트레일을 무사종주 했다.
감동의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트레일
종주를 끝냈을 때 다른 산악회와 이곳을 온 산우들을 만났다.
외국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땐 더 반가운 법....
아래의 사진 중 맨 우측에서 방긋 웃고 있던 유여사는 그녀의 남편이
자기 아내를 돌로미테에 보내고 싶다며 내게 부탁해 정사장께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내가 소개해 준 여인이다.
그 옆은 철각의 산사나이로 힘이 장사다.
그는 이번 트래킹에 불만이 많았다.
당연하다.
그는 자기 수준에 반도 안 되는 코스를 매일같이 걸었기에 그랬을 거다.
저 형님 같은 마니아들은 따로 팀을 꾸려 오시면 정말로 만족한 산행을 했을 거다.
그런 그가 내게 그런다...
"산찾사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면 저 능선까지 한번 걸어봐라"
"정말 좋더라~"
첫 일정을 무사히 끝낸 우린 마지막 단체 사진을 끝으로 자유시간.....
저녁식사 시간까진 아직 시간이 멀었다.
그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이른 아침 일어나 가 보라던 능선을 걸어 보았다.
그곳을 향해 걷다 되돌아보니
방금 전 내가 머물던 아우론조 산장을 향해 운무가 몰려든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능선을 걷던 내 몸이 운무에 휘감겨 버렸다.
더 이상 걸어봐야 의미가 없다.
곧바로 발길을 돌린 난 산장으로 되돌아왔다.
아우론조 산장의 저녁식사...
뷔페식이다.
다들 욕심껏 음식을 담아와
함께 어울려 맛나게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는 와중에 경태형님은 부지런히 은근슬쩍 양주를 돌리시고 있다.
잠 잘 자려면 꼭 한두 잔은 마셔야 한다며....
그간 酒님의 유혹을 잘 참아 내시던 판석형님이 내 디카에 딱 걸렸다.
형님은 그래서 그날밤 잘 주무셨는지?
ㅋㅋㅋ
그 효과를 잘 본건 빨간 장미님 이시다.
다음날 말씀이
"아휴~!"
"그거 한잔 마셨더니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잘 잤어~!"
수면제치곤 제법 비싼 100유로짜리 양주이긴 하나
어찌 보면 참 여러모로 쓸모가 좋아 가성비 하나는 정말로 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