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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seeker Mar 08. 2022

노릇노릇 잘 구운 삼겹살

3겹살 9워먹는 날

39 데이는 노릇노릇 잘 구운 삼겹살 먹는 날

데이 시리즈가 되었네


주로 국물이 자작자작하게 있는 불고기 형태로 먹었었다.

기름 튀기듯이 구워 먹는 삼겹살을 포함한 돼지고기가

상에 오르는 경우는 없었다.

반찬으로든 생일상과 같은 특별히 준비된 날에도 쇠고기를

이용한 고기 음식을 먹었었다.


6대 종손인 종갓집 맏며느리로 명절뿐 아니라 일 년에 몇 차례씩  있는 집안 행사와 제사들로 항상 많은 음식과 일들이

가득한 고향으로 삼 남매와 함께 비포장 길을 버스를 갈아타가면서 다녀야만 했던 고단한 종부의 삶.

막내인 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여름

엄마는 중환자실에서 허물을 한 꺼풀 벗어내고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생을 연장하셨다.

I형 당뇨,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역할이 다 망가져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당뇨 환자로서의 삶 속에 실제 정기적으로 병원을 가시는 때를 제외하고는 여느 어머니와 같이

살림과 삼 남매의 학업과 입시를 함께 발맞추는

사랑 많고 정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단지, 늦게서야 알았지만 크면서 먹고 자란 음식은

요즘 사람들이 건강식이라고 불릴 만큼 싱겁고 조미료 없는

자연식 음식들이 대부분이었다.

몽글몽글해 입 속을 헤집고 다니는 보리쌀이 섞인 게 싫고

하얀 밥을 시커멓게 물들이는 콩밥이 싫기도 했지만

달리 투정하며 자란 타입은 아니었다.


한참 식욕이 왕성하던 고교 시절

집에서 불판에 붉은 살의 쇠고기가 아닌

흰 비계와 함께 분홍빛을 띄는 돼지고기를 구워 먹긴 처음이었다.

먹성 좋은 아들에게 한우만 팔던 시기 쇠고기로 양껏 먹이기 힘드셔서 택한 고육지책이었겠지만ᆢ

사실 그 시절 혼자 불판에 앉으면 돼지고기 두 근은 조각 몇 개 남길까 하게 먹어치웠었다.

(두 근이면 1.2kg이니 요즘 넉넉히 주는 고깃집 200g 기준으로도 6인분이다)


삼겹살을 먹을 때면 엄마가 구워주시던 추억이 떠오른다.

이젠 이 맛있는 돼지고기를 드시지 못했고 못하시는 엄마가

안타깝고 그립다.


내일은 39 데이

다들 현명한 선택으로 우리나라 리더를 잘 뽑기를ᆢ

그리고 삼겹살 구워드리며 효도하는 날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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