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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30. 2023

이탈리아 요리에 없는 참돔 조림

-이탈리아 요리사의 밥상에 오른 참돔


우리나라와 이탈리아 음식문화는 어떤 차이를 보일까..?!!



   한눈에 봐도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진 이곳은 이탈리아 반도를 장화에 비교했을 때 장하 뒤꿈치에 해당하는 곳이다. 하니는 이곳을 다녀온 후로 한 달만 이곳에서 살고 싶어 했다. 저 멀리 해안선 끄트머리에 돌출한 곳이 뷔에스떼(Vieste)라는 곳으로 그녀가 참 좋아한 곳이며 그곳에서 살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는 뷔에스떼가 멀리 바라보이는 언덕 위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만난 자연산 향신료 까뻬리(Cappero, Capparis spinosa).. 



까뻬리는 관련 포스트 <이탈리아 요리 빛내는 향신료> 편에서 이렇게 소개했다. 




이탈리아 동부 해안 가르가노 국립공원 여행 중에 만난 향신료 까뻬리..


번역을 통해 현지의 오라타(참돔) 시세를 대략 살펴보니 만만치 않다. 그래서 해산물 왕국 대한민국의 자연산 오라타 가격을 알아보니 오라타 1킬로그램 이상 큰 녀석이 킬로그램당 35,000~50,000원 내외였다. 물론 횟집에서 먹는 싱싱한 활어가격이자 찬바람이 부는 요즘 제철을 만난 생선이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가 살고있는 바를레타 재래시장 어물전에서 루이지의 엄마 스텔라가 구입한 오라타는 착한 가격일까..


 생선회는 특정 리스또란떼에서만 요리되는 이탈리아에서는 오라타 요리를 날로(생선회)로 먹지 않고 조리해 먹는다. 리체타가 다양하다. 구워 먹고 찜해 먹는 등 지방에 따라 다른 요리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날 루이지가 우리 앞에 내놓은 오라타 요리는 까뻬리와 뽀모도리니를 곁들인 오븐 구이 (Orata con pomodorini e capperi al forno)였다. 



여기까지 스크롤바를 굴리고 오신 분들은 오라타 요리에 등장하는 자료사진의 출처가 궁금하실 것이다. 자료사진은 지난여름 하니와 함께 다녀온 이탈리아 장화 뒤꿈치에 해당하는 가르가노 국립공원의 뷔에스떼가 잘 조망되는 절벽 위에서 건진 매우 귀한 사진이다. 


사진은 아드리아해의 해돋이가 막 시작된 시점이며 절벽 끄트머리에서 아름다운 뷔에스떼 해변을 담고자 다가가서 만난 야생화이다. 사진을 잘 보시면 매우 특별해 보이는 화려한 꽃 주변으로 무수한 꽃봉오리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꽃봉오리가 오늘 포스트의 핵심이며 이탈리아 요리를 빛내는 향신료 까뻬리인 것이다. 


위 자료사진은 바를레타의 지인이 만든 참돔 오븐 요리..새까만 까뻬리와 방울토마토가 도드라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향신료를 연어에 얹어먹는데 케이퍼(Caper)라 부른다. 맵고 상큼한 맛 때문에 생선요리나 육류요리에 비린내를 잡아주는 등 요리의 풍미를 더하는 향신료이다. 까뻬리는 꽃봉오리만 사용하고 염장(Sotto Sale)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적당량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맨 처음 등장한 오라타 요리를 자세히 보신 분들은 까뻬리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자료사진과 대조해 보시면 단박에 알게 된다. 


오라타 요리 초간단 리체타


   이탈리아 아드리아해 연안을 따라 여행을 하면서 만난 참 귀한 장면을 이른 아침에 맞닥뜨린 것이다. 이탈리아 요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철에 나는 식재료는 물론 다양한 향신료를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 루이지 어머니 스텔라가 오븐에서 구워낸 오라타 요리는 매우 간략하다. 오라타 요리를 하기 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스텔라는 바를레타의 자기 농장에서 추출한 최고급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소금 후추 간을 한 다음 까뻬리와 오리가노를 더하여 오븐에서 대략 30분에서 50분 정도(시간은 요리사에 따라(온도) 다양하다) 익혀주면 끝!!


여기까지 스크롤을 굴려 내려오시면서 단박에 눈치챌 수 있는 이탈리아와 우리나라의 음식문화 차이.. 식재료와 조리 방법에서 도드라진다. 우리가 먹었던 참돔 오라타 오븐 구이를 보면 요리에 사용된 재료가 방물토마토와 까뻬리 그리고 소금과 후추 및 올리브유가 거의 전부이다. 시식을 해 보면 매우 담백한 맛이 난다. 이탈리아인들이 즐겨 먹는 생선 요리의 한 방법이다. 그렇지만 해산물 왕국 대한민국 출신인 나의 입맛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이런 요리법을 선호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요리법은 어떤 게 있을까.. 


이탈리아 요리에 없는 참돔 조림

-이탈리아 요리사의 밥상에 오른 참돔



사흘 전에 바를레타 재래시장 어물전에서 구입한 싱싱한 참돔..



