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 71호 독자모임

정리정돈 편집위원 단(丹)

by 문우편집위원회


일시 : 2025. 07. 14.
장소 : 을지로 일대의 카페

참가인원
고대문화 : 하영, 수민, 정후, 서연
문우편집위원회 : 단(丹), 포도, 지구인, 고요, 에멜무지로



1. 외부 디자인 및 내지 구성


포도 이번 표지 색이 강한 빨간색인데, 제가 이렇게 하자고 의견을 냈습니다. 한창 집필 중이던 1~2월에 나라가 시끄럽고 탄핵집회가 이어졌는데요, 빨간색이 사람들 인식 속에서 국민의힘 정당을 상징하게 된 것이 싫었고, 그래서 본디 투쟁의 색이었던 빨간색을 다시 뺏어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목에는 양희은 선생님의 노래를 인용해서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를 넣었는데요, 민중가요와 빨간색을 함께 제시해서 투쟁의 색, 빨간색을 되찾고자 하였습니다.


정후 제목과 표지가 메인기획과 특별기획, 이 두 가지 기획이랑 다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기후위기를 떠올리면 뜨거운 지구온난화가 생각나고, 게다가 탄핵정국에서 집회 나갈 때 많이 부른 민중가요 가사이다보니 적절하게 디자인이랑 제목이랑 어우러진 것 같습니다.


수민 우주 배경의 내지 디자인은 PDF로 읽는 것보다 책으로 읽는게 더 예쁜 것 같아요. PDF로 읽을 땐 글자가 잘 안 읽혀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2. 편집장 서문 / 유연


포도 문우는 학기 중에 메인세미나를 진행하는데, 그러면 방학 때 나오는 글이 메인세미나 주제에서 자연스럽게 메인기획으로 이어지곤 했어요. 작년 2학기 메인세미나 주제가 ‘기후위기&자본주의’였고, 많은 분들이 그 주제로 쓰려고 하셨는데 시국에 따라 많이들 변했습니다.


정후 기후위기나 내란사태나 다 크고 거대한, 한 개인이 이겨내지 못할 재난과 같은 사고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안부를 묻는 것, 생존 자체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는 걸 안부를 물어서 표현해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단(丹) 유연이 편집장으로서 편집위원을 보호하고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 시기를 함께 잘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묻어나서 그때의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유연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끼는 글이기도 하고, 이런 시국에서 같이 해줘서 고맙다는 마음도 느껴져요. 덕분에 “시대와 박자를 맞춰 숨쉬며,” 라는 마지막 문구처럼 유연이랑 같이 숨쉬는 그런 교지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3. [메인기획] 스크린 너머의 물질세계 / 펭


포도 처음 기획안이 나왔을 때 글의 참고문헌이 어마어마해서, (펭이) 많이 부담 가진 상태로 썼을까 봐 편집회의 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그럼에도 잘 정리된 글을 써 줘서 고마워요. 이 글이 저희 탄핵시국에 묻힐 뻔한 저희 메인세미나 주제를 잘 살린 글이어서 펭에게 고마웠습니다.


정후 글을 읽을 떈 몰랐는데, 이 글이 뒤에 나오는 단(丹)님의 글이랑 연결되어 보이길래 흥미로웠어요. 땅을 잊고 살아가면서 그 자리를 대체하는게 기술, 금융자본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글이 단(丹)님, 펭님의 글이라서 감사하게 읽었고, 평소에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잘 짚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녹색거짓말 파트에서 ‘자본이 어떻게 물질성을 지우고 친환경적인 척을 하면서 자신들의 산업을 늘리는가’에 대한 부분 말고, 그 전에 ‘한 제품이 생산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질들이 나오는지’에 관한 예시가 좀 더 많은 것 같아서 녹색거짓말 쪽의 분량이 더 길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수민 저도 편집장 서문에서는 개인에게 의무를 지우는게 정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던졌는데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해 의문을 던지보다 개인적 차원의 행동도 논의하면서 의무가 지워지지 않았나 싶었어요. 개인이나 국가적 차원에서 개인적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 기후위기를 이런 식으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전략을 쓰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도 같이 지적했으면 더 재밌는 글이 되지 않을까 해요.


지구인 펭이 많이 고생했던 걸로 기억해요. 주제가 광범위하잖아요. 글에서 어디까지 다룰 수 있을지에 대해, 또 해결책이 아주 명확한 문제가 아니다보니까 여러 이야기를 글에 다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던 거 같아요.




