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

집을 두고 굳이 여기로 오는 이유는

by 꿈꾸는 앤

나는 집순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집에서 책 보고 인형놀이하고, 혼자 사부작사부작 노는 걸 좋아했다. 엄마가 제발 밖에 나가 놀라며 내쫓을 정도였다.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돌이켜보면 아파트 놀이터에서 동네 아이들이랑 놀았던 기억들도 없는 건 아닌데, 동시에 조용한 방에서 지냈던 혼자만의 시간들도 선명하다. 마치 두 개의 인생을 살았던 것처럼.

지금도 나는 그렇다. 집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다. 나와 밖에서 만나는 가까운 사람들은 극소수다. 어른이 되면서는 밖에서도 혼자 노는 경우도 많다. 집에 나의 책상과 책장 공간을 마련한 이후부터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양과 질이 훨씬 좋아졌고 나의 만족도 또한 올라갔다. 굳이 밖에 나갈 이유가 없었다.


사람이 들로 가득 찬 카페에서 노트북을 켜고 작업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불편한 의자에 앉아서 시끄러운 공간에서 뭘 한다는 것이 가능한건지 몰랐다. 정신없이 바쁘고 지친 3월을 보내면서 퇴근하고 집에 온 나는 누워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당연히 책상에 앉아 있을 수도 없었고, 책 읽기와 글쓰기는 나의 생활에서 사라졌다. 나의 영혼은 피폐해졌다.


그러던 어느 주말 누워있는 나를 참을 수가 없어 노트북과 책을 챙겨 근처 스타벅스로 갔다. 주말이라 앉을자리 없이 꽉 찬 스타벅스 테이블 하나에 자리 잡고 앉아 헤드셋을 켜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집에서와는 다른 긴장감이 나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헤드셋을 쓰는 순간 나는 스타벅스 안에 나만의 공간으로 들어갔고, 약간의 어수선함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활기가 에너지가 되었다.


이제는 알겠다. 굳이 가방을 메고 카페로 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신을 계속 일으키는 사람들이구나. 퇴근하고 쉬고 싶은 나를, 주말에 누워 있고 싶은 나를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구나.


함부로 누군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면 안 된다. 나는 오늘도 묵직한 가방을 메고 카페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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