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서는 매미소리가 울려퍼지고

by 요니

창문을 여니 매미 소리가 가득했다. 몇 주 전만 해도 들었던 기억이 없었는데 이제는 온 동네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매미 소리를 한참 듣다, 비발디 사계 중 여름을 틀었다. 보통 사람들은 여름의 3악장을 좋아하던데 나는 1악장이 좋다. 특히 이무지치의 연주는 더 좋다. 터프하면서도 개성이 넘친달까, 들어도 들어도 안 질린다. 바깥에서 들리는 매미 소리와 비발디의 사계는 제법 잘 어울렸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도아도 연주에 귀기울이는지 장난감을 들던 손을 멈췄다. 뱃속에서도 자주 들었던 곡인데, 도아는 기억할까.


작년 이때쯤 한참 남편과 클래식을 들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녔었다. 태교에 좋겠지라는 건 핑계고 우리들이 연주회를 좋아했다. 원래 클래식을 좋아하긴 했지만, 남편이 몇 년 동안 취미로 바이올린을 하면서부터는 더 자주 듣게 되었다. 남편은 작년 겨울 오케스트라 공연에 참여했을 정도로 열성적이었고, 그 덕에 나도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 자연스레 클래식을 들었다. 그가 학원에서 비발디의 사계를 계절마다 연습한 해도 있었는데 그래서 1년 동안 사계를 주구장창 들은 적도 있었다.


이때 아니면 연주회를 가기 힘들겠구나 싶었던 작년, 나는 어느 해보다 더 열심히 예매를 했다. 매해 가던 줄라이 페스티벌도 갔고, 예술의 전당, 롯데콘서트홀에서 하는 공연들, 심지어는 반포에 있는 서리풀 오후의 실내악도 반차를 내고 들으러 갔다. 운 좋게도 작년에는 우리들이 좋아하는 곡들과 연주자들의 공연이 제법 많았다. 그중에 양인모와 바로크 솔리스텐이 협연한 사계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가 연주하는 쫀득한 사계를 듣고 있으니 이무지치와 다른 매력이 있어 좋았다. 남편에게 역시 좋긴 좋다고 웃으며 배를 쓰다듬었던 기억이 난다.


뱃속에 있던 도아에게 클래식은 어땠을까. 큰 소리에 놀랐을까, 편안했을까. 클래식이 태교에 좋은지 안 좋은지 알 수 없다. 그저 엄마가 편안하고 즐거운 게 아이에게는 좋으면 된 게 아닐까. 먼 미래에 매미 소리가 울려 퍼지고, 예술의전당으로 아이와 손을 잡으며 클래식 공연을 들으러 갈 날을 상상해본다. 노래하는 분수를 도아는 참 좋아하겠지. 한참 멀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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