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흐르는

수습편집위원 단(丹)

by 문우편집위원회


기형으로 던져질 때마다 살아간다는 감각이 끈덕지게 올라타곤 했다.

내가 기다리는 것들은 곧잘 뒤처졌고, 두려움 없이 멈춰 섰다. 그러지 못한 나는 좇는 것도 혼자 남는 것도 두렵기만 했고, 끝없이 발끝이 맴돌던 때가 있었다.



기형으로 태어나 영생을 살게 되었다.

따뜻한 날들에 죽지 못해 얼어붙은 것들만 빙하기의 너머에 도달했고, 축축한 땅에서 몰아내진 것들이 제 뼈를 타고 시대를 넘었다. 일상을 살아내지 못했기에 종종 시간을 잊곤 했었다.

안에 있는 것들이 밖을 내다보며 그림을 그렸다. 살아있던 것은 낡고 비틀어졌지만, 액자 속 물감만이 무너진 방에서 혼자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그래, 기형들이 살아 날뛴다. 지워지지 않을 물감을 자꾸만 덧바르고만 있다.



우리는 돌고 돌아서 저 언덕을 넘을 것이다. 39개의 별이 뜨는 마을이 있는 곳. 완벽의 모습을 가질 수 없어서 주어지는 절대 미완의 땅이 바다에서 솟아올랐다. 빛나는 것들에 이름을 주었고, 긴 끈으로 동여매어 생이라 부르기로 하였다.

우리는 백야를 기다리는 것일지, 여름을 피하는 것일지 정녕 알 수 없었다. 알 수 있다면 기다리는 날이 줄어들 수 있을까. 시멘트를 바른 회벽에 무수히 바를 정자를 적는다.

그래, 수면에 떠 오른 나무줄기와 바닷물에 가라앉은 물뱀이 빗물을 기다린다.



생을 담다 못해 넘쳐, 가삐 흘려보냈다. 살아있는 것들이 드글드글 머리를 들이밀고 있었다. 땅속에 살던 것들이 다시 뜨거워 솟구쳤으며, 발을 축축하게 삼켰다.

생이 넘쳐흐른다. 푸르고 검은 것들이 성큼성큼 다가왔고, 구름이 내려앉았다. 끊기지 않는 생이 주룩주룩 이어진다.

기형들이 넘쳐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