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14
스위스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기를 쓰는 것을 습관처럼 해왔는데 이제는 글을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글쓰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간단하게라도 기록을 남겨놓으면 나중에 되돌아보기에는 참 좋은 것 같다.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한국에 두 달간 출장을 다녀온 이후 올해 여행을 또 갈까 말까 망설였다. 하지만 소피가 스위스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그럼 가자"고 했다. 일단 휴가 날짜를 회사일이 그리 바쁘지 않은 9월 1일부터 2주간으로 잡았다. 7월부터는 항공권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하와이에서 스위스로 가려면 직항은 없다. 한 번이나 두 번 갈아타야 하고 20시간 이상 걸린다. 노선과 시간 가격대를 고려해서 선택했다. 갈 때는 호놀룰루-LA-암스테르담-취리히 순이고, 올 때는 취리히-암스테르담-라스베이거스-호놀룰루 순이다. 라스베이거스는 오는 길에 하루 들러서 쉬고 오려고 일부러 그렇게 노선을 정했다. 항공권은 구글 검색으로 델타와 하와이안항공에서 샀다. 호놀룰루에서 LA 까지는 델타항공, LA-암스테르담-취리히는 네덜란드의 KLM 항공이다. 올 때도 취리히-암스테르담-라스베이거스 까지는 KLM이다. 1인당 $1,100 정도 했다. 라스베이거스-호놀룰루는 하와이안항공 포인트를 사용했다. 1인당 3만 5천 마일이 필요했다.
호텔은 항공권을 검색해 보기 이전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 취리히에서 가까운 독일의 콘스탄즈 햄튼인 4박-융프라우 베이스 기지로 그린델발트 샬레에서 2박 - 제네바에서 가까운 에비앙 힐튼에서 4박 - 마지막날 취리히공항 힐튼에서 1박 하는 일정으로 예약했다.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월드 힐튼에서도 1박을 하기로 했다. 랜트카는 알라모에서 예약했다. 현지에서는 알라모와 연결된 엔터프라이즈에서 대행했다. 차는 취리히 도착하는 날인 9월 2일에 픽업해서 스위스를 떠나기 전날인 12일에 반납하는 일정이다. 미국 운전면허가 있으면 국제면허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됐다. 차보험은 예전해 가입해 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랜트카 보험을 사용하기 때문에 따로 들지 않기로 했다. 선택한 차는 르노 Arkana이다. 11일 동안 랜트가격은 500달러 정도니 나쁘지 않다. 항공권, 호텔, 랜트카가 준비됐으니 이제 갈 준비는 다된 셈이다.
떠나기 3주 전, 2주 전까지는 시간이 잘 안 갔다. 스위스 영상도 찾아보고, 인터넷으로 정보도 모았다. 일주일 전부터는 시간이 빨리 갔다. 어느덧 가기 전날까지 일을 하고 퇴근했고, 마지막으로 짐을 챙겼다. 일요일 아침 7시 비행기라 새벽 5시까지 공항에 가야 한다. 택시를 4시 45분까지 집으로 오라고 예약했다. 9월 1일. 새벽 3시 30분에 맞춰놓은 알람을 듣고 일어났다. 샤워하고, 마지막 점검을 한 후 미리 싸놓은 가방을 들고 택시에 올랐다. 큰 가방 1개와 작은 가방 2개가 가져갈 짐이다. 그중 작은 가방 1개는 기내 캐리용이다. 한 명당 가방 1개는 무료 체크인이므로 따로 비용은 더 들지 않았다. 델타항공 카운터에서 가방을 체크인하는데 직원이 "먼 여행을 하는구나"라고 했다. 일요일 새벽 5시라 사람이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았다. 잠 안 자고 이렇게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구나. 새벽부터. 그러고 보니 이번 주가 노동절 연휴였다.
