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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15. 2022

알록달록한 봄의 요정(妖精)도 있다

-우리 동네 바를레타에 찾아온 봄소식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먼 나라의 봄 풍경..?!



    사람들의 눈높이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조금만 더 한 발짝만 더 디디면 단박에 알 수 있는 세상의 일도 코 앞에 갖다 놓아야 알아차릴 때가 적지 않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모든 게 당신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살다 보니 그런 일들은 대수가 아니다. 나나 너나 당신들이나 그들까지 모두.. 여러분들의 눈높이에 맞아야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짝퉁인 평균값에 당신의 눈높이에 맞추어 가는 것이랄까.. 



포스트를 열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우리가 잘 아는 유채꽃이며 봄의 전령사 중에 하나이다. 봄의 전령사..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봄의 전령사를 몇 가지로 꼽고 있다. 매화며 산수유며 동백(생강나무) 등이다. 이들의 특징은 눈에 띈다는 게 공통점이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이 이들의 모습이 코 앞에 다가왔을 때 그제사 "봄이 왔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쯤 되면 봄은 저만치 멀리 떠나고 있는 시기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달래 피고 새가 우지지는 봄이 오시면 단박에 "봄날이 간다"며 아우성이다. 봄은 언제 어느 때 우리 곁에 와 있는지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이런 사정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바닷가에서도 별로 다르지 않다. 아드리아해가 무시로 퍼 나른 봄바람 속에 봄의 요정들이 무더기로 날아다녔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바다와 산책로에 고정되어있었다고나 할까. 


요즘 우리가 열광하고 있는 봄나물조차 찬바람이 불어대던 겨울부터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이탈리아 남부.. 혹한의 겨울은 아닐지라도 사람들이 몸을 움츠리고 다닐 때 녀석들은 꼬물꼬물 얼굴을 내밀며 호시탐탐 세상을 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건 녀석들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동행했을 때 가능한 기적 같은 일이었다. 나 몰래.. 남 모르게.. 그게 언제 적이었는지도 모를 시기에.. 녀석들이 세상의 무대에 등장하고 떼창을 부르다가 먼 길을 떠나고 있는 것이랄까.. 


맨 처음 연초록 잎으로 무대에 올랐다가 1막 2장의 단막극이 끝날 때쯤.. 녀석들은 우리 몰래 감추어둔 앙증맞고 예쁘며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입고 퇴장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우리는 여러분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 

서기 2022년 2월 14일 저녁나절(현지시각), 컴에 로그인하고 열어본 사진첩 속에 오롯이 남아 나를 빤히 바라보는 알록달록한 봄의 요정들.. 녀석들은 아드리아해로부터 대략 200여 미터 떨어진 사구에서 남 모르게 봄소식을 전하고 있었던 진정한 봄의 전령사인 거 같다.


"(와글와글)아더찌, 만나서 반가웠어요. 우리..내년에 다시 뵈요. 챠오~~~^^"


Notizie di primavera arrivate nel sud d'italia_il Mare Adriatico
il 14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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