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6월
찰나의 시간을 알면 나의 존재를 알 수 있다!!
요즘 나의 하루 일과는 새벽 4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시작된다. 집에서 아드리아해와 바를레타 항구가 보이는 바닷가 언덕에 도착하면 해돋이기 연출한 황홀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하늘이 붉게 물든 날은 구림이 적당히 드리운 날씨가 좋은 날이다.
언덕 위에서 바닷가로 다가가면 해돋이의 실루엣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참 아름다운 광경이다.
그리고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속보로 걸어간다. 바닷가는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를 일찌감치 끝내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요즘 이곳의 온도는 찜통더위로 변했다. 아침부터 섭씨 31도씨를 기록하더니 지금은 어느덧 34도씨를 기록하고 있다.
내가 이른 아침부터 걷는 거리는 대략 7킬로미터에서 10킬로미터에 이른다. 두 시간 남짓하다. 성인들이 평지에서 걷는 거리는 대략 시간당 3킬로 미터라고 한다. 걸음걸이 속도를 높이면 거리는 더 길어질 것이다.
영상, L'alba sull'adriatico Senza sapere nessuno_아무도 모르게
요즘 이곳의 해돋이 시간은 오전 5시 21분이다. 따라서 산책로를 걸으면서 가끔씩 시간을 확인한다. 해돋이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해님은 찰나의 시간보다 더 빠르게 머리를 내밀기 때문에 사전에 카메라를 고정해 두어야 한다. 그렇게 만난 해돋이에 아무도 모르게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상을 열어보신 분들은 복 받으신 분들이다. 포스트도 그렇지만 어렵게 포착한 장면들이다.
사진을 두고 사람들은 '찰나의 미학'이라고 말한다. 순간을 포착해 내는 능력이자 신의 그림자를 찾아내는 일이다. 그렇다면 찰나의 시간은 얼마나 될까.. 찰나(刹那)는 불교에서 나온 용어이다. 1 찰나는 75분의 1초, 즉 0.013초라고 한다. 그렇다면 눈 깜빡이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깜박임은 눈꺼풀이 개폐되는 것을 말한다.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시간.. 1번 깜박임의 속도는 평균 100 ~ 150 밀리 초라고 말한다. 얼마나 빠른지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시간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이다. 불교에서는 찰나의 순간에 세상 모든 일이 일어나고 사라진다고 한다. 기막힌 깨달음이다. 그런데 한 발자국 더 들어가 자료(이광식의 천문학)를 챙겨보니 찰나의 순간은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
내가 이침부터(현지시각) 노트북을 열어놓고 아침 운동을 하면서 담아온 해돋이 사진을 보고 있는 동안 테양계의 행성 지구는 엄청난 속도 이상으로 자전을 하고 있다. 지구는 하루에 한 바퀴씩 자전한다.
지구의 둘레는 4만 km이다. 이 거리를 초 단위로 나누면, 적도에 있는 사람은 초속 약 500m, 북위 40도쯤에 있는 사람은 초속 400m로 공간이동을 하는 셈이다. 초속 500m면 음속을 돌파하는 것이다. 만약 이 속도로 차가 달린다면 시속 1600km로, 날개가 없어도 공중 부양할 수 있는 속도이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1억 5000만 km니까, 이걸 반지름으로 한 엄청난 원을 1년에 한 바퀴씩 돈다. 이 원둘레는 초등학교 때 배운 공식(반지름 × 2 ×3.14)에 넣으면 바로 나온다. 약 9억 5000만 km. 1년을 초 단위로 바꾸면 약 3200만 초니까, 이걸로 나누면 무려 초속 30km다. 우리는 1초에 30km라는 무서운 속도로 태양 둘레의 우주공간을 내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우리 행성 위에서 해님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달리는 자동차나 비행기 위에서 해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다. 우리 은하 역시 맹렬한 속도로 우주공간을 주파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은하는 안드로메다 은하, 마젤란은하 등, 약 20여 개의 은하들로 이루어져 있는 국부 은하군에 속해 있다. 지금 이 국부 은하군 전체가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력에 이끌려 바다뱀자리 쪽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그 속도가 무려 초속 600km나 된다고 하는 것.
우주에 비하면 태양계는 먼지 한 톨도 안 되는 존재이며 우리 행성은 조물주의 눈으로 봐야 겨우 눈에 띌 것이다. 거기에 인간 1인의 개체는 욕토 미터(기호: ym)도 안 될 것이다. 길이의 단위로 1 욕토 미터는 0.000000000000000000000001(10-24) 미터이자, 10해 분의 1mm다. 길이를 나타내는 최고로 낮은 SI 단위이다.
그 개체 하나가 어느 날 아침운동을 하면서 해님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해님은 잠시 한 눈 팔면 아무도 모르게 아드리아해 위로 솟구친다. 그리고 곧 해넘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어떤 남자 자람의 1인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
Senza sapere nessuno_La spiaggia della citta' di Barletta
il 22 Giugn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