우리를 태운 델타항공은 예정보다 좀 늦은 7시 20분쯤 출발했다. 엘에이공항에서 트랜스퍼 시간이 1시간밖에 안된다. 비행기는 호놀룰루에서 좀 늦게 출발은 했어도 5시간 30분 만에 예정된 시간에 도착했다. 바로 옆 터미널까지 걸어가서 KLM으로 환승하는데 시간이 그리 촉박하지는 않았다. 두 번째 비행기에 무사히 탑승했다. KLM항공으로 10시간 30분의 장거리 비행을 한 후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레이오버 시간은 2시간 반 정도. 암스테르담공항에서 게이트가 갑자기 변경되는 바람에 변경된 게이트를 찾아 한참 걸어야 했지만 무사히 항공기에 탑승했다. 게이트가 변경되는 일이 흔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시로 게이트를 체크해야 한다. 세 번째 비행기에 탔고 1시간 반 후 취리히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시간 오후 4시 30분이다. 가방을 찾은 후 공항 내 랜트카 오피스로 갔고, 앞으로 11일간 스위스를 함께 누비고 다닐 차를 픽업했다. SUV와 세단의 중간형태인 크로스오버다. 유렵에서는 주차공간이 작아 더 작은 차를 랜트하는 게 적합하지만 이번 여행에 합류할 세라의 가방까지 싣고 다니려면 더 작은 차는 어려울 것 같아서 선택한 차량이다. 주행기록을 보니 1만 킬로 정도 된 비교적 새 차다.
'디지털 노마드족'에 속하는 세라는 이미 한 달 전부터 프랑스에 머물고 있었다. 우리가 도착하기 이틀 전에 취리히로 왔다. 픽업한 차를 운전해 세라를 픽업하기 위해 취리히 시내로 들어갔다. 취리히 시내는 엄청 복잡했다. 공항에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시간이 넘게 걸려서 마침내 찾아갔다. 차에 설정된 네비가 웬일인지 차의 진행방향과 반대로 설정되어 있어서 더욱 힘들었다. 길에서 캐리어를 가지고 기다리던 세라를 픽업해 처음 4일간 머물 콘스탄즈로 향했다. 세라가 휴대폰을 차의 네비와 연결해 구글네비를 사용하니 운전하기가 훨씬 편했다. 1시간 남짓 걸려 호텔에 도착했다.
햄튼 콘스탄즈는 취리히 북쪽 Bodensee (또는 Lake Constance)라고 하는 큰 호숫가에 있다. 이 호수를 경계로 스위스와 독일땅의 경계가 있는데 우리가 숙박하는 호텔은 독일 쪽에 있다. 주차장은 호텔 건너편에 있고 하루에 16유로를 내야 한다.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저녁 9시가 넘었고 인근에 마땅히 저녁 먹을만한 곳이 없었다. 스위스의 비싼 물가에 대비해 가져간 햇반과 된장국, 통조림 김치 등으로 때웠다. 집에서 물 끓이는 팟을 가져가긴 했는데, 팟은 미국에 맞춰진 110 볼트, 독일은 220 볼트를 사용하기에 사용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호텔에 있던 팟을 잘 행군 후 사용했다. 호텔 내 바에서 생맥주도 두 잔 픽업했다.
첫날
9월 3일, 실질적인 여행 첫날이다. 오늘 일정은 1. St. Gallen 2. Appenzel 3.Archer 4. Maienfelt이다. 제일 먼 곳부터 시작해 호텔로 돌아오면서 가까운 곳을 제일 나중에 가는 일정을 세웠다. Maienfelt는 '알프스소녀 하이디'로 유명한 곳이다. 스위스의 작가 요하나 슈피리가 1800년대에 쓴 작품의 주인공인 하이디가 살았던 곳이다. 소설 속의 인물일 테니 진짜 하이디라는 인물이 여기에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두 시간정도 운전해 도착한 곳은 진짜 알프스의 시골 마을 같았다. 네비로 주차장을 찍고 도착해 보니 20여 대정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었다. 단체관광객을 태우고 온 대형버스도 한대 서 있었다. 9월 2일 낮 12시, 날이 엄청 더웠다. 마을은 아주 작아서 돌아보는데 채 30분도 안 걸렸다. 하이디마을 입구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인상적이었다. 크게 볼만한 것은 없었다. 옛날 스위스의 마을이 이렇게 생겼구나 하는 정도를 샘플로 보여주는 듯했다.
