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창의력이 중요하다는데,

타고나는 건가요 길러지는 걸까요?

by 유인숙

제3장. 창의력이 중요하다는데, 타고나는 건가요 길러지는 건가요?

정답을 비껴가는 용기, 부모의 '질문'과 '기다림'이 만드는 기적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의 놀이 시간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똑같은 블록을 줘도 누군가는 설명서에 나온 집을 뚝딱 만들지만, 어떤 아이는 블록을 세워놓고 "이건 우주로 가는 기차예요!"라며 기발한 아이디어를 뽐냅니다. 또 어떤 친구는 블록을 쌓기보다 바닥에 늘어놓으며 "이건 개미들의 식탁이에요"라는 엉뚱한 방향으로 창의력을 표출하기도 하죠.

부모님들은 이런 모습을 보며 묻습니다. "원장님, 저런 기발함은 타고나는 건가요? 우리 아이는 너무 평범한 것 같아 걱정이에요."

창의력은 '씨앗'으로 타고나 '환경'으로 꽃 피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모든 아이는 저마다의 독특한 창의력 씨앗을 품고 태어납니다. 다만 그 씨앗이 싹을 틔워 꽃을 피우느냐, 아니면 흙 속에 묻힌 채 잠들고 마느냐는 후천적인 환경, 특히 부모님의 질문과 경험이라는 양분에 달려 있습니다.


또한, 창의력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마법이 아닙니다. 아이가 겪은 수많은 경험의 파편들이 머릿속에서 서로 충돌하고 연결될 때 탄생하는 섬광과 같습니다. 따라서 영유아기에 얼마나 다양한 세상을 직접 보고, 듣고, 만졌느냐는 창의력의 ‘재료’를 축적하는 아주 중요한 과정입니다.

제가 26년 동안 아이들을 보며 확신한 것 중 하나는,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 곁에는 언제나 '질문을 잘 던지는 부모'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아이가 엉뚱한 짓을 할 때 "그게 뭐야, 똑바로 해야지"라고 정답을 강요하는 대신, "와,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어?", "만약 이 기차가 하늘을 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라고 물어봐 주는 부모의 한마디가 아이의 사고를 무한히 확장시킵니다. 부모의 질문은 아이의 뇌에 '생각의 길'을 내는 작업입니다.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을 받고 자란 아이는 AI가 정해준 최적의 경로를 따라가는 대신,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창의력은 '실패해도 괜찮은 환경'에서 자라나는 듯합니다.


AI는 데이터에 오류가 나면 멈추거나 잘못된 값을 내놓지만, 인간은 '오류'에서 '발명'을 찾아냅니다. 아이가 블록을 엉뚱한 방향으로 쌓다가 무너뜨렸을 때, 그것을 실패가 아닌 '새로운 시도'로 봐주는 부모의 시선이 창의력의 자양분이 됩니다.

"그렇게 하면 안 돼"라는 부정적인 피드백보다 "그렇게 하니까 이런 모양이 됐네! 신기하다!"라는 긍정적인 수용이 아이를 더 과감한 상상력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비록 지금은 엉뚱해 보일지라도, 그 엉뚱함을 존중받은 경험이 훗날 세상을 바꾸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뿌리가 될 테니까요

부모님들께 드리는 옆집 언니의 한마디

부모님들, 우리 아이가 기발한 천재가 아니라고 낙담하지 마세요. 창의력은 타고난 지능 지수가 아니라,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그것을 지지해 주는 부모님의 따뜻한 눈 맞춤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아이가 엉뚱한 대답을 한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고 웃어넘기지 마시고, "정말 멋진 생각이야!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라고 한 번 더 물어봐 주세요. 부모가 던지는 그 작은 질문 하나가, 미래 AI 시대를 이끌어갈 우리 아이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창의력'을 키우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수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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