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민간 먼저’, 한국은 ‘동시 출발’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토큰증권(STO) 거래 플랫폼을 추진하면서, 한·미 STO 시장 형성 방식의 차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NYSE의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는 토큰증권의 거래·결제를 지원하는 플랫폼 개발을 마쳤으며, 현재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 전통 거래소가 STO 거래 플랫폼을 직접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사례다.
미국 STO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 선(先)진입, 기관 후(後)참여’ 구조다.
이미 tZERO, INX, 시큐리타이즈 등 대체거래소(ATS) 중심의 민간 플랫폼들이 먼저 시장에 진입해 거래 구조와 규제 기준을 일정 부분 만들어왔다. 이후 전통 거래소와 대형 금융기관이 후발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반면 한국은 전통 거래소와 민간이 동시에 출발선에 선 구조다.
현재 금융위원회에는,
• 한국거래소·바이셀스탠다드 등이 참여한 KDX 컨소시엄,
•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 등이 포함된 NXT 컨소시엄,
• 루센트블록 중심의 루센트블록 컨소시엄 등
총 3곳이 STO 장외거래 플랫폼 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이 가운데 2곳만 유통 플랫폼 인가를 부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정합성에 강점을 가진 전통 거래소와, 이미 시범적으로 거래 경험을 쌓아온 민간 사업자가 함께 정식 시장에 진입하도록 설계한 구조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초기부터 규제 준수에 지나치게 방점을 둘 경우, 시장이 충분히 성장하기도 전에 혁신이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끗 Note
미국과 한국의 STO 접근 방식 차이는 결국 “시장부터 키울 것인가, 질서부터 세울 것인가”의 선택이다.
미국은 민간의 실험을 먼저 허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제도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반면 한국은 제도적 안정성을 먼저 확보한 뒤 시장을 키우려는 전략에 가깝다.
규제 준수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서 도전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결국 남는 것은 ‘안전하지만 작은 시장’일 수 있다.
그렇다고 인가를 무작정 늘리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은 이미 6가지 유형으로 나뉘어 있고, 각 증권마다 장외거래소가 하나둘씩 존재하는 상황에서 플랫폼 난립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