차를 돌려 애셔산장(Archer)으로 향했다. 애셔산장에 가려면 에 밴알프(Ebenalp)로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후 하이킹을 해야 한다. 에벤알프 주차장은 상당히 넓었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서 표를 산 후 케이블카에 탑승하면 채 10분도 안되어 올라간다. 거기서 위로가면 음식점 같은 건물만 하나 있고 위쪽에는 별로 갈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래쪽으로 걸어내려 가는 하이킹 코스를 따라 애셔산장에 가는 듯했다. 아랫마을 경치를 내려다보며 내리막길을 20분~30분 정도 가면 야외 음식점 같은 것이 나오는데 이게 애셔산장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아주 작았다. 하긴 높은 산의 비탈 한편에 지은 산장이 크면 얼마나 클까? 바위 한편에 위태위태하게 지은 산장이 세월이 흘러 언젠가는 허물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으려면 계속 수리를 하면서 사용해야 할 듯싶었다. 마침 야외 테이블에 자리 하나가 났다. 맥주와 치즈, 간단한 요깃거리를 시키고 나니 알프스 경치가 눈에 들어왔다.
시간상으로 두 군데 갈만하지 않아 아펜젤은 건너뛰고 St. Gallen (생갈랜)으로 바로 갔다. 주차하고 수도원이 있는 구도심으로 걸어갔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생갈랜수도원 도서관이 궁금했다.
그러나 생갈랜수도원 도서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너무 작았고 볼만한 게 별로 없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과연 유명할만하다는 곳이 있는 반면, 유명세와는 다르게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장소가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감동을 주는가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이 도서관이 나에게는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걸 보여주는 입장료가 너무 과대평가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도서관 천장의 프레스코화만 특이했지만 너무 규모가 작았다. 17만 권의 장서 가운데 2천여 권은 수도사들이 직접 필사한 책이라고 하는데 이런 책을 본다고 감동이 절로 나오지는 않는다. 나는 도서관보다는 오히려 바로크양식의 대성당과 구도심 거리가 더 인상적이었다. 옛날 이 성당과 도서관을 오가며 살았을 수도사들은 행복했을까?
2일 차
스위스 여행 첫날을 그렇게 보내고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 앞 테라스에는 몇몇 여행객들이 하루의 피로를 달래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미리 짜놓은 다음날 스케줄을 봤다.
9월 4일. 1. Luzern 2. Pilatus mt. 3. Kapell bridge 4. Luzern oldtown
독일 콘스탄스에서 스위스의 루체른까지는 차로 1시간 30분 거리다. 왕복 3시간에 가서 구경할 시간을 더하면 하루 꽉 찬 일정이다. 호텔에서 다리를 건너면 바로 스위스 땅이고 1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된다. 가는 길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았다. 수요일 출근시간이 지난 오전시간이라 차도 많지 않았다. 루체른역 주차장에 도착해 역 지하주차장에 세웠다. 역 앞 지상으로 나와서 필라투스산으로 가는 열차표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 물어보니 역 건물 2층으로 들어가면 모든 표를 판다고 한다. 세라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사라졌고, 소피는 세라를 기다리겠다고 역 앞에 있겠다고 한다. 나는 시간을 아끼려고 표를 사러 건물로 들어갔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가 순서가 되어 표를 샀다. 루체른에서 필라투스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우리는 가장 빠른 방법을 택했다. 기차를 타고 알프나흐슈타트까지 20분 정도 간 후, 등산열차를 타고 다시 30분 정도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이다. 올 때는 케이블카를 한 번 갈아타고 크리엔스라는 곳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루체른역까지 오는 것이다. 가는데 1시간 반, 오는데 1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표는 한 번에 구매했다.
필라투스 경치는 멋지긴 했다. 하지만 특별하게 감동을 주는 정도는 아니었다.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운 경치를 많이 볼 수록 감동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산의 아름다움을 좀 더 가까이서 보려면 직접 걷는 하이킹을 해야 하겠지만 그러기에는 좀 더운 편이고 우리는 시간도 많지 않다. 정상까지 등산열차로 올라가서 경치를 보고 케이블카 타고 내려오는 수박 겉핥기식의 여행이 될 수밖에 없다. 내려갈 때는 예정대로 케이블카를 탔다. 중간에 갈아타는 곳에서 한 번 내려서 조금 걸으며 구경을 하고 또 케이블카를 타고 크리엔스까지 내려왔다. 10분 정도 걸어서 버스 타는 곳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루체른 역으로 돌아왔다. 여행안내책자와 구글지도에만 의지해 다니는데, 처음 가보는 나라의 낯선 곳에서 그다지 헤매지 않고 다닐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인터넷 덕분이다.
