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속 심리학] <영화 아비정전>과 회피형 애착
아비는 여자를 유혹할 줄 아는 매력적인 남자입니다.
그러나 그는 한 여자 곁에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4월 16일 오후 3시, 당신과 여기 같이 있고
당신 덕분에 난 이 순간을 기억하겠군요”
그의 말은 로맨틱하지만, 플러팅하는 순간마저도
이별을 향해 카운트다운하는 듯합니다.
수리진은 그런 아비를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비는 그 사랑을 온전히 받지 않습니다.
수리진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는 차갑게 멀어집니다.
수리진을 떠나 아비는 또 다른 여자 루루를 만납니다.
루루의 사랑이 느껴진다 싶으면
그는 또 다시 일방적 이별을 통보합니다.
아비는 어떤 여자도 만날 수 있지만,
그녀들이 진실된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오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지요.
마치 누군가 가까이 올수록
불안감에 숨이 막히는 사람처럼.
그는 바람 속에 떠도는 발없는 새처럼,
한번도 뿌리내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심리학에서 회피형 애착은 친밀감에 대한 갈망과
두려움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입니다.
겉으로는 독립적이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상처받는 걸 피하려고
스스로 벽을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비의 무심함은 무관심이 아니라, 버려질까 봐
먼저 거리를 두는 자기방어처럼 보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은 있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사랑이 시작되면 끝이 보일까 두려워하는 사람.
그래서 관계가 깊어질수록 더 조심스럽게,
더 멀어지는 사람.
아비의 이야기는 묻습니다.
“멀어지는 것이 정말 덜 아픈 선택일까?”
어쩌면 그 거리는 상처를 피하기보다,
사랑을 밀어내고 또다시 갈망하는 심리적 굴레 속으로 스스로를 가두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의미는?
존 볼비(John Bowlby)의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에서 소개된 개념으로,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정서적 요구가 반복적으로 무시되거나 거절당한 경험 속에서 형성됩니다.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면 상처받는다는 것을 배우며, 결국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는 방식을 습관화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친밀한 관계를 피하거나 제한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관계 유형이에요.
*일상에서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요.
타인에게 정서적 의지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친밀한 관계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연인이 가까워지면 이유 없이 연락을 줄이거나
힘들어도 도움을 요청하는대신 혼자 해결하려 합니다.
또, 갈등 상황에서 거리를 두거나,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고,
관계에 몰입하기보다 일정 거리를 유지하지요.
자신의 감정을 깊게 표현하지 않고,
독립성과 자율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독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는 외로움과 관계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연애를 하며 갈등과 어려움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한 변화 방향은 무엇일까요?
-부정하지 말고 “나는 지금 외롭구나”라고
알아차리세요.
-안전하다고 느끼는 관계에서
감정 표현 연습이 필요합니다.
-가까워지면 멀어지고 싶은, 심리적 패턴을 스스로
인식하고 서서히 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독립’과 ‘고립’은 다릅니다. 혼자 서는 힘과 관계 속 연결감은 병행 가능합니다.
-심리상담이나 치유적 관계를 통해 안정 애착을 경험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