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위원 sidiny
이 글은 내가 지난겨울 계절학기 기말 과제로 제출했던 글을 기반으로 한다. 자기계발서와 관련한 동료 편집위원들과의 세미나를 통한 의견도 다수 실려있다.
먼저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에게 친구란 무엇인가? 누구는 꽤 그럴 듯하고 훌륭한 대답을 할 것이고, 다른 누구는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할 것이 다. 모쪼록 좋다. 전자의 독자들에게 다시 묻겠다. “당신의 대답은 정답인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이 글은 앞선 두 번의 질문 중 후자에 대한 답변이자 과거의 나에 대한 반성이다. 삶의 정답은 무엇일까? 아니 그보다 먼저, 정답이 있기는 한 걸까?1)
현대는 ‘자기계발서 전성시대’라고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더 나은 인간관계를 위한 내용이 담긴 자기계발서, 창업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자기계발서뿐만 아니라 커리어에 대한 자기계발서도 있고, 심지어 나이에 따라 읽도록 하는 자기계발서도 있다.
사진1. 책 세 권이 나열되어 있고, 왼쪽부터 '20대, 공부에 미쳐라',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 '40대, 다시 한 번 공부에 미쳐라'라는 제목을 갖고 있다.
이렇듯 자기계발서의 범위는 아주 넓다.2)
이 글에서는 수많은 분야의 자기계발서 중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계발서로 범주를 한정하고자 한다. 다른 분야들을 깎아내리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기계발서 중 인간관계 분야를 주로 읽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인간관계와 소통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엄청나게 많음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을 보면, 유명 강연자뿐만 아 니라 일반인도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영상으로 찍어 업로드한다. 심지어 자격증이나 학위를 갖추지 않은 몇몇 1인 방송인들도 인간관계 혹은 연애에 대한 상담소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을 것이기에 이 글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계발서에 집중하여 논하기로 한다.
나의 MBTI는 ENFJ이다. 주변 사람들은 ‘너는 친구 많잖아. 아까도 가는 길에 아는 사람이랑 인사하던데?’, ‘넌 이미 ENFJ여서 사람들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고생이야’라며 나를 굉장히 사교성 깊은, 흔히 말하는 ‘인싸’라 생각한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나의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DM은 텅 비어있다. 항상 약속이 가득 차 있고 사람과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이지만, 그 누구보다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받고 인간관계에 어 려움을 겪는 것. 이것이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내 본모습이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원활한 인간관계를 갖고 싶었고, 나 혼자 상처를 받는 일이 없어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래서 ‘인간관계’와 관련된 자기계발서와 인터넷 강연에 손이 많이 갔다.
내가 스스로 느낀, 개선해야 할 점은 너무 감정적이라는 것이었다.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해서 그것에 사로잡힐 때가 많았고, 어릴 때부터 지금 이 순 간까지 계속 지적받은 점이기도 했다. 그래서 감정에 대한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다. 감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학교 도서관에 가 감정과 관련된 책을 대출해 읽었고, 책에서 주장하는 방법을 사진으로 찍어놓은 후, 그대로 받아들여 실천하려 했다. 예를 들어보면, 감정적이었던 나에게 “화가 날 때는 터뜨리지 말고, 진정하라. 이후 왜 당신이 화가 났는지 생각해 보라. 그리고 상대에게 ‘나는 ~해서 ~를 느꼈어’라고 말하라”라는 조언이 눈에 들어왔다. ‘화’뿐만 아니라 다른 감정에 대해서 모두 같은 방식을 사용해도 좋다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났다. 내가 평소 하던 행동들과는 정반대를 실천하려다 보니 사실상 실행이 어려웠고, 실패는 습득한 내용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을 낳아 점점 자존감은 낮아졌다. 감정에 지배당하던 나라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감정을 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3) 결국 자기계발서가 나를 위한 통로가 아니라 벽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되돌아보면 그때는 자기계발서의 내용들을 ‘정답’으로 여겼다. 이에는 여 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의 문제상황 그리고 문제상황에 대해 제시되는 해결책에 완전히 설득당해 맹신했던 것이라 추측한다. 작가들은 분명 나보다 권위가 있고 더 훌륭한 사람이라 여겨 비판적 사고를 하지 못했었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라는 격언을 무시한 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고 싶다. 왜 내가 자기계발서의 내용을 맹신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비판적 사고를 하지 못했는가. 혹자는 ‘네가 문제야. 왜 그렇게 행동했어?’라고 생각할 수 있고, 사실 자기계발서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자기계발서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모든 자기계발서의 작가는 사회적인 인정을 받은 사람이다. 