루체른역 앞에 내리면 바로 앞에 카펠교가 있다. 천천히 걸어서 다리를 건넜다. 14세기에 세워졌다는 카펠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지붕이 있는 다리로 알려져 있고 루체른의 랜드마크다. 로이스강과 다리 건너편 강변 올드타운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풍경이 일품이다. 우리는 다리를 건너 올드타운에 들어갔다. 올드타운 구경을 하다 플라자 한쪽에 위치한 유일한 우동집(한국&일식 식당)을 찾았고 우동과 덮밥 등으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주인(인지 직원인지 모르지만)이 50대 정도의 한국남자인데 서비스업종에서 일하기에는 인상이 좀 강해 보였다. 저 사람은 어떻게 스위스땅 루체른에 와서 우동집을 하게 됐을까 궁금했지만 초면에 물어볼 수도 없고 해서 궁금증을 누르며 식사를 했다.
세라는 쇼핑할 것이 있다며 사라졌고 소피와 둘이서 Coop 슈퍼마켓도 들어가 보고 상점도 구경하며 역 쪽으로 걸어갔다. 1시간 후 세라를 루체른역에서 다시 만나 콘스탄스로 운전대를 잡았다. 루체른에서 콘스탄스까지 1시간 반이면 쉽게 올 줄 알았는데 구글맵이 왜 취리히 시내로 통과하는 길로 안내했는지 퇴근시간의 엄청 복잡한 취리히 시내로 들어가게 했는지 모르겠다. 복잡한 시내에서 운전하려니 신경이 곤두서고 차, 사람, 자전거가 뒤엉켜 혼잡한 길 도심을 빠져나오느라 무척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2시간 반 정도 걸려 호텔에 도착했다.
3일 차
9월 5일. 오늘은 독일땅 콘스탄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 이 지역을 떠나기 전에 가볼 곳으로 정해둔 곳은 라인폭포 (Rhine fall)다. 콘스탄스에서 라인폭포까지는 차로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호텔에서 아침을 여유 있게 먹고 라인폭포에 도착했다. 라인폭포는 높은 폭포가 아니라 넓은 폭포다. 라인강은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를 거쳐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북해 쪽으로 연결되는 강으로 물자를 내륙으로 수송하는 데 사용됐었다. 그중 라인폭포는 스위스 샤프하우젠 인근에 위치해 있다. 폭포의 높이가 높지 않아서인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폭포아래 넓게 형성된 지역에 작은 유람선이 떠다니며 폭포를 여러 각도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우리도 배를 타고 폭포 바로 앞까지 가서 약간의 물보라를 맞으며 구경하기도 했다.
라인폭포에서의 일정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근방의 샤프하우젠 (Schaffhausen oldtown)에 들렀다가 가기로 했다. 샤프하우젠은 스위스 북쪽 끝 독일과의 경계에 있는 중세도시다. 라인폭포에 배가 지날 수 없어서 발달된 도시라고 한다. 이 중세의 도시는 퇴창 (건물 앞으로 툭 튀어나오게 만든 창문)으로 유명하다. 구시가지에는 차가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인근 주차장을 네비로 찍고 주차했으나 어느 방향인지 조금 헤맸다. 다행히 구글맵의 도움으로 구시가지를 찾았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관광객들이 찾아갈 만한 아기자기한 거리가 조성되어 있었다. 거리를 구경한 후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무노트요새에 올랐다. 올라가는 계단 주변을 포도밭이 감싸고 있는 모양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마을풍경과 지붕이 중세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 요새가 16세기에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 당시 여기 살았던 사람들은 500여 년 전에 살았던 유럽사람들인 셈이다. 요새에서 내려가는 마지막 계단 바로 앞에 여래 채의 집들이 연결되어 있는데 발코니에 한 노인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5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후손일까?
