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미래를 꿈꾸던 학생 시절

이동을 넘어선 공간의 개념

by Utopian

Magic Carpet Ride 새로운 가능성


학생 때부터 이런 모빌리티 혹은 운송기기에 대한 제안이 있었던 것은 스피드와 아름다움을 꿈꾸는 자동차와는 달리 뭔가 우리의 생활을 더 효율적으로 혹은 세련되게 만들어 줄 미래를 꿈꾸기 때문이었다. 운송기기 디자인을 하는 전 세계의 많은 학생들은 디자인이 아름다운 제품을 만드는 것 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하는 것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기에 모빌리티라는 개념의 차량을 디자인 제안의 주제로 활용한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움직이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생각은 당시만 하더라도 기술과 문화의 변화를 가정하고 우리의 미래 디자인 결과물로 제안되고 있었다.

한편 당시의 대중적인 차량을 생산하는 레거시 메이커들에게는 여전히 잘 팔리는 자동차, 프리미엄 자동차들에게 시장의 관심이 집중하고 있기에 여전히 스타일링 위주의 자동차 디자인을 추구했고 디자인 센터 내부에서도 눈에 띄는 스케치 실력으로 감동을 주는 디자인이 선택되었다. 이후 엔지니어링 과정을 거쳐 제품으로 생산이 될 수 있는 양산화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몇몇의 차종들은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가지고 다양한 기능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고민들을 담아내고 그것을 통해서 새로운 팬덤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 그래서 인지 얼마 전까지 만더라도 'Ultimate Driving Machine'과 'Vorsprung durch Technik' 은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가는 브랜드 파워와 제품력으로 여전히 굳건한 제품생산의 기본으로 많은 자동차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그래서 지난 학생시절의 미래에 대한 모빌리티에 대한 제안은 입사와 동시에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전문성으로 입사 때 쓰던 포트폴리오에서만 존재하는 훌륭한 작업물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영원할 것 같던 분위기는 사회적인 현상의 변화와 팬데믹으로 가치관의 변화에 이르면서 제품보다는 우리의 삶에 초점이 맞춰지고 이동은 위한 공간 이전에 목적을 이루기 위한 장소의 개념으로 모빌리티라는 개념이 더 필요해지는 시점이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 때만 보던 기능위주의 스케치들과 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야기와 기능성이 드러나는 디자인 스케치들의 먼지를 털어내고 프로페셔널의 책상 위에 이러한 스케치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빌리티 즉 움직이는 기계가 아닌 우리의 목적을 이루는 움직이는 공간이 새로운 가치로 스포트라이트가 켜지고 그것들로 이루어진 장소의 개념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목적기반의 자동차” 새로운 모빌리티의 개념으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언제 누가 맨 처음 이 단어를 쓴 지는 확인이 안 되지만 단어에 매몰되기 이전에 모빌리티가 됐건 그것이 PBV이건 분명 기존의 자동차에 대한 개념이 분명한 전환점을 지나왔다.


예전에는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졸업 작품 혹은 과제 전시회를 통해서 현장을 찾거나 잡지등을 통해서 이러한 모빌리티라고 부르는 미래차종에 대해 공유되었다. 또한 그것들은 레거시 메이커들의 주요 디자이너들의 방문이나 포트폴리오등을 통해 선택되어 자동차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이젠 그 어느 순간에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디자인 자료들은 넘쳐나고 있다. 다만 느껴지는 것은 그땐 없었던 것이 지금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 있었던 것들이 발전되어 가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 그때 라고 부르던 지난 시간에도 그 이전의 어떤 시기에는 유사한 방식으로 제안되었던 사례가 있다. 자동차 디자인은 이렇게 흐름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개발되어 가고 있다. 완전히 없던 새로움이라기 보다 몇 가지 기능과 디자인이 편집되어 더 나은 용도를 발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936-Stout-Scarab-car-photo-6-Credit-Michael-Furman (1).png stout scarab 1935
VW Micro bus 1962
pv7.jpg Kia PV7 concept 2024

자동차 디자인센터에서 양산 디자인 부서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차종을 다루지만, 선행 디자인 부서는 조금 다르다. 양산팀에서 디자인이 선정되면 제품화되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는데는 3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차종이 첫번째 페이스리프트라고 부르는 부분변경에 까지 2년여의 시간이 더해진다. 선행디자인은 여기에서부터 시작이다. 가장 짧게는 양산제품의 선행 가장 길게는 신기술에 기반한 10년 이상의 시기를 바라보는 미래선행업무가 그것이다.


언젠가 학생시절 나를 가르쳐 주셨던 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은 여전히 기억속에 있다.

아래 그림에서 대중의 기대는 아래 삼각형, 디자이너들의 감각은 위의 역삼각형으로 가정한다. 그리고 이 삼각형은 중간에서 만나는데 가장 최적의 디자인은 대중 감각의 Early adopter들의 기대 바로 위를 정확히 목표로 삼는 것이라 했다. 그 이후 20여년의 디자이너로의 경험에서도 그때 교수님께서 주신 말씀은 분명 정확한 지적이라 생각 한다. 물론 교수님 또한 자동차 디자이너로서의 실무를 통해 얻은 경험으로 주신 말씀이었을 것이다. 결국 너무 이상적이거나 시대를 앞선 디자인도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오히려 소용없는 일이다. 물론 일부 디자이너들은 대중의 생각에도 미치지 못하는 안을 내기도 하지만 분명 디자이너들은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더 편리한 일이다. 그러나 역삼각형의 맨 위에 있는 자유로운 상상을 그리는 학생들이 바라보는 미래는 더 황당한 경우가 많다. 사실 그 황당함은 학생의 특권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실무를 접하면서 어설픔은 노련함이 되어가는 것인데 시작부터 미래를 보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곤란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도 1997년경의 이야기이다. 최근에는 아래삼각형 즉 대중의 디자인 감각이 빠르게 향상되어 디자이너들의 발전 속도보다 더 빠르게 미래에 근접하고 있다. 그 동안의 기술의 발달과 온라인화는 이 현상을 가속 했다.

tri.jpg Design target diagram

그래서 기업의 선행디자인 스튜디오는 디자인 대학의 학생들릐 연구와 미래 연구소의 주제와도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빠르게 미래를 따라잡아야 한다. 그래서 이젠 기업의 선행연구는 학생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사람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지금 필요한 기술을 선택하며 그것이 왜 필요한지를 묻는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가정을 세우고, 시나리오를 만들고, 디자인으로 구현한다.

그 결과물이 제품화되어 실제로 쓰이게 된다면 어떤 장점이 생기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으며, 나아가 비즈니스가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콘텐츠와 디자인 모델로 검증한다.

이 과정은 미래를 상상하고, 다양한 전문가와 협력하며,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정리해 프로토타입으로 이어진다. 어쩌면 전통적인 메이커의 디자이너들에게는 꿈 같은 프로젝트일지도 모른다. 물론 2시터 로드스터나 쿠페를 디자인하는 것도 매혹적일 수 있다. 하지만 피처폰이 사라지고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처럼, 이제는 차의 형태 자체보다 그 안에서 펼쳐질 매력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일이 더 가슴 뛰는 순간이 되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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