어느 대학의 교수, 어느 기업의 사장처럼 나와 같은 일반인과는 너무나 달라서 올려다보게 되는 사람이다. 그런 이유에서 학창 시절 우리가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듯 작가들의 권위에 의해 그들의 말을 따르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는 자기계발서의 어투도 한몫을 한다. 그들의 어투는 이렇다: ‘~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 ~이 원인일 것이다. ~와 같은 방법 을 사용해 보라’의 분석적이고 명령적 어조가 강하다. 정리하면, 문제상황에 아픔을 겪는 상황 그리고 이에 대한 권위 있는 사람의 분석적―명령적 어조를 통한 해결책 제시가 악영향을 불러오게 되어 그들의 말을 의심 없이 ‘정 답’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물론 자기계발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아프게 되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지?’ 하지만 현재 겪고 있는 아픔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있다는 것은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기에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즉 자기계발서가 사람들에게 심리적 위로를 주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소외감과 단절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자기계발서는 타인과 자신이 유사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 심리적 보상을 줄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계발서를 읽는 사람들은 인간관계 혹은 소통에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고, 문제를 겪은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좌절감에 빠지게 되어 체념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기계발서는 일종의 희망이 되어줄 수 있다. 다시 한번 의욕을 가지고 사람을 대해 볼 용기를 줄 수 있고, 운이 좋아서 자기계발서의 조언이 제대로 통한다면 문제상황에서 벗어나게 되니 말이다. 꼭 이 정도로 심한 문제상황이 아니더라도, 작가의 경험과 생각이 자기계발서에 녹아 있기 때문에 자신과는 다른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 역시 자기계발서의 장점이다.
그러나 자기계발서에도 부작용이 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작가의 권위와 명령조로 인해 의심 없이 내용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뿐만이 아니다. 많은 자기계발서는 경쟁을 당연한 것으로, 그리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성공으로 받아들이게 한다.4) 이를 인간관계의 자기계발서에 적용해 본다면, 경쟁은 나의 인간관계와 타인의 그것을 서로 비교하는 것, 그리고 성공은 더 나은 인간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다. 더 나은 인간관계가 도대체 무엇인가? 물론 싸우기만 하고 지치는 인간관계보다는 즐겁고 행복한 사이가 더 낫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인간관계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나만 묻겠다. 당신은 항상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인간관계를 선호하는가, 아니면 혼자 있거나 소수의 사람만 곁에 있는 인간관계를 선호하는가? 각 개인이 어떤 성향인지 말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둘 중 더 ‘나은’ 인간관계를 단정 짓기란 불가능하다. 단지 개개인별로 ‘선호’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 사실이 너무 자명하다고 느낄 것이다. 혹자는 당연한 소리 좀 그만하라며 소리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다시 짚어 본 이유는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외면하고 무시했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의 조언이 절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정답처럼 여기고 따르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 조언을 믿을 필요도 없고, 곧이곧대로 따를 필요도 없는데 말이다. 이 점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고, 그렇기에 이 상황이 문제임을 밝히고 싶다.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자신의 ‘조언’이 정답이 아님에도 정답으로 간주해 따르도록 한다는 특징. 이것이 바로 내가 ‘정답’과 관련하여 자기계 발서를 가져온 이유이다. 우리의 삶은 수학 문제나 수능 문제가 아니기에 정답은 없다. 지금 당장의 상황에 ‘좋다’, ‘나쁘다’, ‘이대로였으면 좋겠다’, ‘벗어나고 싶다’ 등의 가치를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긍정적인 상황이 정답이고 부정적인 상황이 오답인 것은 아니다. 단순히 예를 들어, 당신이 유럽 여행을 갔다가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여행은 오답인가? 물론 이상적인 여행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단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 것일 뿐이며 (돈이 많이 드는 것은 슬플지 몰라도) 오답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반복해서 말하지만, 자기계발서는 책의 주장을 정답처럼 여기도록 한다. 인간관계, 더 나아가서 삶에는 사람의 수에 비례하는 ‘길’이 있다. 그 길은 고속도로일 수도 있고, 일반 국도일 수도 있지만 산을 타고 강을 건너는 험준한 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고속도로’만이 길이라고 주장한다. 모두 다 ‘길’이라는 본질을 무시한 채 말이다.
