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린 글쓰기 2
답답하고 혼란스러웠던 그때는, 휴식도 마음대로 갖기 힘들고 잠을 청하기도 쉽지 않았다.
내가 맞이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묻는 솟구치는 질문들을 잠재울 방법이 없었다. 질문들은 내 대답을 간절히 원했고, 대답해 줄 때까지 못 놔주겠다고 조르는 듯했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글을 쓰고 보니 두서없이 늘어놓은 빨래더미들 같았다. 잘 가꾼 예쁜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연히 김정주 작가의 글쓰기 수업을 알게 되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접수를 했다. 큰 기대 없이 시작했는데 사유하는 글쓰기 지도가 내게 꽤 도움이 되었다.
또한, 스킬보다 실력을 높이는 방법이 꾸준한 글쓰기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많이 써봐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라는 지극히 당연한 말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글감이 없어서 과제 제출을 못할 것 같은 날에는 자신과의 씨름을 해야만 했다.
그 과정은 힘들기도 했지만 의외로 짜릿했고 성장하는 삶을 누리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값진 투자를 한 셈이었다. 그렇게 나는 글 쓰는 삶을 한 걸음 한 걸음 걷게 되었다.
단조롭지 않은 글쓰기 여정이 내 인생을 맛있게 만들고 있었다. 내 안의 텅 빈 곳에 밑그림을 그리는 기분이 드는가 하면, 어떤 날은 알록달록 색감을 입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고, 어떤 날에는 고치고 다듬고를 반복하는 예술가 못지않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나는 '나'를 찾고 발견하게 되었다. 나라는 존재가 상상이상으로 크고 넓은 존재일 수 있음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그러자 살아갈 이유 내지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글쓰기가 좋은 이유가 또 있다. 과거의 아픔과 수치 같은 것들이 나의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글의 소재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내 과거를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슬픔은 위로를, 상처는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슬픔이 깊을수록, 상처가 오래될수록 나는 더 큰 기쁨과 회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가 봐도 훌륭한 필력이 돋보이는 멋진 글은 아니지만, 적어도 더는 껍데기가 아닌, 진짜 내 이야기를 쓰면서 늘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살아있구나."
지금 이 문장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러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의 삶이 나의 글이 되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자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