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2.
또 야속하게도 4월이 되었다.
찬란한 봄과 힘찬 에너지가 폭발하는 때이지만, 죽을 사여서 4월이라는 농을 요맘때 동료들과 매번 나누는 걸 보면, 왜인지 참 바쁜 느낌이다.
굵직한 일들이 지나간다.
집을 내놓으며 집주인이 되어보기도 하고, 살아보지 못한 나라로 잠시 떠날 준비를 하고, 동료들이 모일 일터를 옮길 준비를 한다. 아이들을 원에 데려다주고, 동료들의 실행을 위한 지원과 기준을 그 어느 때보다 날세워 준비하고 정비하고 알린다. 요구되는 일이다. 회사의 안팎으로 왜인지 찾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늘어나고, 해보지 않은 더 많은 생각과 더 많은 말을 해야 하고, 출국 바로 직전에는 준비 중인 중요한 시험이 기다린다.
지난 해 깊은 우울과 상심으로 잔뜩 감추고 움츠려놨던 모든 에너지를 새봄의 시작과 함께 쏟아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너의 모든 것을 폭발하여 너와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 이때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고, 무언의 길을 보여주고 계신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나 사람이 눈 깜빡일 새도 없을 순 없는 법이다.
워낙에 바빠서 몸살인 줄 알았는데 이것이 코로나라니. 대체 왜 이 순간에 이 일이 터져서 나를 괴롭게 하는지 마음이 아주 잠깐 어려웠지만, 아, 오히려 격리가 되어 밥도 하지 않고 방 안에 앉아 밀려 있던 일들을 정리한다.
바다 건너 거할 만한 곳을 찾고 묻고, 밀렸던 책을 가져오고, 묵혔던 생각을 정리하고, 인터넷 브라우저에는 일이 아니라 쇼핑몰도 띄워봤다. 나 역시 아팠던 잠결에 다른 아픈 동료의 연락을 받고서 깜짝 놀라 급한 업무도 여유롭게 처리했다. 모든 순간에는 감사할 일이 있고 감사할 일을 찾을 일이다. 멀리 달려야 할 일은 산적했지만 곧 그것이 다가 아님을, 내가 얼마나 멀리 와 있는지를 생각함이 곧 나아갈 힘임을 오늘도 새삼 깨닫는다.
약 기운에 잠시 기침이 멎으니 이 역시 감사. 깊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