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도시를 넘어, 이동하는 라이프스타일

우리는 어디에 살 것인가?

by Utopian

모빌리티는 삶의 형태라고 생각한다. 어떤 제품에 대한 명칭이나 현상이 아닌 우리의 일상이 모빌리티를 통해 개선되기를 바란다. 이런 미래를 그리기 위해 많은 경우에 디자이너들은 미래의 시나리오를 활용한다. 그럼 이를 위한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단편영화 제목: 자유의 바퀴

카메라가 하늘에서 내려오며 번쩍이는 도시를 비춘다. 자율주행 PBV들이 도로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지고, 사람들은 손목에 찬 디바이스로 차량을 호출하거나 가상 회의에 접속한다. 내레이션: "2035년, 이동과 연결의 자유가 모두의 손에 쥐어졌다. 이 자유는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까?"


1. 출퇴근의 재발견 - 지민의 하루

화면: 지민(30대 직장인)이 아침 햇살 아래 침대에서 눈을 뜬다. 그녀는 침대 옆 홀로그램에 "출근 준비"라고 말한다.
시나리오: 지민의 PBV가 자동으로 집 앞에 도착한다. 내부는 이동식 오피스로 변형돼 책상, 커피 머신, 고속 Wi-Fi가 갖춰져 있다. 대면보고를 위해 출근하는 길, 차는 자율주행으로 회사까지 40분을 달리며, 지민은 가상 회의에 참여하고 보고서를 마무리한다. 퇴근 후 PBV는 좌석을 눕혀 휴식 공간으로 바꾸고, 그녀는 창밖 풍경을 보며 명상을 한다. "이동 시간이 내 시간이 됐어." 그녀가 미소 짓는다.
삶의 모습: 출퇴근이 스트레스가 아닌 생산성과 휴식의 연장이 된다.


2. 도시 농부의 꿈 - 태오의 밭

화면: 태오(40대 농부)가 도시 외곽의 수직 농장 앞에 선다. 그의 PBV는 화물 모듈로 변형돼 있다.
시나리오: 태오는 자율주행 PBV를 호출해 농산물을 싣는다. 차는 도시 내 마켓으로 이동하며, 그는 실시간으로 고객 주문을 확인한다. PBV는 도착 후 이동식 상점으로 변신, 고객들이 직접 채소를 고른다. 태오는 차 안에서 VR로 농장 상태를 점검하며 "내가 도시와 자연을 잇는 다리야"라고 중얼거린다. 밤, 그는 PBV를 캠핑 모드로 바꿔 별을 보며 쉰다.
삶의 모습: 농업이 도시와 융합되며 지속 가능한 삶을 실현한다.


3. 글로벌 프리랜서 - 소피아의 세계

화면: 소피아(20대 디자이너)가 PBV 안에서 노트북을 두드린다. 창밖으로 파리 에펠탑이 스친다.
시나리오: 소피아는 자율주행 PBV를 타고 유럽을 돌아다니며 일을 한다. 차는 이동식 스튜디오로, 3D 프린터와 고해상도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그녀는 파리 클라이언트와 작업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밀라노로 이동한다. PBV는 태양광 충전으로 며칠간 정차 없이 달린다. 밤, 그녀는 차 안에서 친구들과 가상 파티를 즐긴다.
삶의 모습: 국경 없는 일과 여가의 융합이 가능해진다.


4. 노년의 모험 - 할머니 은주의 여행

화면: 은주(70대 할머니)가 PBV 안에서 손자와 영상 통화한다. 차는 산길을 달린다.
시나리오: 은주는 PBV를 호출해 홀로 여행을 떠난다. 차는 낮은 바닥과 넓은 문으로 설계돼 휠체어도 쉽게 탄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안전하게 목적지로 이끌고, AI는 그녀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산속 캠핑장에 도착한 은주는 차를 레저 모드로 바꿔 차창 밖 별을 감상하며 "늙어도 자유로워"라고 속삭인다.
삶의 모습: 노년에도 독립적이고 모험적인 삶을 누린다.


5. 이동식 클래스룸 - 민서의 교실

화면: 민서(10대 학생)가 PBV 안에서 홀로그램 선생님과 수업한다. 차는 공원을 지난다.
시나리오: 민서의 PBV는 이동식 교실이다. 친구들과 함께 차를 타고 도시 곳곳을 돌며 실시간 수업을 듣는다. 오늘은 공원에서 생태학을 배우고, 박물관에서 역사를 체험한다. 자율주행으로 안전하게 이동하며, AI가 학습 진도를 관리한다. 민서는 "학교가 어디든 갈 수 있어!"라며 신난다. 차는 집에 돌아와 숙제 공간으로 변한다.
삶의 모습: 교육이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유동적으로 변한다.


6. 라스트마일 혁명 - 준호의 배달

화면: 준호(20대 배달원)가 PBV 옆에서 드론을 띄운다. 도시 골목이 보인다.
시나리오: 준호는 PBV를 허브로 삼아 배달을 운영한다. 차는 자율주행으로 고객 근처까지 이동하고, 드론이 마지막 배송을 마무리한다. 그는 차 안에서 주문 관리와 드론 점검을 하며 "이동이 쉬우니 일도 쉬워졌어"라고 말한다. 밤, PBV는 휴게실로 변해 그가 잠시 쉰다. 차는 에너지 효율로 비용도 줄였다.
삶의 모습: 물류가 효율화되며 노동과 삶의 균형이 개선된다.