고속도로. 사람에게는 이동시간을 단축하게 해 줄 수 있는 훌륭한 길이다. 그러나 다른 길보다 큰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는 길이기도 하며, 고라니에게는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아주 위험천만한 길이다. 설령 자기계발서가 ‘고속도로’라고 주장하는 길이 다수의 사람에게 ‘고속도로’가 되어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길일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나의 문제상황에 도움이 된다고 소개된 해결책들은 오히려 나에게 더 큰 아픔을 주었던 경험이 있다. 자기계발서를 출판하지 말고 이를 읽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절대 말리지 않는다. 다만 자기계발서의 ‘조언’이 ‘정답’이 아닐 수 있고, 적어도 나에게는 정답이 아니었다. 이 점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자기계발서가 제안한 길이 정답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 다른 길이 있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나는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 ‘대안 경로’를 알려주고 있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대안 경로는 원래 길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더 큰 비용이 들 수도 있으며, 지금 가는 길보다 더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와는 맞지 않고 수개월 동안 나를 힘들게 하던 길을 가는 것 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나는 긍정의 대답을 표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모든 것이 비단 자기계발서 그리고 인간관계에만 해당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현재 이과 계열에 재학 중이다. 이과 계열의 일반적인 코스는 자신의 전공 수업을 열심히 듣다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 학위를 취득해, 이후 연구원으로 취직하거나 교수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전공뿐만 아니라 타 단과대 전공도 수강하고 있고, 그 무엇보다도 학내 언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 심지어 나조차도 이것이 일반적이지 않음을 알고 있고, 속된 말로 ‘현타’를 느끼거나 후회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도전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도전하지 않았다면 분명 눈에 밟혔을 것이고, 도전한 끝에 ‘이런 점은 나랑 맞지 않는구나’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니까. 일반적인 코스가 정답이 아니듯 나의 선택 역시 오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학년이 되고서 전공에 진입한 나는 진로개발세미나를 수강했다. 내 학과를 졸업한 선배님을 모셔 그분의 인생 스토리를 듣는 수업인데, 이 수업은 나를 개안시켰다. 앞서 말했다시피, 내가 생각했던 진로는 대학원 진학 혹은 교직 이수가 전부였다. 다수가 따르는 길이거나, 주위에서 자주 접하는 직업들이었다. 그러나 세미나에 오신 선배님 중에는 물론 연구원이나 교수로 재직하시는 분도 계셨지만, 이분들이 전부는 아니었다. 과학 큐레이터, 신문 기자, 심지어 변호사분도 강연자로 오셨다. 더 놀라웠던 점은, 자신만의 목표와 열정을 가지고 확실한 자신만의 길을 걸으신 분들도 계셨지만, 어쩌다 보니, 우연히, 하다 보니 이런 직업과 일을 갖게 되었다는 분들도 나의 예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외려 후자가 더 많았다. 수업을 듣기 전에는 여전히 진로에 대해서 나의 적성과 미래를 확실하게 가지기를 바랐지만, 많은 선배님의 스토리를 듣고 난 후 조금 더 편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래. 삶에 정답은 없다. 길을 여러 번 바꾸어도 괜찮고, 심지어 스스로 길임을 인지하지 못해도 괜찮을 것 같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이라면 이런 질문이 떠오를 것이다: “삶에 정답이 없다면, 너는 어떻게 살 건데?” 맞다. 중간에 잠시 인간관계를 뛰어넘어, 더 큰 단위인 삶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 글의 시작은 나의 인간관계 문제였고,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인간관계는 참 어렵다.
다시 정리해 보자면, 인간관계에 대한 자기계발서는 독자를 마치 ‘당연한 말조차 모르는 사람’으로 간주해 장황한 ‘연유’까지 언급해 가며 설득한다. 결국 자기‘계발’서는 나에게 와서 자기‘비난’서가 되었다. 이제는 안다. 인간관계에는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는 것을. 그럼에도 여전히 인간관계는 어려우니 극복 방법을 찾고자 했다. 놀랍게도, 이미 방법은 내 안에 있었다.
Flexibility, 초등학교 때 유연성이라고 외웠고, 나에게는 고통의 단어였다. 단 한 번도 다리 찢기 등 유연성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항상 마이너스였다) 그러나 수험생 때를 떠올려보면, “상 황에 ‘유연하게’ 대처한다”의 맥락으로 주로 사용되었고, 잘 적응한다는 의미로도 느껴졌다.