4. [메인기획] 공동체를 향한 상상 / 함함


정후 작품을 통해서 대안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는 작업을 되게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었고,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의 내용이 되게 흥미롭더라고요. 다만 글을 시작할 때 기후위기에 관한 내용이랑 돌봄에 관한 내용. 기후위기의 해결책으로서 돌봄의 내용을 써주시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에 대한 분량이 조금 많이 다뤄지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포커스를 돌봄 자체, 생활동반자 자체에 잡았다면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요.


서연 아니면 가족주의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사랑이라는 가치 없이 어떻게 가족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서 써보면 좋았을 것 같아요.


하영 개인적으로 흥미로워하는 주제였는데, 드라마의 예시를 들어 이야기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실제로 돌봄을 실현하려는 공동체 운동이 있으니 그런 운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현실에서의 이야기를 더 짚어줬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지구인 여기서 주요하게 다루어진 작품이 4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각 작품의 내용을 소개하며 콘텐츠 같은 상상의 것에서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뽑아 이야기해주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대학 교지를 읽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콘텐츠를 잘 아는 것이 아니기에 다양한 가능성을 담은 좋은 작품을 소개한다는 자체로 이 글의 좋은 점이었다고 생각해요.


포도 뒤에 나오는 지구인 글도 그렇고 함함 글도 그렇고 이 호가 전체적으로 무거운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미디어랑 같이 접해서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환기시켜주는게 귀하다고 느껴져요. 교지의 내용이 꼭 너무 어두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정후 생활동반자법이나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할 때. 법의 논리,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와서 설파할 수도 있는데, 존재를 인정하는 법 같은 것엔 (사회적인) 비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비약은 사실 논리정연하게 말해질 수 있는게 아니라 문화적 콘텐츠로 보여주면서 더 잘 말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글에서 택한 소재가 원하는 주장을 하기에 적합한 소재가 아니었나 싶어요.


서연 여기 나오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특별하지 않잖아요. 그냥 옆집에 살 것 같은 사람들이고. 매체를 보는 이가 그 매체에 나오는 그런 사람들이 세상의 혐오를 짊어지고 가는 퀴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 어떤 삶을 가시화하는데 이런 미디어가 주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마무리에는 어떤 것을 촉구한다든지, 이런 풍경이 눈에 보였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쓰신 분의 의견이 좀 더 들어갔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하영 사각지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게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대안적인 가능성 많다고 생각해서 제도로 귀결되는게 아쉬웠어요. 제도 밖에 있는 누군가를 위해 제도를 넓히자는 내용이 많은데, 그 이외에 제도 밖에서 할 수 있는 대안적인 상상을 해보는 것도 더 재미있는 글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요 돌봄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저 스스로는 공동체를 꾸리는 것에 대한 희망이 있다든가, 공동체를 아주 원하는 성향이 아니에요, 한 집에서 가족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없는 편이라서 생활동반자법을 제정해야지!라고는 생각하지만 나는 원하지 않기에 마음으로 공감이 안되는 편인데,이 글을 보면서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정상가족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고 다른 생각을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미디어를 보면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가능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지. 기사를 읽을 때보다 몰입하고, 캐릭터를 실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면서요.퀴어하지 않은 사람들도 읽는 교지니까, 그런 미디어를 소개하는 역할도 잘한 것 같아서 재밌게 읽었어요.



5. [특별기획] 탄핵 대자보 아카이빙, 탄핵 집회 속의 문우 / 데어


고요 작년에 송도에 있을 때 동기의 지인이 문우 대자보를 보고 나서 다른 대자보는 다 탈정치화된 기조로 작성되었는데 문우는 이런 내용을 다 소위 ‘정치적인’ 것을 떼어놓고 계엄이 잘못되었다는 말만 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다뤄줘서 좋다고 말해주더라고요. 문우는 이러는데 다른 단체들은 왜 이러냐는 얘기를 담아 대자보도 써 보려 했다고 그랬어요..


포도 대학이 대자보 쓰는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대자보 쓸 일이 없었으면 하네요.


정후 12월 11일 대자보를 보니, 한창 광장이 만들어질 조짐이 보이고, 탄핵정국이 보이고, 16년때랑 어떤 다른 광장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기억이 나요. 또 심각하게 탈정치화되고 극우화된 학교가 바뀔 수 있을까 우려 반 기대 반, 뒤섞인 감정으로 대자보를 붙이고 학내에서 집회를 하고 그랬던 기억도요. 연세대에서도 비슷한 긴박함, 기대가 있었다는 게 느껴지는 대자보였습니다.


