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이 많이 드는 정신 건강 챙기기

by 용수

출산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아주 많다. 이 작은 생명체가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했다. 시간을 빨리 가게 만들고 그 시간의 주인마저 아기가 되었다. 매일, 24시간은 내 시간이 아니라 아기의 시간이다. 무엇을 하든 아기에 온 신경이 가 있고 항상 예의주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의외로 휴대폰을 보는 시간이다. 당연히 줄어들었겠지?라고 생각했겠지만 아니다 늘었다. 출산 전엔 일부러라도 휴대폰을 안 보려고 노력했다. 휴대폰 대신 책을 읽고 다이어리를 쓰고 말 그대로 휴대폰 보는 시간을 관리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아예 노력을 하지 않는다. 육아에 지친 몸과 정신의 휴식을 위하여 아무 노력과 생각이 필요 없는 휴대폰을 찾게 된다.


사실은 휴대폰으로 sns를 하거나 릴스, 숏츠를 보는 게 진정한 휴식이 아니라는 걸 알고는 있다. 빨리빨리 돌아가는 자극적인 영상으로 뇌가 쉬지 못한다. 하지만 아기가 낮잠 자는 꿀 같은 틈새시간에 혹은 육퇴 후에 침대에 누워서, 소파에 누워서 가장 편하고 빠르게 쉬는 느낌을 주는 것은 ‘그것‘ 뿐이다.


또 마치 보상심리처럼 내가 육아도 하는 데 휴대폰 좀 보면 안 되냐!라고 나에게 말하면서 애써 정당화시킨다. 육체든 정신이든 건강을 챙기는 건 쉬운 게 아니다. 육체 건강을 위한 운동도 다짐부터 결제, 운동복, 운동 가려고 집을 나서기 등 품이 많이 드는데 정신 건강을 위한 것은 얼마나 품이 많이 들겠는가. 운동은 트레이너가 도와주기라도 하지만 정신 건강을 챙기는 건 누가 도와주지도 않는다. 스스로 해야 한다.


휴대폰을 보는 것도 습관인 것처럼 안보는 것도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 다만 혼자만의 사투로 괴로울 뿐.. 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느냐 묻는다면 휴식의 질, 조금 더 의미 있는 시간 소비, 멍함에서 벗어나 맑은 정신을 갖기 위해서 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힘든 디톡스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인스타그램을 10회 정도 들어간다면 처음엔 한번 정도는 브런치에 글을 쓰고 그다음 날 또 한 번은 책을 펼쳐 몇 장이라도 읽어보고 그러면 된다. 그래서 나도 방금 인스타 대신 브런치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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