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을 넘어선 공간의 개념
모빌리티의 핵심은 차량의 부분 부분이 모듈화 되어 교체운영이 가능하고 EV 파워트레인을 활용한 최적의 공간성을 제공하는 운송기기일 것이다. 그래서 더 다양한 상황에서 운용가능한 기능을 포함할 수 있다.
이에 EV는 배터리 부분과 구동계를 모듈로 관리하고 탈부착이 가능한 구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바퀴를 포함한 바닥면에 배터리가 있고 그 위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존(캐빈)을 적용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조를 가지기 위해서는 완벽한 자율주행이 상용화되고 관련 인프라가 정비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2000년 초 GM에서는 이러한 모듈형 구조의 EV 혹은 HEV에 대한 콘셉트 제안이 있었다. 차량은 스케이트 보드라는 하단부 구동계와 상단부의 캐빈으로 구성되어 있고 지금은 많은 부분에서 도입된 By-wire라는 스티어링 휠 및 변속기, 가속 페달 등의 장치를 기존의 샤프트나 선으로 연결되어 있던 것을 모터와 전기적 신호를 사용하는 기술을 적용해 하단부와 상단부의 차체가 완벽히 분리되는 구조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캐빈 내부 바닥이 편평한 거실처럼 꾸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끝의 구동바퀴는 인휠모터 혹은 중앙부 모터를 통해 작동하고 쇽업쇼바는 기본 배터리케이스와 새시 역할을 통합하는 프레임에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산단 캐빈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상기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에 CUV형태의 캐빈이 적용된 컨셉모델
그로 인해서 인테리어 공간은 완벽한 거실과 같은 구조가 가능하고 시트의 위치도 자유롭게 변환할 수 있도록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어바네틱은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에서 캐빈을 장착하기 위한 별도의 크레인 혹은 호이스트가 필요한 것을 개선한 방식이다. 이는 리어휠이 바깥쪽으로 벌어지면서 미리 준비된 캐빈부를 후면에서 밀어서 장착할 수 있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리고 기아는 2024년 CES에서 PBV의 생태계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술도 제안하고 있다. 이는 차량의 양쪽의 파워트레인이 자립하는 구조로 중간에 있는 캐빈은 분리와 결합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교체 가능하고 별도로 건물의 일부로도 활용할 수 있는 탈착 구조의 기술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시트로엥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비전도 르노의 EZ pro와 이전의 GM Sequel 컨셉과 같이 스케이트보드 파워트레인을 활용하여 상단 캐빈의 다양성은 제안하고 있다. 거기에 원형 타이어를 통해 어떤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회전이 가능하고 정지된 상태에서 회전이 가능한 기술을 제안하고 있다.
이렇게 상상을 현실화한 컨셉은 프로토타입의 형태나 영상을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안되고 있으나 새로운 기술은 상용화되기 전에 반드시 과도기를 거친다. 사회적 거부감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당연한 과정이다. 어떤 기술은 쉽게 받아들여지고 빠르게 서비스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운송기기의 경우는 다르다.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는 거대한 변화가 뒤따르기 때문에, EV와 자율주행 전환이 이루어지는 이 시기에 적절한 차량을 제안하는 일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적정기술을 적용한 미래 모빌리티의 시작은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가?.
자율주행이 본격화될 것이라 예상되는 2030년 이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차체가 필요했다. 운전을 위한 운전석과 하단의 구동계, 배터리부를 하나의 모듈로 구성하면 기존 생산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EV 전환에 맞는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사람들의 목적을 실현하는 서비스 존을 더한다. 차량 후면부의 박스형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기능성을 담는 방식이다.
현재의 특수차량들도 이런 구조를 갖지만, 제조시에 고정된 차체는 이후 서비스 용도가 달라지더라도 교체가 어렵다. 또한 내연기관 기반, 후륜구동 방식의 차체는 후면부의 서비스 존 최저 지상고가 높다. 그 결과 예를 들어 푸드트럭으로 활용한다면 서비스 제공자나 사용자가 외부와 마주할 때 불편함이 생기고, 캠핑카 같은 레저용으로 활용할 때도 계단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따른다.
EV 구조는 다르다. 배터리와 스트럭처를 제외하면 불필요한 구조물이 없기에 최저 지상고를 낮출 수 있다. 매연도 발생하지 않으므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심지어 실내 활용도 가능하다. 이런 활용성은 미래 모빌리티로 향하는 전환점을 마련한다.
결국 이러한 서비스는 새로운 생활 패턴을 낳는다. 스마트폰의 앱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듯, 모빌리티 안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는 삶의 방식을 바꿔놓는다. 그렇게 되면 ‘미래 모빌리티’라는 표현에서 ‘미래’라는 단어는 점차 사라진다. 모빌리티가 곧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빌리티란 무엇인가. 자동차가 아닌 모빌리티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최근 제품으로 구성된 모빌리티를 넘어 이를 운용하고 기여하는 환경에 대한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넓혀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모빌리티라 함은 어떤 것인지 재정의 할 필요에 다시 한번 내용을 정리했다.
TED 강연에서 BMW의 전 디자인 총괄이었던 크리스 뱅글은 자동차를 두 가지로 정의했다.
첫째는 Transportation, 이동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개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동차는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층간을 이동하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도 운송기기에 속한다.
둘째는 A Car다. 단순히 고급 승용차를 가리키는 말일 수도 있지만, 뱅글은 이 개념을 조금 다르게 설명한다. 조각가가 자신의 작품과 사랑에 빠지는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형태와 조작성이 감성을 충족시켜 소유자에게 사랑의 대상으로까지 다가오는 자동차. 그가 말하는 A Car는 그런 존재다.
여기에 하나의 정의를 더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Mobility다.
모빌리티는 단순히 Transportation의 확장이 아니다. 기존의 운송 기기가 기계 중심의 개념이라면, 모빌리티는 철저히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의 삶을 개선하는 운송 기기. 때로는 독립적인 공간이 되기도 하고, 내가 휴식을 취하는 동안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주는 ‘매직 카펫’과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운송 기기를 넘어 삶을 지원하는 기본적인 서비스일 수도 있다.
모빌리티는 결국 사람들의 삶을 돕는 도구다. 중심에 있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