지구인 상황이 안 좋은 걸 아는데, 사람들이 모이고 뭔가를 하게 되니까 이상한 들뜸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같은 단체들도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발등에 불 떨어진 느낌을 받기 시작하고 ‘정치적’인 것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게 좋았어요. 실제로 이번에 동아리 신입 인원 모집이 많이 된 것도 이 영향이 크지 않을까 해요. 그때 일어났던 일들이 다 신기했어요.


서연 대자보가 연상되는, 아카이빙에 적합한 글 디자인 같아요.




6. [특별기획] 계엄 이후 구성된 학내외의 광장에 대한 개인적인 재현과 기록 / 유연


정후 이렇게 학내 상황을 아카이빙 하는 글은 교지로서 필요하다고 느껴요. 세 개의 광장, 광화문의 광장, 세월호 참사 이후 만들어진 광장. 학내에서 만들어진 광장. 이 세 개를 비교하시면서, 대학교 내의 광장이라고도 부르기 뭐한 공간에서 16년의 실수를 고의적으로 반복하는, 실수가 아닌, 잘못을 고의적으로 반복하는 행태를 잘 써주신 것 같아요. 또 그것에 대한 대안으로 학생회라는 제도권 조직을 벗어나서 함께하는 연세인권네트워크가 만들어진 과정까지 잘 써주신 것 같아서, 이 추후에 함연넷이 어떻게 활동했고 내부에서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가 궁금해지는 기사 같아요. 다음 호에서 이어서 써주시면 굉장히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예전에 우리가 생각한 광장과 지금 생각하는 광장이 또 다르듯 그런 걸 써주시면 좋지 않을까 하네요.


수민 저도 처음에 2016년에서 시작해서 모두의 광장, 연세대까지 이어지는 이 흐름이 되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52쪽에서 53쪽 넘어갈 때 부산에서 자신을 ‘술집여자’로 소개한 분의 발언이 나와있고, 그분이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 대해서 편견적인 시선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해야 할 말이 있어서 나왔다고 밝혔다 적혀있는데, 성노동자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이 엄청 심하잖아요. 그래서 글에서 조금 더 차별해서는 안된다, 성노동자에 대한 혐오 또한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덧붙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7. [특별기획] 사라져가는 땅을 바라보며 / 단(丹)


하영 긴 글인데 구성이 탄탄하고 버릴 부분이 없고, 방향을 잃지 않고 잘 마무리해서 좋았어요.


지구인 개인적인 주제에서 출발해서 소위 개인적이지만은 않은 얘기로 넘어갈 수 있는 기교가 있고, 몰입도와 힘이 있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글을 이렇게 분량 있게 써낼 수 있었다는 게 너무 대단해요.


정후 단(丹)님의 개인적인 상황이랑 남태령의 상황이랑 엮이는 부분이 좋았어요. 단(丹)님이 스스로 자신은 농민도 아니고 그냥 대학생인가, 어디에 속하는 정체성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남태령이라는 공간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상관하지 않고 그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공동으로 연대하는 공간이잖아요. 그런 공간이 단(丹)님의 정체성이랑 비슷했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처럼 느껴졌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 좋았습니다.


서연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고 탄핵의 위기에 놓인 것이, 단순히 멍청하고 정치적 결단을 잘못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너무 많은 그 사람의 과오, 의도적 차별과 혐오 때문에 그렇게 치달은 것이잖아요. 양곡법도 그렇고 농촌의 사정도 그렇고 윤석열 정부들이 외면해왔던 문제들이 남태령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왜 남태령이라는 공간이 만들어졌는지 왜 사람들이 그날 농민들과 같이 외칠 수밖에 없었는지, 탄탄하게 왜 이게 심각한 문제이고 생각해봐야 하는지 짚어주어서 좋았습니다.


정후 남태령이랑 한강진이랑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거기서 모인 이유가 탈맥락화되고, 모였다는 사실만이 업적, 상징처럼 쓰는 경우가 많이 생긴 것 같고 그건 문제라고 봐요. 근데 단(丹)님 글을 보고, 우리가 그곳에서 모임을 위한 모임이 아닌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모였다는 게 상기되어서 좋았습니다.


서연 왜 4번 소제목이 “땅을 닫으며,” 인가요?


단(丹) 우선은 글을 열고 닫는다는 의미처럼 땅에 대한 이야기를 열고 닫는다는 의미가 있어요. 그리고 처음에 언제 맨 땅을 밟아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땅이 계속 무언가로 덮여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시위를 했음에도 땅은 아직도 닫혀있다는 의미도 있어요.


