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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10. 2021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황홀한 해돋이

#8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신비한 체험

나는 비에드마 호수(Lago Viedma) 위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찬란하고 신비한 해돋이 장면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그런 잠시 후 피츠로이 산군을 연분홍빛으로 붉게 물들이는 빛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죽기 전에 단 한차례 밖에 볼 수 없었던 꿈같은 장면이 나의 뷰파인더에 드러난 것이다. 신께서 어느 날 나의 마음을 감동케 하시고 나를 이끄사 산중에서 신의 그림자를 친견하게 하신 것이다. 이때부터 놀라운 장관이 나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신의 그림자가 마침내 피츠로이 산군 전체를 붉게 물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산중에서 듣게 된 환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박에 깨닫게 되는 것이다. 


"아들아.. 어서 오너라! 너무 보고 싶었다..!!"


지난 여정(신의 그림자와 빛의 축제) 끄트머리에 위와 같이 기록했다. 다시 피츠로이 산군을 연분홍빛으로 붉게 물들이는 빛의 축제를 이어간다. 먼저 시시각각으로 변해가는 해돋이 모습을 만나본다. 



포토, 피츠로이 산군에 비친 해돋이 변화




맨 처음 검독수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피츠로이 산군의 장엄하고 신비로운 풍경이다. 사진은 노출을 크게 하여 밝은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어슴푸레한 새벽이었다. 비에드마 호수 위로 해돋이가 시작되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피츠로이.. 



거센 바람이 카메라를 마구 뒤흔드는 가운데 촬영된 사진들이어서 화질은 크게 선명하지 않다.



검독수리 전망대 위에서 만난 나목의 가지를 보면 바람이 할퀴고 간 자국이 선명하다.



이때부터 해돋이가 시작될 때까지 한 번은 비에드마 호수 쪽(동쪽)으로 한 번은 피츠로이 산군 쪽으로 번갈아가며 해돋이의 변화를 살폈다. 바람은 이 산중을 떠날 때까지 여전히 세차게 불었으며 숙소로 돌아갈 때더 여전했다. 



해돋이가 시작되면서 컴컴한 어둠을 뚫고 왔던 골짜기가 발아래로 보인다. 멀리 라구나 또레(Laguna Torre)가 구름에 가려 신비로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피츠로이 산군이 새하얀 구름띠를 두르고 있는 가운데 우측 하단에 엘 찰텐 마을의 불빛이 보인다. 가로등 불빛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카메라가 바람에 흔들렸다는 증거이다. 한밤중에 헤드랜턴에 의지하며 나 홀로 떠나온 곳이다.



망원렌즈로 끌어당겨 피츠로이 암봉의 신비스러운 장면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다시 바라본 라구나 또레 상공의 모습. 해돋이가 날린 적외선의 흔적이 조금씩 묻어나기 시작한다.



만년설과 빙하로 이루어진 피츠로이 산군에 마침내 해돋이의 그림자가 비치기 시작했다. 매우 느리고 잔잔하게 그리고 천천히.. 나는 이때부터 세찬 바람과 싸우며 숨죽이며 그 모습을 바라보게 됐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신의 그림자를 만나게 된 것이며 아버지의 음성을 듣게 된 것이다. 거센 바람이 여전히 몰아치는 가운데서 체험한 환청은 이랬지..


"아들아.. 어서 오너라! 너무 보고 싶었다..!!"



발아래로 드러나 보이는 엘 찰텐 마을의 가로등은 꺼졌다. 그 곁으로 유유히 흐르는 리오 라스 부엘따스(Rio Las Vueltas) 강이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마을의 하늘 위로 분홍빛 해돋이가 물들기 시작했다.



그 빛은 피츠로이 암봉으로 번져갔다. 빛의 축제가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피츠로이 산군에 신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장면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이날 깜깜한 새벽에 나를 깨워 혼자 산중으로 보낸  알 수 없는 힘은 신의 그림자를 보여주기 위함이었을까.. 신비스러운 해돋이 장면을 카메라에 기록하지 않고.. 그저 말로만 여러분들에게 전했다면 무릉도원을 다녀온 한 사람으로 치부하며 전설 운운하게 될 것이다. 아래에 세상에 하나뿐인 황홀한 해돋이 장면을 두 편으로 나누어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황홀한 해돋이(피츠로이 산군 쪽)






세상에 하나뿐인 황홀한 해돋이




피츠로이 산군에 붉은빛으로 해돋이가 물들 때 비에드마 호수 위의 표정은 찬란하고 신비스러운 빛으로 가득했다. 황금빛으로 노랗게 빛나는 부분이 장차 태양이 모습을 드러낼 곳이다.



천지창조의 모습이 이랬을까.. 비에드마 호수 위로 해돋이가 만든 장관이 연출됐다.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없는 작품이 뷰파인더에 포착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바람을 피해 피츠로이 산군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는 생애 한 번 볼까 말까 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황홀한 해돋이가 나타난 것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황홀한 해돋이.. 



서두에 이렇게 썼다.


나는 비에드마 호수(Lago Viedma) 위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찬란하고 신비한 해돋이 장면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전혀 뜻밖의 놀라운 장면을 만나게 되면 할 말을 잊게 되는 것이랄까..



신의 그림자는 비에드마 호수 위를 지나..



피츠로이 산군을 서서히 붉게 만들며 나를 감동케 하고 있는 것이다. 생전 처음 느끼는 황홀경이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검독수리 전망대 꼭대기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다. 사람들은 놀라운 광경 앞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신을 찾거나 부르게 된다. 


오.. 신이시여..!! 


신의 그림자는 이때부터 해돋이가 끝날 때까지 나를 붙들고 놔주지 않았다. 아직도 당시의 감정을 표현할 그 어떤 언어를 발견해내지 못하고 있다. 감동의 물결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던 당시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황홀한 해돋이(비에드마 호수 쪽)




신비로운 체험과 함께 실로 환상적인 풍경을 공개하게 된 데는 코로나 시대가 한몫 거들었다. 만약 집콕의 시간이 길어지지 않았다면, 포스트를 편집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많은 분량의 사진은 물론 영상을 제작하는 등의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인가는 기록을 남겨야 했는데 그 시기가 하필이면 코로나가 지구촌을 힘들게 할 때 나를 깨우고 있는 것이다. 


다행인지 대한민국의 코로나 성적표는 지구촌에 비해 매우 좋은 상태이나 집콕을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은 전에 없던 불편한 일이다. 나의 브런치 독자님들과 이웃 여러분들이 관련 포스트의 장면 등으로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싶은 마음 간절하다. 당신의 가슴에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새겨지길 원하는 신의 뜻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 시대는 앞으로만 갈 줄 모르는 우리를 불러 세워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코로나 시대에 열어본 해돋이 풍경 하나만으로 위안이 된다. <계속>


PATAGONIA_Sentire la voce di suo padre sul monte Fitzroy
il 10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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