호텔로 돌아가기에는 아직 이르다. 호텔 근방의 호수 보덴시 근방의 마이나우섬에 가기로 했다. 규모가 큰 공원으로 여러 정원들이 있어서 가볼 만하다는 곳이다. 마이나우섬까지 들어가는 중인데 세라가 너무 배가 고프다며 식당에 가자고 했다. 너무 시간이 늦어질 듯하고 날씨도 꾸물꾸물해서 마이나우섬은 포기하고 콘스탄스의 호숫가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선택한 식당은 호수 경치가 시원하게 보이는 펍 같은 곳이다. 음식은 양은 많았지만 맛은 별로였다. 맥주 한잔과 함께 좀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어제저녁에 가려다가 미뤄둔 보덴시 온천장에 갔다. 이 온천수영장은 규모가 매우 컸다. 입장권을 살 때 싸우나가 포함된 것을 사겠냐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표를 사고 들어갔다. 그런데 야외 온천수영장에 있다가 사우나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싸우나가 남녀구분이 없는데 그 안에서 사람들이 아무것도 안 입고 앉아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런 싸우나 문화가 거의 없고, 한국이나 일본이라면 남녀탕이 구분되어 있을 텐데 여기는 성별로 나누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 나는 수건으로 살짝 가리고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좀 뺐다. 소피는 내 이야기를 듣고 싸우나엔 아예 들어가지 않았다. 세라는 갔다 온 듯했는데 어떻게 했는지 말하지도 물어보지도 않았다. 나이가 한 두 살이 아니데 뭐 지가 알아서 했겠지. 그래도 좀 당황하긴 했을 거다.
4일 차
9월 6일. 오늘은 콘스탄스를 떠나 그린델발트로 숙소를 옮기는 날이다. 가는 길에 베른에 들러서 구경하고 인터라켄을 거쳐 그린델발트로 올라가기로 했다. 콘스탄스에서 베른까지는 두 시간, 베른에서 그린델발트까지는 1시간 정도의 거리다.
베른까지 가는 길은 아주 쉽다. 교통량도 그리 많지 않았다. 베른역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베른 올드타운을 걸어서 구경했다. 올드타운 거리를 걸으며 구경하다 잠시 앉아 아아이스크림을 먹고 어느 교회도 구경했다. 다리까지 걸어가면 베른 곰공원이 나온다. 다리 위에서 아래에 키우는 곰들을 구경하는 곳이다. 곰공원 앞에 넓게 자리 잡은 음식점에 앉아서 맥주 한잔과 함께 가벼운 점심식사를 했다. 구시가지를 다시 지나서 베른 시계탑을 구경했다. 시간마다 인형쇼를 하는 시계탑 앞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시간이 되었는데도 시계탑 인형쇼는 시작되지 않았다. 인형들이 다 퇴근했나? 베른역으로 다시 돌아가 주차비를 지불하고 그린델발트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인터라켄을 지났다. 인터라켄은 융프라우를 가는 베이스캠프로 많은 호텔들과 음식점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계속해서 그린델발트로 올라갔다. 2차선 도로로 25분 정도 차로 올라가니 그린델발트주차장이 나왔다. 이곳도 호텔과 음식점이 많이 모여있는 융프라우의 베이스캠프인 점은 인터라켄과 마찬가지이나 높은 곳에 있어서 분위기가 훨씬 좋았다. 예약해 둔 샬레
Lehman's herbage에 도착했다. 차도에서 골목으로 한 블록 들어가 있는데 집 바로 앞의 입구가 너무 좁아서 양쪽 백미러를 접고 살살 기어서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샬레는 주인이 살고 있는 스위스의 전통가옥인데 관광객들에게 남은 방을 빌려주는, 말하자면 스위스식 민박 같은 곳이다. 우리는 네 명이 숙박할 수 있는 제일 큰방을 예약했는데 상당히 좁다. 이층 침대가 양쪽으로 있고 가운데 작은 공간, 그리고 화장실과 욕실이 전부다. 그래도 식당이 따로 있아서 주인이 아침식사를 직접 제공하고 방 앞에는 테이블이 놓여있어서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5일 차
