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얻은 경험이라니, 그래도 괜찮아!
출근을 하지 않았다. 그만둔건 아니고 그렇다고 무단으로 한것도 아니고. 처음으로 너무 아파서 식은땀도 나고 아예 움직이지를 못하겠다 싶었던 날이였다. 수액을 맞아도 나아지지 않아서 안되겠다 싶어 손을 들었다. 7년이상의 일을 하면서 어떻게든 아프고 아파도 회사로 출근했다. 그렇게 달려온 시간 속에서 오늘 아침과 점심을 걸쳐 결정된 이 사실은 너무나도 큰 에피소드였다. 연차를 쓰겠습니다. 라는 결정까지 내 마음속 누구의 눈치를 보고 있던 것인가.
재밌게도 모든 일은 잘 돌아갔다. 제품오픈이 있는 중요한 날이였는데, 우리 팀원들이 알아서 잘해준다. 아침에 급한 안건은 어떻게 받았는지도 모를 정신이였지만 엠디님이 판단한 제안은 매우 좋아서 오케이를 했다. 그리고는 미니 회의도 그들끼리 하고, 크 멋있고 고맙다. 한편으로는 이제 내가 없어도 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그래 이젠 내가 없어도 되는 일을 하게 됬다. 교육업을 했을 때도 똑같았을까? 잘모르겠고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탑재된 삶을 살아온 나로서는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성실한 출근을 했을것이다. 돌이켜보면 수업,상담을 한다는건 내가 소비되는 일을 하는거였네. 몸값이 중요했다는걸 이제야. 하하 판에서는 어떤 것이 소비되는가를 정확하게 파악해보자. 이건 글을 쓰면서 지금 막 들었던 생각이고,
여튼 하루종일 잠만잤다. 약먹기도 무서울 정도의 아픔. 그러다 겨우 일어나 저녁쯔음이 되어 집에 남아있던 미역국에 계란이랑 밥을 넣어 보글보글 부글부글 끓이기 시작했다. 왜 본죽에서 장조림과 오징어젓갈을 주는지 이제야 알것같다. 김치는 너무 버겁고 딱 매콤한 것 살짝만 씹을 만한 보양거리 한입만 필요한데 그걸 딱 채워주는게 장조림과 오징어젓갈이였다. 애석하게도 우리집 냉장고에는 없었지만.
하루종일 침대에만 있었더니 죽을병 걸린 사람이 된것만 같아 불안해서 나왔다. 조금이라도 걷자. 라는 생각에.사운드 클라우드 리스트로 음악을 듣는데 왜이렇게 행복한지. 세상이 달라보인다. 어제 친구가 우울증을 앓다가 거기서 빠져나오면 세상이 다른 색깔로 보이고 다르게 보인다고 했었는데. 그게 이기분일까? 남친없는 나는 쫑알쫑알 찡얼찡얼되는일이 없어졌다. 하지만 요즘 나의 제일 재밌는 수다걸있다. 나의 베프에게 카톡을 했다.
돌아온 친구의 이야기는 하.. 이토록 마음의 위로가 된다니. 고맙다. 나의 베프. 아플땐 쉬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지. 내가 살아야 일도 할 수 있지. 연차를 이렇게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새롭네. 그 열정을 멋있게 봐준 내친구. 바보같다고 생각하려한 내가 바보다.
조금 걷다가 요즘 내 삶의 귀여운 낙, 카카오바이크를 찾았다. 바이크가 생각보다 많지 않고 다들 집앞에다가 세워놔서는 발견하는게 보물찾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싫다^^^ 싫다는말 잘 안하는데 싫네. 따릉이처럼 수두룩하면 참 좋겠는데 말이다. 헤매어 안장에 엉댕이를 댔다. 바람이 느껴지는 이 순간이 너무 좋다.
멜로는 체질을 보는데 맥주랑 소주는 눈에 안들어오는 이 신기한 현상. 그저 치킨이랑 떡볶이가 너무 먹고싶다. (피피엘 성공하셨어요 비비큐님) 나 다 나은걸까? 하기엔 아직 아프다. 그래도 오늘 하루 아팠더니 3키로가 빠졌다. 이것만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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