녀석을 깨끗이 손질했다.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하고 지느러미와 꼬리는 물론 불필요한 아가미를 싹둑 잘라버렸다. 참돔의 크기는 대략 800그램으로 개수대를 가득 채울 만큼 큼지막란 월척 사이즈..



깨끗이 손질된 녀석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적당한 크기로 칼집을 냈다.



앞 뒤로 칼집을 낸 후 소금을 흩뿌려 밑간을 하고 통후추를 갈아 올린다.



이때 생선의 머리를 살짝 들면 칼집 부위가 열리면서 소금간이 속으로 배어든다.



그다음 올리브유를 칼집 따라 흩뿌려주고 손으로 마사지하여 생성살 속으로 배아들에 한다.



그다음 준비한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본격적인 참돔 요리에 들어간다. 고춧가루 대신 청양고추를 사용했다.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이 보통의 고춧가루 보다 식감이나 풍미가 뛰어나다. 매우 간단한 요리법이자 뛰어난 요리맛을 자랑한다.



뜨거운 팬 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찧은 마늘과 청양고추를 넣어 마늘기름을 만든다. 그다음 중불에서 약불로 낮춘 다음 참돔을 곱게 뉜다. 이때 참돔의 밑간은 대략 10분 넘게 이루어졌으며 팬 위에 올리기 직전 흐르는 물에 소금 간을 씻은 상태이다.



시끄럽게 자글거리던 팬 위에 생선을 올리자마자 치잌~하고 한 번 소리를 지르며 곧 조용해진다.



이때부터 참돔 요리가 시작된다. 팬 위에 드러누운 참돔 위에 조미 간장 두 큰 술을 고루 흩뿌렸다. 치잌~~~



그다음 마늘기름과 조미간장이 혼합된 살사를 숟가락에 담아 고루 흩뿌려준다.



이때 청양고추를 함께 옷을 입혀준다. 알싸한 맛과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고소고소 매콤 알싸~~ㅜ



이 요리 과정은 약불에서 진행되며 팬의 뚜껑을 덮은 채로 10분 이상 진행된다. 포스트에 등장한 자료사진은 잠시 잠깐 뚜껑을 열어 요리 과정을 살펴본 것이다. 실제 요리를 할 때는 뚜껑을 자주 함부로 열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가능하면 뒤집을 때 한 두 번이면 족하다. 천천히 느리게 느리게 익혀야 제 멋이다. 전체 요리시간은 약한 부에서 대략 20분 정도 소요됐다. 이렇게 요리하면 오븐에서 요리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앞서 만난 참돔 오븐 요리와 확연한 차이는 보이는 참돔 팬 요리(ORATA IN PADELA)..



뷰파인더가 완성된 참돔 요리를 보자마자 침 잴잴.. 



요리 왕국 이탈리아에 없는 참돔 요리는 이렇게 탄생했다. 



서기 2023년 4월 30일 이른 아침에 일어나 포스트를 작성하다 보니 갑자기 허기가 몰려든다.



조심조심 커다란 접시에 옮긴 참돔 요리.. 사람들은 이런 요리 앞에서 참지 못하고 서두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맛있는 음식은 함부로 폭풍 흡입하지 않는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아껴(?) 먹어야 한다. 맨 먼저 눈으로 먹고 그다음 향기를 맡으며 한 조각을 떼내어 입으로 가져가 맛을 느낀다.



입안이 온통 천국으로 변할 때쯤이면 참돔의 가격이 왜 비싼지 알게 될 것이며, 해산물 왕국 대한민국의 음식문화가 세계최고란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야금야금 발라먹은 참돔 요리..



한 번은 조림으로 또 한 번은 포를 떠서 튀김으로 만들어 먹었다. 그리고 아직도 냉장고에 보관 중인 큼지막한 녀석이 차례를 기다린다.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요리사의 식탁에 오를 건지.. 설렘 설렘..



앞서 언급한 까뻬리는 요리에서 향신료 역할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유용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거 눈여겨봐야 한다. 까뻬리는 소화기능 개선과 비린내를 제거하는 것 외에도 여성들의 피부미용과 모발을 건강하게 해준다고 한다. 또 기침완화와 심신안정(스트레스)에도 좋다는 등 여러 효능이 존재하고 있었다. 얼마나 먹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한다. 요리에 사용할 때는 소금기를 물에 씻어서 사용한다는 거..(짜요. 짜..ㅜ)



   청양고추의 효능도 만만치 않다. 청양고추는 남미 열대지역이 원산지며, 귤의 9배나 되는 비타민C가 풍족하게 함유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인체의 발열을 도와주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감기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 


그뿐 아니다. 눈 건강에 이로운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이 다량 들어있어서 시력을 보호하고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는 것. 컴 앞에 앉아서 장시간 눈을 혹사하는 분들이 눈여겨봐야 한다. 나 또한.. 그리고 뇌 건강은 물론 항산화 작용 등등.. 이탈리아인들이 까뻬리를 사랑한다면 뼛속까지 조선넘(?)인 나는 청양고추를 사랑한다는 거..!


Piatti Orata sulla tavola di uno chef italiano_Orata in padella 
Il 30 Aprile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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