그렇다. ‘Case by Case’라는 말로 대표되는 ‘유연성’이라는 능력에 집중하고자 한다. 내가 엄청난 예지력을 가져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문제를 예측해 모든 대안을 생각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발생해버린 각 상황에서 적절한 태도를 취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이다.
이를 심리학에는 ‘인지적 유연성’이라 한다. 인지적 유연성이란 개인이 처한 상황에 순응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유연함을 가지는지를 의미 하는 것이다.5) 여러 실험과 검증에서, 인지적 유연성이 높은 대학생이 더 적응을 잘하며, 대인관계의 갈등 상황에서도 더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6) 이 또한 정답은 아니겠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어쩌면 인간관계에서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솔직히 말하면, ‘인지적 유연성’이라는 말도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다. 도대체 그 누가 “인간관계는 상황에 따라 알맞게 대처하십시오”라는 말을 몰라서 많이 아파하고 있을까? 더 나아가 이 글 전체가 너무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글이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점이 있다는, 자조적인 평가를 해 본다.
인간관계는 참 어렵다.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그래서 나의 고민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어떤 점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괜찮아질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지금 내가 찾은 ‘대안 경로’와는 다른 길을 미래의 내가 걷게 될지도 모른다. 역시 ‘현재진행형’ 이라 글의 마무리로서는 이런 열린 결말에 아쉬운 마음도 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강하게 내 의견을 피력할 의도는 없었다. 단지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기록하고 싶었다. 자기계발서를 정답처럼 여긴 사람과 자기계발서의 조언이 도움이 되지 않았던 사람. 그 리고 바라건대,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 그 사람 역시 ‘현재진행형’일 테니까. 그럼에도 ‘그래서 이 글의 주장이 뭐죠?’라고 묻는다면, 나는 “삶에 정답은 없습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글을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가지 묻고자 한다. 당신만의 ‘대안 경로’는 무엇인가?
1) 혹여나 이 글을 나의 친구들이 읽게 될 때를 대비해 말한다. 이 글은 그 누구의 잘못도 밝히고 있지 않으며, ‘그냥 그랬다’ 정도의 회상으로 읽어 주기를 바란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생판 모르는 남의 이야기로 읽어 줬으면 좋겠다.
모든 분야의 자기계발서를 읽어보고 글을 쓸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3)이것 말고도 사실 많은 조언들이 있었지만, 내가 여전히 노력하는 내용 중 하나라 이를 가져왔다. 다른 조언들은 크게 따르지 않고 있지만 이 내용만은 지켜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4) 송현, 안관수(2013), <자기계발서 전성시대와 힐링 인문학>, <<디지털융복합연구>>, 11:11, 783-793
본 논문은 ‘사업’ 혹은 ‘성공’과 관련된 자기계발서를 지적한다. 이를 ‘인간관계’와 관련된 자기계발서에도 적용하는 시도임을 밝힌다.
5) Martin, M. M. & Rubin, R. B(1995), <A New Measure of Cognitive Flexibility>, <<Psychological Reports>>, 76, 623~626
6) 최희선, 이수진(2023), <대학생의 대인관계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자기자비, 심리적 안녕감의 구조적 관계>, <<미래를 여는 청소년 학회지>>, 20권 4호, 155~177
별책 1. 함께 읽어보면 좋은 논문들 (단지 참고용으로만 읽어주길 바란다.)
1) 임윤서 (2013) 대학생용 자기계발서의 구성과 서사전략연구-『아프니까 청춘이다』, 『드림 온』, 『스무살, 절대 지지않기를』비교-, 한국시민윤리학회보, 26:2, 23-46
이 논문은 자기계발서를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인간관계를 주제로 하지 않는 자기계발서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어 자기계발서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에 도달하기 좋다.
2) 정옥년. (2014). 심리적 자기계발서의 자아 구성 특징 분석. 독서연구, 31(0), 129-163.
이 논문은 자기계발서를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이 역시 1) 의 논문과 함께 자기계발서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별책 2.
참고문헌
송현, 안관수(2013), <자기계발서 전성시대와 힐링 인문학>, <<디지털융복합연구>>, 11:11, 783-793
Martin, M. M. & Rubin, R. B(1995), <A New Measure of Cognitive Flexibility>, <<Psychological Reports>>, 76, 623~626
최희선, 이수진. (2023). 대학생의 대인관계 스트레스, 인지적 유연성, 자기자비, 심리적 안녕감의 구조적 관계. 미래청소년학회지, 20(4), 155-177. 10.34244/JFOYS.2023.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