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22. 2020

이탈리아로 떠나야 할 사람들

#33 돌로미티, 9월에 만난 첫눈


나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접니다..! 

저의 생일날 이웃 여러분들의 축하로 깊은 감사드립니다. 

기쁜 성탄과 복된 새해맞이하시기 바랍니다..!


SONO IO..!! 

Sono profondamente grato per i complimenti dei miei vicini per il mio compleanno. Vi auguriamo un Buon Natale e un Felice Anno Nuovo..!


자난 여정 엎드려 절 받기 편에서 나의 페이스 북 글을 인용하여 이렇게 썼다. 글을 발행한 이후 이웃 여러분들의 응원과 성원의 메시지가 쇄도했다. 글 제목처럼 사실 부끄러운 일이지만, 말 그대로 전혀 생각이 없던 상대에게 자기 스스로 요구하여 대접을 받는 게 우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더 깊은 감사의 말씀드린다. 




이탈리아로 떠나야 할 사람들




하니와 나는 빠쏘 지아우 고갯마루가 빤히 내려다 보이는 능선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에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삼각대를 받쳐놓고 서 있는 사람들.. 그들도 우리처럼 첫눈을 쫓아 여기까지 온 사람들이다. 다만 그들은 그들의 목적 등에 따라 이곳으로 온 것이다. 



곁에 다가가 "어디서 오셨는지.." 등에 대해 물었더니 모 방송사 카메라 기자라고 말했다. 또 어떤 사람은 포토그래퍼라고 했다.  나는 잠시 그들 앞에 서서 카메라가 응시하고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그 장면들이 포스트에 등장한 고갯마루의 풍경이다. 실제로 이 능선 위에 서면 꽉 막힌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게 되며 뭔지 모를 황홀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들도 매한가지이다. 직업으로 풍경을 담아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이들은 보다 나은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고갯마루가 함박눈에 소복이 쌓인 비경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상상이 가시는가.. 아직은 로지 및 숲과 고갯마루 부근이 맨살을 드러내고 있지만 장차 하얗게 변한 이곳은 천국 이상의 딴 세상을 연출할 게 틀림없었다. 



그런데 당시 고갯마루 부근에는 함박눈이 오시지 않고 진눈깨비가 날리고 있었다. 우리가 이곳을 떠날 때까지 진눈깨비만 날리고 있었으므로 이들은 곧 명품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을 것이다. 나는 그동안 능선 부근에서 또 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바쁘게 움직였다. 그곳은 함박눈이 오시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또 6월이 올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동면에 들어가야 할 비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만난 빠쏘 자아우는 물론 돌로미티 곳곳은 아무 때나 언제나 작심하고 떠나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여행지였다. 이웃의 어떤 분들을 두 번 세 번 연거푸 다녀오신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여행의 3요소인 시간과 비용과 건강의 조건을 생각하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코로나 19가 사그라들 때까지 차분히 잘 준비해서 꽤 오랜 기간 동안 이곳에 머무시라 제안하는 것.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돌로미티 산군의 간만 봤을 뿐인데 그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죽기 전에 꼭 한 번 다녀오시라고 강추해 드린다. 그리고 이곳뿐만 아니라 유네스코의 문화유산 1위 국가인 이탈리아를 반드시 다녀와야 할 사람들이 있다. 



오늘 아침(22일, 현지시간) 국내 뉴스를 열어본 그곳에 가짜 뉴스를 양산해 낸 어떤 언론사의 기자가 있었다. 이를 보도한 정부 여당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세계 최악의 코로나 방역국이라 주장하며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상한 통계 자료는 대한민국의 신규 사망자가 2300% 폭증했으며, 신규 감염자는 38% 증가하는 최악의 코로나 국가라고 하는 것.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 보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 지난 11월 13일 한국의 코로나 사망자는 1명이었고, 12월 21일 현재 사망자 수는 24명이었다며 2300%의 근거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기막힌 일이다. 아직도 대한민국에 이런 언론 이런 기자들이 있다는 말인가. 이런 사람들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여비를 잘 챙겨서 이탈리아 북부를 한 달만 여행하도록 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괜히 언론개혁 등을 말하는 것도 피곤한 일이므로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현실을 직시해 보라는 말이다. 



나의 생일이었던 어제(21일 현지 시각) 이탈리아 코로나 성적표는 많이 나아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염자 수는 10,872명이며 사망자 수는 415명이었다. 빠쏘 지아우의 고갯마루  풍경을 잘 감상하다가 꿈이 확 달아날 뻔했다. 아무튼 아침부터 구급차의 경적 소리가 시끄러운 이탈리아 남부 바를레타에서 코로나 시대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La prima neve sulle Dolomiti in Septtembre_Passo di Giau
il 22 Dicembre 2020,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엎드려 절 받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