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마지막 날에도 올빼미는 울었다. 증시 폐장을 틈타 이른바 '올빼미 공시'가 쏟아진 것이다.
올빼미 공시란 투자자의 관심이 활발한 낮 시간대를 피해 늦은 저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공시를 내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72건, 코스닥시장에서 155건 등 공시 건수는 32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정정 공시는 코스피 54건, 코스닥 76건으로 총 130건에 이른다. 코스피 상장사 3곳 중 1곳, 코스닥 상장사 2곳 중 1곳이 기존 공시를 수정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서산 2,3공장 신규 시설 투자 규모를 낮췄고, 투자 일정도 내년 말까지 연기됐다.
SKC는 배터리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 동시 진출을 밝혔으나, 음극재 사업만 유지하기로 해 전체 투자 규모가 줄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스피어가 미국 글로벌 우주항공 발사업체와의 특수합금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한 끗 Note
올빼미 공시는 현행 규정상 위법은 아니다.
문제는 ‘불법 여부’가 아니라, 정보를 소화할 시간과 장치가 충분한가다.
미국 시장은 시간외 거래, 사전 통보 의무, 매매 정지 제도를 통해 예상치 못한 공시가 나왔을 때 시장이 숨을 고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은 공시 시점만 합법이면 그 이후는 전적으로 투자자의 몫이다.
결국 투자자 보호의 차이는 공시의 ‘정직함’이 아니라 제도를 통한 완충 장치의 유무에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