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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 Oct 30. 2023

뽈레, 갈 곳 잃은 데이터 이전 지원으로 만든 임팩트

미식 플랫폼 뽈레의 관찰을 통한 발 빠른 실행

맛집 플랫폼 망고플레이트가 10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망고플레이트는 11년간 운영된 서비스로 '홀릭'이라는 헤비 유저 그룹과 다양한 맛집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사용자들이 작성한 맛집 리뷰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고 안내했는데요, 공지를 읽었을 당시 리뷰를 CSV 파일로 다운받아서 얻다 써! 하는 생각을 했던 건 저의 성급한 판단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 닫는 플랫폼에 쌓아둔 리뷰를 이사시켜 준대요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개인적으로 애용하고 있는 맛집 플랫폼 뽈레에 데이터 이전 지원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망고 플레이트에서 작성했던 리뷰 데이터를 뽈레로 이전해 준다는 것인데요. 뽈레 아이디와 망고 플레이트에서 내려받은 CSV 파일을 업로드해 신청하면 됩니다. 그것도

망고 플레이트에 작성한 식당 리뷰 내용과 사진을 그대로 이전하면서 (일일이 옮기지 않아도 됨)

해당 리뷰를 작성했던 일자를 그대로 뽈레에 옮겨줍니다. (오랫동안 기록을 해 오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작성일자 보존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공감하실 거예요.)

리뷰뿐 아니라 '가고 싶다' 데이터도 뽈레의 유사한 기능인 '핀'으로 임포트 가능합니다. (실제 리뷰와 위시리스트 데이터 구분까지!)



뽈레 대표는 서비스에 신규 유입된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수작업으로 옮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자동 데이터 이전을 지원하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지난주 기준, 망고플레이트의 VIP 사용자 그룹인 '홀릭' 유저들의 70% 이상이 데이터 이전을 신청했으며, 이전된 리뷰 수는 약 10만 개, 사진 수는 50만 개로 이는 전체 망고플레이트 리뷰 데이터의 10%를 넘어서는 양이라고 하네요.


뽈레가 2022년 11월 인터뷰에서 누적 71만 개의 리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었는데요. 1년간 리뷰가 쌓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순식간에 서비스 핵심요소인 리뷰 볼륨을 10% 이상 성장시킨, 그야말로 엄청난 임팩트를 만든 실행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망고플레이트에서 다운받은 CSV 데이터 일부입니다. 첫 번째 항목인 일련번호는 망고플레이트에서 각 리뷰에 부여한 키값이고, 식당을 매칭할 수 있는 데이터는 식당 이름과 지점명, 주소 정도일 겁니다.


모든 서비스에서 동일하게 사용하는 코드화된 ID가 아닌, 자연어로 된 식당 이름과 주소를 가지고 뽈레의 데이터와 매칭해 데이터를 임포트 하는 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소 정보가 어느 정도 표기가 규격화되어 있다 하더라도요.)


뽈레의 심플한 데이터 이전 신청 폼 뒤에는 개발자와 데이터 엔지니어의 노력, 복잡성이 숨어있을 거예요. 공지 댓글을 보니 뽈레팀에서는 데이터 이전을 위해 앱 업데이트도 하고, 사이드이펙을 수시로 수정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얻은 건 리뷰와 사용자, 그리고 신뢰

뽈레의 데이터 이전 도움을 받아 이사했음을 밝힌 유저 콜린비(@colin_beak)의 망고플레이트 프로필(좌), 뽈레 프로필(우)

리뷰 데이터뿐이겠습니까. 리뷰와 커뮤니티 위주의 서비스에 중요한 신규 사용자도 꽤나 많이 유입되었을 겁니다. 망고 플레이트의 서비스 종료를 코앞에 두고 많은 사용자들이 순조롭게 뽈레로 온보딩 하고 있네요. 확실히 한 달 전에 비해 리뷰 데이터가 풍부해졌음이 체감됩니다.


갈 곳 잃은 리뷰어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발 빠른 실행을 통해 만들어낸 멋진 성과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맛집 리뷰 서비스는 인접한 다른 서비스와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 지도 앱에서 바로 '음식점' '카페' 검색해서 리뷰를 보고 예약, 결제까지 할 수 있고요.

인스타그램에는 사진과 영상을 활용한 매력적인 맛집 리뷰가 많습니다.

감각적인 장소를 소개해주는 데이트립과 같은 서비스도 비슷한 니즈를 가진 사용자를 공유합니다.


뽈레는 폐쇄 플랫폼으로 시작된, 리뷰어 신뢰도가 높은 서비스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리뷰 자원을 얻고 신규 유저도 확보했으니 굳히기와 성장을 꾀할 타이밍입니다.


마치 캐치테이블이 예약을 중심으로 이제는 하나의 맛집 탐색 플랫폼으로 자리한 것처럼 뽈레만의 중요한 한 가지 피쳐 프로그램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게 콘텐츠일지, 새로운 예약 서비스일지, 추천일지, 무엇이든 뽈레의 진정성 있는 리뷰와 리뷰어들이 정체성으로 또렷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는 방향이어야겠죠.


왜 지도앱도, 인스타그램도, 데이트립도 아닌 뽈레에서 맛집을 탐색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많은 사용자에게 제시할 수 있게 될 뽈레의 행보를 기대합니다.





[스타트업 단신] 정육각,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어떤사람들, 채널코퍼레이션, 놈놈놈

https://platum.kr/archives/215899

신뢰받는 맛집 앱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뽈레 인터뷰

https://outstanding.kr/polle202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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