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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gjin Seo Oct 09. 2016

한국에서 택배로 신선배송이 어려운 이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기사를 본 이야기

    최근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읽었습니다. 소셜커머스가 '그 어려운 신선식품도 배송한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일단 읽고 시작 하시죠.


http://m.asiae.co.kr/view.htm?no=2016100609475186794#hi



왜어려운가

    하지만 전 한국에서 택배로 신선배송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크게 1. 택배비(포장비 포함) 구조로 인해 어려운 것과 2. 택배 배송 인프라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2번은 업체들과 관련된 이야기니 여기서는 제외하겠습니다. 그럼 1번의 택배비 구조가 어떤지 한번 알아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택배비 구조

    일반적으로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면 소비자는 배송비를 2,500원 정도 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쇼핑몰은 택배사에게 약 2,000원의 택배비를 지급하고 남는 500원으로는 포장비로 사용합니다.


택배비 2,000원

포장비    500원

합계    2,500원 (←소비자가 부담하는 택배비)



신선식품 택배비 구조

    하지만 신선식품의 택배비 구조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아니, 복잡하다기 보다는 비쌉니다. 택배비도 일부 비싸긴 하지만 포장비 부분이 일반 택배 대비 4배나 비싸게 됩니다. 식품은 특성상 마진이 일반 공산품보다 낮을 수 밖에 없는데 (재고손실 비용 포함하여) 포장비까지 비싸니 쉽게 인터넷으로 팔 수가 없지요. 남는게 없고 클레임 발생률이 높으니 굳이 인터넷으로 팔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들 팝니다..


택배비 2,500원

포장비 2,000원 (아이스박스, 아이스팩 2개, 드라이아이스 1개 기준)

합계    4,500원

소비자가 부담하는 택배비 3,000원

          -1,500원 (판매 업체가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


    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신선식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은 일단 포장비 부분에서 손실을 가져가게 됩니다. 물론 아이스박스가 필요없는 식품의 경우(과일, 감자, 고구마 같은 것들)는 본 포스팅에서 제외하기로 합니다. 그건 예전부터 있었으니까요.

    조금 깊게 들어가서 신선식품을 소셜커머스에서 판다고 한다면 위 계산식과 더불어 아래와 같은 비용 구조가 나옵니다.


제품가            10,000원 가정

커머스 수수료  1,500원 가정

택배비              2,500원 가정 

포장자재비       2,000원 가정

인건비/잡비     1,000원 가정

이익                  1,000원 가정  ← 판매업체의 수익은 10% 수준...

원가                  3,000원          ← 제품의 원가가 제품가의 30%, 이해되는 수준이지만 판매업체의 이익 낮음.


판매 업체의 이익이 너무 낮습니다. 인터넷으로 파는 것보다 다른 루트를 찾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제품원가가 10% 정도 된다면 말이 되겠지만 어디 그런 제품이 있을까요?



고객이 감당할 수 있는 택배비의 한계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택배비를 2,500원까지 이해합니다. 그리고 식품의 경우는 조금비싼 3,000원이 되어도 크게 불만을 갖지는 않습니다. 아이스박스에 식품이 담겨오니 비싼 것을 알게 모르게 이해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위 신선식품 택배비 구조에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택배비를 3,000원으로 설정했습니다. 이건 제 개인 기준이 아닌 인터넷 쇼핑몰 기준입니다. 물론 3,500원까지도 소비자들은 감당이 가능하기도 합니다만 아마 대부분 3,000원까지를 일반적이다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럼 지금 인터넷으로 신선식품을 파는 업체들은 뭔가요?

    네. 맞습니다. 지금 인터넷으로 신선식품을 파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업체들은 중요한 무엇인가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무시하고 있는 것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1. 냉동식품은 냉동된 상태로 배송되어야 합니다. 법적으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받자마자 바로 섭취하거나 해동 후 섭취하는 경우는 약간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냉동식품을 받아서 다시 냉동고에 얼리게 되면 제품에도 문제가 생길 뿐더러 변질될 수도 있습니다. 한번 냉동식품의 소비자 주의사항을 읽어보세요. 해동 후 재 냉동 불가라고 분명히 써 있습니다. 모든 냉동식품이 그렇습니다. 이건 법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 냉장으로 배송되는 경우 한여름을 제외하고 한국 날씨가 어느정도 도와 줍니다. 아이스박스로 아이스팩을 적절히 넣어서 보내게 되면 처음 온도는 거의 영하에 가깝게 떨어집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받았을 때는 상온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대신 포장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고 좋은 포장재를 써야 합니다). 한국의 날씨가 연중 20도 대를 유지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변질이 될 수 있지만요.

    3. 우유와 이유식 배달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새벽에 합니다. 그래야 집 주인이 아침에 냉장고에 넣을 수 있지요. 요즘 유행하는 새벽배송 전문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에 배송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빨리 냉장고에 넣을 수 있게, 소비자가 집에 있을 때 배송하려면 새벽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인 경험

    올해 5월에 00 사이트에서 돈까스를 샀습니다. 네, 돈까스는 냉동식품으로 냉동된 상태로 배송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걸 알고 샀습니다. 아이스박스를 열어보니 우리나라에서 콜드체인자재 업체 중에서 상위권 업체의 좋은 포장재를 썼습니다. 

    하지만 물론 돈까스는 녹아 있었습니다. (먹어보니 변질되지는 않았지만 전 어쩔 수 없이 남은 것을 재 냉동해야 했습니다.) 고기는 특히 얼렸다가 해동한 뒤 재 냉동하면 안됩니다. 이건 우리나라 군대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제가 군에서 군수장교로 있을때 부식 검수를 자주했습니다. 그때 참고했던 교범을 보면 고기가 재냉동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그때는 제가 먹는 것이 아니니 더 자세히 봤지만 (식중독 나면 큰일 나니까요) 이번엔 그냥 먹었습니다. 그래도 전 다시 00 사이트에서 식품을 안삽니다.

오후 5시에 개봉했습니다. 일반 직장인들은 이 시간에 택배를 받을 수가 없지요.
돈가스가 아주 잘 해동되어 휘어집니다. 하나는 바로 먹고 하나는 재냉동했습니다 ㅠㅠ


하지만 전 이번에 참치를 구매했습니다

    며칠뒤면 배송이 옵니다. 어떻게 올지 기대됩니다. 그때 자세하게 한번 다시 써 보겠습니다.


나가며

    제가 000프레시에서 일했을 때 온도관리를 위해 직원들 집, 사무실, 저의 집 등으로 온도기록이 되는 usb를 아이스박스에 넣어 배송테스트를 많이 진행했습니다. 해당 업체에 귀속된 데이터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결론은 식품별 온도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고 많은 부분 성공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뀔 때면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서 택배로 신선배송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일부 아이템만 가능합니다. 냉동은 불가합니다. 택배로는 비용적인 측면에서나, 위험성 측면에서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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