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

수학 공식보다 강한 힘, 마음을 읽는 ‘감정’의 근육

by 유인숙

2장.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은 무엇인가요?

수학 공식보다 강한 힘, 마음을 읽는 ‘감정’의 근육


어린이집 교실에 앉아 아이들과 가만히 눈을 맞추고 있으면, 세상 그 어떤 정교한 기술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경이로운 순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아직 문장을 완성하지 못하는 영아들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그 작은 얼굴 속에는 수만 가지 감정의 서사가 실시간으로 펼쳐집니다.

며칠 전, 새 학기를 맞아 처음 등원한 돌쟁이 아이가 떠오릅니다. 아이는 엄마의 손을 놓자마자 세상이 무너질 듯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그 울음 안에는 단순히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낯선 환경에 대한 ‘공포’, 엄마를 향한 ‘원망’, 그리고 곁에 다가온 선생님을 향한 ‘탐색’과 ‘불안’이 찰나의 표정 속에 수시로 교차하고 있었죠.

저는 그 아이 앞에 가만히 눈을 맞추고 기다렸습니다. 아이는 울면서도 제 눈빛을 살폈고, 제가 건네는 다정한 미소 속에서 조금씩 ‘안전함’을 찾아갔습니다. 한참 뒤,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제 옷자락을 살며시 잡으며 아주 작은 미소를 보였을 때, 그 순간의 안도감과 유대감은 어떤 데이터로도 산출해 낼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나누는 언어’였습니다.

언어가 아닌 표정과 몸짓으로 전해지는 이 미세한 신호들, 이것이 바로 제가 26년 현장에서 확인한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의 실체입니다.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AI가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시대라지만, AI는 수시로 변하는 인간의 복잡 미묘한 마음의 결을 결코 읽어낼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은 수조 개의 데이터를 학습해 가장 확률이 높은 ‘답’을 내놓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다릅니다. 똑같은 하나의 상황을 마주해도 사람마다 저마다의 경험과 기억에 비추어 다르게 해석하고 다르게 대처합니다.

낯선 환경을 ‘위험’으로 받아들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놀이터’로 받아들이는 아이가 있듯, 인간의 마음은 기계의 알고리즘으로 규정할 수 없는 유연함과 깊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생존 핵심은 역설적으로 지능이 아니라 감정이 될 것입니다. AI가 모든 지식의 정답을 알려주는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존재를 더욱 갈구하게 됩니다.

똑같은 슬픔이라도 그 깊이를 헤아려주고, 상대의 미세한 표정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마음을 보듬어주는 능력. 이것은 단순히 착한 성품을 넘어 AI와 인간을 구별 짓는 최후의 보루이자 경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만 개의 정보를 입력한 수학 공식 같은 정답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만이 가진 뜨거운 감정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이제 정답을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타인과 연결되는 ‘공감의 기술’이어야 합니다.


부모님들께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가 완벽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고 불안해하지 마세요. 대신 아이가 누군가의 기분을 살피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그 찰나의 순간에 더 크게 환호해 주세요.

기술이 세상을 지배할수록, 인간의 마음을 읽어내고 진심으로 소통할 줄 아는 아이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로 빛나게 될 것입니다.

결국 AI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강력한 핵심은, 우리가 가진 ‘살아있는 감정’ 그 자체에 있으니까요.


#유인숙#크니크니어린이집#아동발달전문가#난 나를 버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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