9월 7일. 오늘은 스위스여행의 하이라이트, 융프라우(Jungfraujoch)에 가는 날이다. 제발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사실상 융프라우에 올라갈 날은 오늘밖에 없다. 그리고 언제 또 스위스에 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스위스에 오더라도 융프라우까지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레히만스 샬레에서 융프라우에 가는 길은 우선 그린델발트 터미널로 가야 한다. 그린델발트에서 버스나 기차를 타고 터미널에 도착한 후 케이블카를 타고 15분 올라가면 아이거글래처다. 거기서 다시 등산열차를 타고 35분 올라가면 융프라우다. 그 밖에도 여러 방법이 있지만 이게 가장 빠른 길이다. 날씨는 대체로 맑았으나 가끔씩 구름이 지날 때 흐려지기도 했다. 스핑크스전망대, 고원지대, 얼음궁전 등 차례로 구경했다. 티켓을 동신항운 할인권으로 샀더니 매점에서 컵라면도 주었다. 융프라우에서 컵라면을 먹는 게 뭐 그리 대수인지 모르겠지만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그리고 추운 야외에서 먹는 컵라면이 아니라 매점에서 먹는 컵라면이라 맛도 분위기도 별로였다. 그래도 스위스 국기와 사진도 찍고 할 건 다했다. 가만히 앉아서 융프라우의 경치를 바라보는 여유를 즐기고 싶었는데 그럴만한 장소와 시간이 없었던 게 좀 아쉬웠다. 게다가 케이블카를 갈아타고 올라가면서 세라와 헤어졌다가 만나고 소피는 또 세라를 기다린다고 또 헤어졌다. 셋이서 같이 갔는데 융프라우 구경 때는 따로따로 다녔던 게 좀 아쉬웠다. 올 때는 라우터브루넨을 경유해서 그린델발트 터미널에 도착한 후, 버스를 타고 숙소 근방까지 왔다.
아직 시간 여유가 좀 있는 듯해서 피르스트(First)에 올라가기로 했다. 피르스트는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올라가서 케이블카 승차장에서 바로 올라갈 수 있다. 피르스트로 올라가는 케이블카에서 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올라가서의 경치도 피르스트가 훨씬 좋았다. 정상에 매우 큰 야외 & 실내 음식점도 있어서 쉬면서 경치를 감상하기에도 좋았다. 피르스트는 플라이어, 글라이더, 마운틴 카트 등 정상부근에서 내려가는 액티비티가 많았다. 우리도 한 가지를 해보려고 했지만 이미 전부 예약이 차있는 상태여서 할 수가 없었다. 딱히 뭘 타야겠다는 생각이 없었기에 그냥 멋진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융프라우는 과대평가되어 있는 듯했고, 피르스트는 과소평가되어 있는 듯했다.
6일 차
9월 8일. 오늘은 이동하는 날이다. 샬레에서 짐을 챙기고 샬레 앞에 고이 모셔두었던 차로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 - 뮤랜(Murren) - 몽트레 (Montreux)를 거쳐 에비앙 (Evian)으로 가는 일정이다. 라우터브루넨은 융프라우에 오르는 또 다른 베이스캠프다. 융프라우에 갈 때 저 아랫마을에 있는 인터라켄보다는 그린델발트나 라우텐브루넨이 더 좋은 듯하다. 라우터브루넨에서 가장 먼저 간 곳은 트뤼멜바흐 폭포였다. 폭포가 동굴 속에서 내려오는 모양새로 동굴을 따라서 올라가며 폭포를 구경할 수 있는 점이 독특하다. 바로 앞에서 보니 물살도 상당히 세다. 스타우바흐는 마을 언덕에 있어서 길에서도 볼 수 있는 폭포다. 물의 양이 적어서 그런지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스위스에서도 청정마을로 알려진 뮤렌으로 향했다. 해발 1650미터의 아주 높은 곳에 있는 산악 마을이다. 케이블카로 한 번에 높이 올라간 후 산악열차로 갈아타고 가야 한다. 올라가니 맑았다가 살짝 비를 뿌렸다가 다시 맑아지는 날씨다. 아기자기한 마을을 잠시 구경하다 경치가 좋은 음식점 야외테이블에 앉았다. 퐁듀와 수프, 소시지로 점심을 대신했다. 음식점에는 손님들로 꽉 찼다. 올라갈 때의 역순으로 산악열차를 탄 후 다시 케이블카로 아랫마을로 내려왔다. 케이블카로 내려오면서 다녀온 마을을 올려다보니 그 마을이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 실감이 났다.
