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없는 날

타조

by 문우편집위원회

보아라

예정된 그날이 왔다

우리는 알록달록 빛나는

투명 천을 뒤집어쓰고

복도 끝 자판기 앞에서

신부 측 일반 손님용 원탁에서

학생회관 뒤편 흡연장에서

(그리고 당연히 네 옆에서)

메롱을 하며 딴스딴스를 춘다

동공이 흔들리고 발걸음이 빨라진다는 건

이제 네가 이 파티에 뉴비라는 뜻이야

보여요 엉엉하고 대답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괴롭게 꾹꾹이를 해주지

해가 중천에 뜬 오후 6시가 되면

우리는 샛노란 거리로 몰려나와

품 안에서 한 자루씩 권총을 꺼내

구름 없는 하늘로 방아쇠를 당긴다

체리빛 꽃가루와 입을 맞추며 걷는

여기는 재채기 소리처럼 명랑한 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