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 테두리 안에 그려진 세상이 있다. 만화라 불리는 장르. 프랑스에서는 '제9의 예술'로도 평가된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만화는 하위문화 속 낙서에 지나지 않다. 그 시원을 선사시대 동굴벽화에서 찾거나 중세의 고문서 속 삽화에서 더듬어 보기도 하지만 만화는 카툰, 코믹스, 망가, 웹툰, 그 무엇으로 불리거나 서브컬처의 아이콘이다.
만화보다 고상한 산문 문학 속에는 문장과 문장 사이에 행간이 있어서 그것을 읽을 줄 알아야 참 독자라고 한다. 그렇다면 컷과 컷 사이에는 행간이 없을까? 이 글 뭉치는 그림뭉치 만화 속 행간을 살핀 것이다.
만화 속 문자란 말풍선 속의 대사나 의성어가 전부일지라도 그림과 글의 어우러짐 속에, 칸과 칸 사이에 만화의 행간이 있다. 독자 분들과 이 사잇길을 거닐고 싶다. 함께 산책을 떠나보자!
2023년 가을날
저자 용신선 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