이제는 몽트뢰를 거쳐 프랑스땅 에비앙으로 간다. 인터라켄 공원을 차로 한 바퀴 돌며 쓱 구경한 후 1시간 50분 달려서 몽트뢰에 도착했다. 몽트뢰는 레만호가 시작되는 지점에 있다. 호수 근방 공원에서는 음악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이 모여 구경을 하고 있다. 뭔가 해서 보니 퀸의 프레디 머큐리 탄생을 기념하는 공연이라고 한다. 보헤미안 랩소디란 명곡을 남기고 간 음악가다. 여기 몽트뢰에서 그를 추모하는 공연이 열리는 이유는 그가 이 지역을 좋아해서 오래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시 호수를 따라 50분 정도 달려 힐튼 에비앙 레벵에 도착했다. 에비앙 물로 유명한 곳이다.
7일 차
9월 9일. 힐튼 에비앙레벵은 넓고 쾌적한 호텔이다. 룸 창문으로 보이는 레만호도, 레만호를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도, 따라 나온 개도 경치가 좋아서인지 여유롭게 보인다. 호텔식당에서 보이는 사람들 중에는 아시안이 거의 없다. 조식뷔페의 종류는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다. 메뉴에는 따로 없는데 옆사람이 오믈렛을 시키길래 우리도 시켜보니 직접 만들어서 가져다준다. 이것들이 있으면 있다고 말할 것이지 모르면 못 먹고 아는 사람만 시켜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오늘은 거의 종일 비가 온다.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다. 스위스 융프라우나 피르스트에 갔을 때 비가 왔으면 곤란했을 것이다. 이렇게 높은 지역에서 내려와 호숫가에 있으니 비가 온다. 호텔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비가 좀 잦아들면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보기로 했다. 호텔 근방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타면 40분 만에 도착하는 곳이 로잔이다. 레만호를 경계로 우리가 있는 쪽은 프랑스, 건너편은 스위스다. 그래서 호수를 다니는 배들이 스위스와 프랑스 국기를 동시에 달고 다닌다. 로잔에 도착하니 또 비가 온다. 선착장에서 가까운 음식점까지 우버를 타고 갔으나 음식점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비수기라 그런지 문 닫은 음식점이 많다. 선착장 근방의 한 중국음식점에 들어가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항구에 엄청 많은 수의 까마귀들이 몰려다니며 하늘을 뒤덮는다. 여기는 왜 이렇게 까마귀가 많은 걸까? 다시 배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소피와 세라는 근처의 코인 런더리를 찾아가서 밀린 빨래를 하고 왔다. 저녁에 근처의 카지노에 갔는데 사람도 별로 없고 기계도 잘 터지지 않아 금방 나왔다.
8일 차
9월 10일. 오늘은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Chamonix Mont Blanc)에 가는 날이다. 1시간 30분 운전해서 샤모니에 도착했다. 넓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몽블랑에 올라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갔다. 넓은 광장에 사람들이 군데군데 기다리고 있다. 왜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이 광장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걸까 의아해했는데 곧 의문이 풀렸다. 표를 사러 가니 지금 올라가는 것은 이미 없고 가장 빠른 것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일단 표를 샀다. 그리고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마을은 아기자기하고 경치가 참 좋다. 멀리 몽블랑 봉우리도 보인다. 마을을 구경하다 음식점에 들어갔다. 오늘의 스페셜 세트메뉴와 퐁듀 등을 시켰다. 식당 내부가 쾌적했다. 테라스가 있는 식당이 개방감이 있어서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을 때우고 시간에 맞춰서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를 두 번 갈아타고 올라간 몽블랑은 아름다웠다. 날씨도 맑았고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옆을 보니 눈 덮인 몽블랑을 등반하는 산악인들이 보였다. 우리는 케이블카로 이렇게 쉽게 올라가는데 산악인들은 엄청 힘들게 한걸음한걸음 올라가고 있었다. 나중에 뉴스를 들으니 이 당시에 몽블랑을 등반하던 한국 산악인 두 명이 조난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9일 차
9월 11일. 여행의 종반이 다가온다. 오늘은 '이브와' (Yvoire)라는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가는 날이다. 아름답다는 기준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는데 어떻게 이브와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100개의 마을을 선정해 놓았고 이브와도 그중의 하나라는 설명을 읽고선 납득이 갔다. 약간의 비가 오락가락해서 호텔에서 우산을 빌렸다. 레만호를 따라 30분 정도 운전하니 마을이 나왔다. 레만호를 끼고 있는 마을이라 작은 선착장이 있다. 여기서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면 스위스 니옹이다. 마을입구에 주차장이 있어서 차를 세우고 마을로 걸어 들어갔다. 아기자기한 마을이다. 카페와 음식점, 선물점이 골목골목에 동화 속의 그림처럼 등장한다. 동화 속을 산책하듯 마을을 구경했다.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이 호텔에서 마지막 밤이다. 일찍 가서 가방도 싸고 수영장에도 가보기로 했다. 비 오는 날에는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하며 피로를 푸는 것이 좋다. 수영을 하고 개운한 기분으로 방에서 맥주도 한 잔 하면 더 좋다. 내일은 세라를 제네바공항에 내려주고 소피와 나는 취리히공항 호텔로 가야 한다. 적어도 4~5 시간 이상의 운전이 될 테니 오늘 푹 쉬어야 한다.
