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시작했다.
네 있어요. 쥬얼리요.
일전에 받았던 질문이다. 무언의 질문에 생각을 꽤 오래하는 사람인데 이 질문에는 바로 떠오르는게 있었다.
네 있어요. 쥬얼리요. 이 질문이 의미하는건 많다. 자체에 답이 있다. 나에게 소중하다고 생각되고 끊임없는 욕심이 생기며 이 것에 대해 전문적이진 않지만 주관적인 철학이 존재하는 것인 무엇이라는 것.
그래서 나에게는 서랍장 5칸을 차지하고 있는게 바로 이 쥬얼리들이다. 그중에 하나의 서랍을 털었다. 시간과 공간이 보이던 이 팔찌 꾸러미들. 특히 대학생때 교환학생으로 간 멜번에서 부터 시작된 나의 플리마켓 애용은 빈티지에 눈을 뜨게 만들어줬고, 쥬얼리의 매력을 한층 더 깊게 만들어줬다. 어느 여행지를 가던지 기본적으로 악세사리는 손바닥 한가득 긁어왔다. 쇼핑을 할 때도 빠질 수 없는 건 이 쥬얼리들. 최근엔 실버제품에 빠져서 팔찌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그래서 생각이 났다. 이 팔찌들을. 정리해야겠다. 그리곤 서랍하나를 뒤짚어 바닥에 쏟았다.
못버리는사람 나야나. 진짜 소싯적 우리 희선언니가 유행시킨 템까지도 버리지 않고 계-속 고이 남겨둔다. 버리지 못하는 나의 습관은 추억을 곱씹어주게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그래서 정리하는 내내 재밌었다. 팔찌하나하나를 만지는데 그때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피렌체의 어느샵에서 샀던 것도. 캐리어도 잃어버렸으면서 팔찌는 사던 나를 기억하며 웃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팔찌의 구슬들을 엮고있던 줄들이 쭉 잡아당기니 끊어져버리기도 일수. 시간이 지날 수록 빛이 더해가는게 있다면, 소멸되는것들도 있구나. 모두 같은 속성을 갖고 있다고 한들. 쓰임의 끝은 달랐다. 그래서 하나 둘씩 버리고 버릴 것들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한가득 쌓이기 시작한다. 큰 문서봉투에 담기기 시작한다. 하지만 5개중에 1개 일뿐. 정말 쓸 수 있는 예쁜 것들을 따로 모아두고 나눔을 해야겠다. 무려 1시간이 걸려 정리를 마쳤다. (서랍하나를 말이다) 어제 밤에는 눈에 보이는 소품들을 버렸는데.. 하나의 곰인형은 고등학생때부터 나와 같이 지낸 인형도 있었다. 추억이란게 붙어있다기 보단 상징적인 의미로 가지고 있었던 그무엇. 과감히 칼로 끈을 끊었다.
과거를 과거로 두기로 했다.
최근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난 문장. 수많은 작품과 문장을 만났는데 내 머릿속에는 이 문장만이 맴돈다. (유독 끌리고 보이는게 있다면, 이건 지금의 내가 나에게 주는 신호다. 너의 마음속의 이야기라고)
미래는 과거를 놓아주거나 희생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아스거 욘
아스거욘이라는 아티스트는 아방가르드주의를 품고 사는 사람이였다. 삼면축구장을 만든 그는 1:1경쟁 승패 등의 개념을 불편해 했나보다. <정치적·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예술의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특정 누군가를 위한 방어나 배제 없이 보통의 사람들과 예술을 향유하기 위한 방법을 탐색했던, 진정한 전위이자 선구로서의 아방가르드였다. > 라는 평이 있을 정도다.
삶과 예술을 껴안아 함께 어우러지는 것을 이야기한 그의 가치가 훅 하고 와닿았는지 그의 이야기들을 보는데 너무나도 내 감정이 격해져 보다 중단할 정도. (이 전시를 볼때만 해도 한가지 감정에 휩싸여있었다. 쉽게 느끼지 못하는 감정이라 어려워하며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찰나였다) 삶과 예술을 분리하는 예술지상주의의 시대에 살아가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으로 느껴졌다. 모두가 경험하는 원초적 순간을 버려두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그의 미술을 바라봤다. 그리고 마음속에선 동의한다고 외치고 있었다.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놓아주고 희생함이 필요하다는것에 1000000% 동의해!
오늘의 나는 오늘뿐이야. 그러니 dear.myself 나자신에게 이야기해준다. 오늘의 나는 소중했다고.
요즘 그 누구를 위한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은 어렵다. 하트의 숫자가 적은것도 싫다. 하지만 그 어느때 보다 나를 바라볼 수 있는 도구가 되어진다. 무엇이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과거의 나를 놓아주고 미래를 만나려하고 있다.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존재하기 위해. 그래서 나의 인스타그램의 프로필을 토대로 한번 브런치를 가볍게 만들어봤다.
오늘의 나는 오늘뿐이다. 그러기에 나의 오늘은 소중하다. 충분히 오늘의 난 구렸고, 아름다웠다. 마음을 어루만져주기에 충분히 잘 살아냈다. 그래서 말이야. 계속해볼래. 왠지모르게 33살, 2019년의 내 마음의 분위기가 좀 다르거든. 이 느낌에 충실해보며 움직일래.
아스거욘의 문장을 영감을 받아,
최근의 잠겨있던 나를 끌어올리려던 인스타의 새로운 컨셉을 담아,
일단 내가 온몸으로 애정하는 나의 오프라인 리얼홈부터 정리해보자.
잔뜩 사고 또 사고를 반복해 쌓여있는
문신같은 쥬얼리부터.
그리고 그 다음으로 많은 책.
내일은 책도 정리해야지.
오늘의 순간에도 만나요
https://www.instagram.com/yongin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