7. 커뮤니티 허브 - 아람의 모임

화면: 아람(30대 커뮤니티 리더)이 PBV 안에서 이웃들과 모임을 연다. 차는 광장에 멈춰 있다.
시나리오: 아람은 PBV를 호출해 동네 모임을 연다. 차는 좌석이 원형으로 변하고, 스크린이 강연 자료를 띄운다. 이웃들은 환경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차 밖으로 음식을 나눈다. 자율주행으로 장소를 옮기며 모임을 이어간다. 아람은 "연결이 자유로우니 공동체가 강해져"라고 느낀다. 밤, 차는 모두를 집으로 데려다준다.
삶의 모습: 지역 사회가 이동성과 연결성으로 더 단단해진다.


8. 예술가의 캔버스 - 하린의 무대

화면: 하린(20대 뮤지션)이 PBV 안에서 기타를 튜닝한다. 차는 강변에 서 있다.
시나리오: 하린은 PBV를 이동식 공연장으로 쓴다. 차는 무대 모드로 변형돼 외부로 스피커와 조명이 펼쳐진다. 자율주행으로 강변에 도착한 그녀는 팬들과 즉흥 공연을 펼친다.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내 무대는 어디든 갈 수 있어"라며 웃는다. 공연 후 차는 스튜디오로 바뀌어 녹음을 시작한다.
삶의 모습: 예술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 확장된다.


9. 긴급 구조의 새 얼굴 - 수현의 응급차

화면: 수현(40대 의사)이 PBV 안에서 환자를 진찰한다. 차는 고속으로 병원을 향한다.
시나리오: 수현은 자율주행 PBV를 타고 응급 호출에 응한다. 차는 의료 모드로 변형돼 진단 장비와 약품이 갖춰져 있다. AI가 환자 상태를 분석하고, 병원과 실시간 연결한다. 수현은 "이동 중 치료가 가능하니 생명을 더 구할 수 있어"라고 말한다. 도착 후 차는 바로 다음 호출로 떠난다.
삶의 모습: 의료 서비스가 신속하고 유연해져 생존율이 높아진다.


거주와 이동의 개념이 변화하는 시기가 오고 있다. 기존의 좋은 집 좋은 차로 대표되는 도시의 삶은 자신의 뜻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가족의 형태와 의미가 변화하고 개인의 목적의 실현이 많은 부분에서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된 미래는 이동을 위한 시간이 다른 목적을 이루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와 경험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자율주행의 가치는 논란의 여지는 많지만 미국 지역에서의 테슬라 FSD는 이미 사람의 운전 개입이 필요 없는 상황에 까지 와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법적인 정리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서비스가 시작되면 마치 우리가 AI를 알고 사용하기까지의 시기만큼이나 빠른 확상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런 서비스가 곧 가능해질 것이다”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서비스가 구현되려면 어떤 준비와 절차가 필요한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나는 이 기술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한 번 그 편리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결코 이전의 방식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기술적인 기반이 갖추어져야 한다.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움직이려면, 도로의 구조나 신호, 보행자의 움직임 같은 도시의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밀한 도로지도가 필요하고, 차량과 신호등, 보행자, 심지어 다른 차량들 간의 데이터가 끊임없이 주고받아지는 통신망이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이 실제 도로 환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지역의 특성을 학습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만약 자율주행 차량이 사고를 낸다면, 그 책임은 운전자에게 있는지, 차량 제조사나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형태의 법적 기준과 보험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실제로 운전할 수 있는 ‘면허’를 받는 제도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차량이 수집하는 개인 정보, 위치 정보 등의 데이터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는 법적 장치도 필요하다.

기술과 제도가 준비되었다면, 이제는 사람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이용자가 복잡한 조작을 하지 않아도 손쉽게 차량을 부르고, 타고, 이동하고, 결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가 사용자의 일정이나 습관을 학습해 스스로 이동 시점을 제안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이동의 목적에 따라 차량 내부를 회의실, 카페, 휴식 공간 등으로 바꿀 수 있는 모듈형 차량도 등장할 것이다. 이동 중에는 AI가 개인비서처럼 일정 관리나 콘텐츠 추천을 도와주는 기능도 함께 작동하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의 수용 과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불안과 낯섦을 동반한다. 따라서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시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시범 운행 구역이 필요하다. 이런 ‘리빙 랩(Living Lab)’ 형태의 구역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자율주행차를 체험해 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와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다. 동시에 도시의 교통 구조도 달라질 것이다. 예전처럼 개인이 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형 차량이 도심 곳곳을 순환하는 방식이 확산되면 주차장은 줄고 보행 공간은 늘어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 자율주행은 단순히 ‘차가 스스로 움직인다’는 기술이 아니라, 도시와 인간이 이동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우리는 아마 지금처럼 직접 운전하던 시절로는 다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자율주행의 편리함은 강력하고, 그 변화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한 시기를 예상하자면

2025-2027년: 제한된 구역(도심 일부, 지정된 노선)에서 자율택시 운영이 증가. 안전운전자 없이 운영하는 시도 증가. 제도 시험·규제 완화 시작.

2028-2032년: 여러 도시에서 “모빌리티 허브 중심”으로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가 상업화됨. 공유형, 호출형 차량이 일반화되며 기존 운전 방식 대비 ‘돌아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

2035년 이후: 거의 대부분의 도시에서 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옵션이 보편화됨. 개인 차량 소유 중심 구조에서 이동서비스 중심 구조로 전환이 가속됨.


사람들의 수용성, 도시 인프라(도로, 통신, 신호체계 등)의 변화, 공유모빌리티 모델 적응 등 사회-디자인 측면의 변화도 시간을 필요로 하다. 그러나 이젠 이동을 위한 모빌리티는 시간이 '이동 시간'을 나의 시간으로 바꿔 주는 타임머신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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