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탑들

by 유후용

우리들 대다수가 가 본 적 없는 어떤 도시엔 높은 탑이 무수히 많이 있다. 그 탑 위에, 꼭대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탑 위에서 누군가는 아이를 낳았고, 누군가는 거기서 노래를 한다 누군가는 다른 탑으로 건너가려고 애쓰고, 누군가는 명상을 하며, 누군가는 온종일 사랑을 나누고만 있다.


그 탑 꼭대기는 난간도 없다.

그냥 어떤 공간이다.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질문을 찾고 있다. 답이 없는 질문을 찾는다.

답을 도무지 찾기 힘든 아주 훌륭한 질문을 찾을수록,

그 탑은 더 높아진다.


탑이 계속 높아져서 하늘을 뚫고 올라가면 빛나는 보석의 나라에 가게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들은 계속해서 더 높이 올라가려고 애쓴다. 하지만 질문은 생각만으로 떠오르지 않고,

생각만으로 떠오른 질문은 탑이 높아지게 하지도 못한다. 각자 탑 꼭대기에서 자기 삶을 살다 보면 실제로 통하는 질문이 가끔 주어질 뿐이다.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을 할수록 탑은 점점 낮아지는데, 바닥에 닿으면, 이곳에서의 모든 것은 잊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간혹, 원래의 삶으로 돌아간 사람들 중에서 이곳에서의 기억을 전부 잊지 않고 사는 경우가 있다.

그들은 탑에서 살던 일을 추억한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사는 원래의 삶 속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질문의 탑들을 그려보곤 한다.


누군가는 깨닫는다. 자신들이 사는 세계 위로 그려본 그 탑들의 모습은 제각각 아름답게 빛나고 있으며,

그들 자신이 살고 있는 이곳이 바로 보석의 나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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