10일 차
9월 12일. 세라를 공항에 내려줘야 한다. 세라의 다음 행선지는 포르투갈인데 제네바공항에서 가는 게 낫다고 한다. 우리는 취리히로 가서 차를 반납하고 취리히공항 힐튼호텔에서 스위스 마지막밤을 보낼 예정이다. 호텔에서 제네바까지는 취리히의 반대쪽으로 1시간 거리다. 세라를 내려준 후 취리히로 가려면 3시간 정도 다시 위로 올라가야 한다. 호텔조식을 먹고 넉넉하게 출발했다. 한참 가는데 타이어 에어가 부족하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주유소에 들러 에어 넣는 기계를 찾으니 휴대용 밖에 없다. 그걸로 에어를 넣으려 하니 잘 안된다. 주유소에 있던 다른 운전자가 도와주겠다고 해보더니 역시 안된다고 한다. 다른 주유소에 가도 역시 마찬가지다. 할 수 없이 별일 없길 바라며 그냥 가기로 했다. 가까스로 세라를 시간에 맞게 제네바공항에 내려주고 취리히공항 방향으로 달렸다. 중간에 잠시 점심을 먹고 무사히 취리히 공항에 도착했다. 차를 반납하고 호텔셔틀로 호텔에 도착했다. 저녁시간이 다 되어오지만 몇 가지 선물을 살려고 호텔셔틀을 이용해 취리히 시내로 나왔다. 쿱에 들러 스위스 초콜릿과 과자등 몇 가지를 산 후에 타이-중국식 음식점에 들어가 저녁을 먹었다. 내일은 암스테르담을 거쳐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날이다.
11일 차
9월 13일. 암스테르담에서 항공기를 갈아타고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라스베이거스엔 여러 번 갔지만 새로 생긴 리조트월드는 처음이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근방에 콘래드, 크록포드, 힐튼의 세 가지 브랜드가 연결된 아주 큰 규모의 호텔이다. 우리는 그중에서 힐튼에서 묵었다. 라스베이거스라 방 크기가 넓었다. 카지노에도 갔는데 금세 몇백 불을 잃고 말았다. 스트립까지 걸어서 파리, 플래닛 할리우드 등에서도 카지노에 들렀는데 여기도 그다지 승률이 높지가 않는 듯하다. 잃더라도 땄다잃었다하면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일부러 승률을 낮춰놓았는지 너무 빨리 돈을 뺐아만가는 기계가 야속하다. 캐시가 없어서 카지노에 있는 ATM으로 돈을 좀 찾았는데 앞으로 카지노에서 ATM 은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겠다. 나중에 보니 이것저것 합쳐서 수수료를 찾은 금액의 25%나 붙인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하루 쉬고 다음날 하와이로 돌아왔다. 이번 여행도 무사히 잘 다녀올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여행을 하면서 돈을 많이 쓰기도 하지만 보고, 느끼고, 깨닫는 것이 참 많다. 앞으로도 다닐 수 있는 한 많이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