정후 쌀 자체가 정치적이고, 농업 자체가 정치적이라는 것을 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농업 정책에 대해서 그게 정치적이라는 점을 다시 짚게 되었습니다. 농민도 어떠한 갈라치기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인상깊게 와닿았어요. 남태령이라는 곳이 갈라침 당한 사람들, 혹은 여러 정체성으로 인해서 차이를 지닌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잖아요. 정체성의 취약성으로 인해서 현 정권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고요. 조금 더 농민이 어떻게 갈라치기가 가능한 존재가 되었는가에 대해 조금 썼어도 재밌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8. [문우의 눈] 흔들리는 존재의 기록 : 불안의 확장과 수렴 / 필자(筆者)


정후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스위스 호수의 사진을 보는 순간부터 되게 명상하면서 읽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러면서도 흐름을 계엄 사태랑 연결하시잖아요, 계엄을 언급하기 이전과 이후의 간극 때문에 그 충격이 많이 와닿았어요. 다만 위험사회 텍스트는 계엄 이야기를 하기 좋은 텍스트고 존재와 시간은 불안 이야기하기 좋은 텍스트라고 생각했는데요. 이 두 텍스트를 합하는 글 닫는 부분에서 완전히 잘 합해지지는 않은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지만 앞의 글들이 광장에 대한 기록이라 머리가 뜨거워지고 마음이 복잡해지고 지치는 글들이 있었는데, 이 글로 환기가 되는 느낌이 있어서 순서 배치가 잘 되어있다고 느꼈습니다.


단(丹) 바쁜 사회를 살면서 내가 불안하다는 걸 알아도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할 여력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어떤 것 때문에 불안하다 지레짐작한 것들을, 그래 우리가 그래서 불안하지, 라면서 공감을 가져오는 글이었다고 생각해요. 결국 우리는 계속 불안한 존재라는 것을 말하면서 자신을 긍정하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9. [문우의 눈] “세상은 너를 잊었다 해도 한 번도 너를 지운 적 없어” / 지구인


서연 개인적으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좋아하던 대상이 나와 아예 대척되는 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걸 확인하면 너무 슬프잖아요, 좋아했던 시간들에 안 좋은 덧칠이 되는 것 같고. 그래도 글 뒤에서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경험을 스스로 되새김질하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메시지를 꺼내시는 것 같아서 좋은 승화였다고 생각했어요. 상처받고 가만히 있으면 달라지는 건 없지만 이렇게 극복해 볼 수도 있구나.


정후 작품에서 작가라는 존재가 전지전능한 존재로 흔히 표상되곤 하잖아요. 이 작품을 좋아하는데 작가가 너무 별로일 때 벌어지는 모순을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거예요.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작가가 준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이 제일 눈이 갔던 것 같아요. 팬이라는 존재가 수동적이고 작가에 비해 약한 존재로 표상되기 쉬운데, 작가가 만든 작품에 다시 맥락을 주고 재정의하는 그런 과정이 눈길이 가서 좋았어요.


수민 팬덤의 반응으로 이런 실망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이 부분에 좀 더 집중해서 팬덤의 정치성이나 팬덤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 서술하면 더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10. [활동정리] / 지구인, 데어, 포도


단(丹) 문우가 글로만 남지 않고, 행동으로 활동하고 그런 정치적 활동을 하는 단체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나중에 문우에 들어올 사람들이 활동 정리에 남겨진 글을 보고 우리도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느끼게 된다면 이 코너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이 탈정치화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하는 활동을 알리고 기록하는게 꼭 필요하니까 이 파트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정후 문과대학 성평등위원회 대자보 아카이빙 글을 문우가 써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문과대학교의 언론이, 글에 언급된 성평등위원회 관련 처사에 모든 문과대의 학생이 찬성하는게 아니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명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회라는 지위를 이용해 성평등에 대한 의식 없이 성평등위원회의 의결권을 없앴다고 지적한 점이요. 우리는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 기록이 되냐 마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단(丹) 나중에 보는 사람들이 이걸 보고 이런 활동을 했구나 떠올려주면 좋을 것 같아요.


지구인 문성평위 관련해서 대학 내에서의 소위 광장, 공론장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글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문과대학 운영위원회에 질의서를 보냈던 과정에서 답변이 잘 되지 않았던 일이 있으면서 이런 주제를 우리가 어디서 논의할 수 있을까, 이런 사안에 대한 진짜 문과대생들의 의견을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이 들었어요. 우리는 단체의 이름으로 질의를 하고 질의서를 보낼 수 있는 명분이라는 게 있는데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많잖아요. 일단 성평등위원회가 생긴다면, 다른 학생들도 단체에 소속될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더 넓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학생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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