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팔면 세금 깎아준다는데, 왜 안 먹힐까

RIA계좌, 국내시장 복귀 계좌의 민낯

by 한끗


올해 1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53억 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서도,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선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과 국내 증시 복귀 유도를 위해 RIA 계좌 도입과 세제 혜택 완화 등 정책을 내놨지만, 현재까지 효과는 제한적인 모습이다.

RIA 계좌는 해외 주식을 매도해 국내 주식으로 자금을 유입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초기에는 해외 주식 매도 후 국내 주식 재투자가 필수 조건이었으나, 정책 실효성 논란이 커지자 요건이 완화됐다.

이제는 해외 주식을 RIA 계좌로 옮겨 매도한 뒤, 해당 자금을 1년간 예수금으로 보유만 해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의 투자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국 빅테크, AI, 가상자산 관련주 등 고위험·고성장 자산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RIA 계좌 적용 대상이 2025년 12월 23일까지 보유한 해외 주식으로 한정된다는 점에서, 신규 해외 주식 매수 수요를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끗 Note


RIA 계좌는 이미 보유한 해외 주식에 대한 ‘출구 관리’ 정책에 가깝다. 앞으로의 서학개미 시선을 국내 증시로 돌리기엔 동력이 부족해 보인다.

예수금으로 1년간 묶어두기만 해도 세제 혜택을 준다고 하지만, 실제 투자자 입장에선 “운용하지 않는 자금” 자체가 기회비용이다.

자금을 굴리기 위해 투자하는 개인에게 ‘묶어두기’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또 RIA 계좌를 쓰지 않고 해외 주식에 신규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이 줄어든다 해도, 소액·중간 규모 투자자에게 그 차이가 의사결정을 바꿀 만큼 크지 않다는 점도 한계다.

결국 서학개미를 움직이는 것은 세제 유인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신뢰와 기대수익률이다.

사지 말라고 할수록 더 사고 싶은 게 투자 심리다.

정책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자금의 ‘이동’을 강제하기보다, 국내 증시 자체의 체질 개선과 투자 매력 제고가 선행돼야 서학개미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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