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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21. 2020

꽃들아 꽃들아 어여쁜 꽃들아

-기록, 2014년 4월 16일

어떤 사람들에게는 죽도록 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는 법이지..!!



경기도 남양주 시 조안면의 황톳빛 그윽한 아침은 천국의 한쪽을 오려둔 듯 헸다. 적당히 습기를 머금은 차가운 공기와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볕의 조합은 황토로 뒤덮인 밭이랑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내가 드로잉을 시작한 이후 나는 천천히 걸어서 마을을 둘러보며 셔터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이런 풍경이 실제 한다는 건 행운이나 다름없었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발품만 팔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로 갈 수 있고.. 지금은 물길이 막힌 북한강 팔당댐 곁으로 울긋불긋한 복사꽃과 진달래가 만발해 있는 곳. 사람들은 그 장면만으로도 고향의 봄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이때까지만 해도 세월호에 승선한 아이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는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알 수가 없었다. 아울러 안산에서 이날 아침 수학여행을 떠나보낸 엄마들도 세월호는 시간에 맞추어 제주도에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전송돼온 영상을 보며 무사히 잘 돌아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일을 당연히 여겼을 것. 그래야 마땅했다.


하지만 그 시각.. 시시때때로 사악한 음모의 그림자가 아이들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아내와 스케치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운 직후부터 나는 세월호 관련 뉴스를 스크랩하기 시작했다. 그 속에는 부정선거 파문으로 얼룩진 박근혜 정부의 민낯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었다. 나의 블로그 [내가 꿈꾸는 그곳]에 이렇게 기록(기록시간 2015. 12. 16. 22:39)했다.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 속에서 국정원 지적사항 문건 발견


"가장 핵심적인 증거는 바로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과 CCTV 영상 저장 장치였다. 참사 후 60여 일간 바닷물에 잠겨있었던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과 64 CCTV 저장장치(DVR)를 완벽하게 복구하였다. 이 증거물은 목포항 해경 유실물 보관 전용 바지선 마대포대에 담겨 방치되고 있던 것을 유가족 측이 발견하여 신속하게 증거보전 결정을 받아낸 것이다. 목포항에서 검찰 측 압수절차와 충돌하면서 이 증거물들이 자칫 검찰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으나, 현장에서 유가족과 변호사들이 잘 대응하여 유가족 측 증거보전 절차로 진행하기로 판사님이 결정하였다. 검찰은 압수를 포기하고 돌아갔다.


세월호 CCTV 저장 장치를 복구하는데 두 달이 소요되었고 복구비용은 8000만 원이 넘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는 ‘국정원 지적사항(100개)’이라는 문건이 발견되었고, CCTV 동영상(6.10~14)에서는 참사 직전의 세월호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CCTV 영상이 복구되어 목포지원 법정에서 상영되자, 희생자 가족들은 오열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아이들의 마지막 행복했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팽목항, 안산, 광화문 등에서 상영되었다.



마지막으로 국정원 지적사항 문건 관련 국정원 측 해명을 반박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에 보관 중인 세월호 ‘보안측정’ 관련 문서 17건에 대한 증거보전도 마쳤다. 세월호 보안측정 진행 관련 문서가 확보되는 순간이었다. 세월호 불법증·개축 관련된 문서도 확보했다. 일부 자료는 국회에도 보고되지 않은 자료도 포함되었다. 이 모든 증거는 해당 법원에 영구보관 중이며 향후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설치되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이관되어 진상조사에 중대한 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세월호 416 가족 협의회: http://416family.org/4516>



이러한 자료를 눈여겨보신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세월호 416 기족 협의회> 이름으로 기록된 이 자료를 통해서 당시 대한민국의 국정원과 검찰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굶은 글씨와 붉은색으로 표시해 둔 자료를 소환해서 살펴볼까..


-.  증거물은 목포항 해경 유실물 보관 전용 바지선 마대포대에 담겨 방치되고 있던 것을 유가족 측이 발견하여 신속하게 증거보전 결정을 받아낸 것.

-.  목포항에서 검찰 측 압수절차와 충돌하면서 이 증거물들이 자칫 검찰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으나..  검찰은 압수를 포기하고 돌아갔다.

-. 업무용 노트북에서는 ‘국정원 지적사항(100개)’이라는 문건이 발견되었고, CCTV 동영상(6.10~14)에서는 참사 직전의 세월호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CCTV 영상이 복구되어 목포지원 법정에서 상영되자, 희생자 가족들은 오열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아이들의 마지막 행복했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팽목항, 안산, 광화문 등에서 상영되었다.





검찰의 역할 등에 대해 대검찰청(Supreme Prosecutors' Office of the Republic of Korea) 홈피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검찰의 역할

검찰은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안녕과

인권을 지키는 최고의 법집행기관이자 인권보호기관

검찰은 헌법가치를 수호하여 국민의 인권을 보장합니다.

적법절차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여 정의 실현에 기여합니다.

부정부패 범죄에 적극 대응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합니다.


검사의 업무

검사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며 공익의 대표자로서

범죄를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하여

피고인에게 그의 범죄행위에 합당한 형이 선고되도록 합니다.


수사관의 업무

수사관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수사업무와 검찰사무 업무를 수행합니다.


실무관의 업무

실무관은 공정하고 청렴한 자세로

검사와 수사관의 수사업무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검찰행정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증거물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마치 증거물 속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아이들이 살아 숨 쉬며 부모님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다. 유가족들은 검찰을 믿지 못했으며 그런 검찰들은 유가족들이 지키고자 하는 증거물을 빼앗으려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검찰 국정원 등이 한통속이 되어 유가족은 물론 국민들을 기망하고자 한 노력들이 기록에 오롯이 남아있는 것이다.


-.  증거물은 목포항 해경 유실물 보관 전용 바지선 마대포대에 담겨 방치되고 있던 것을 유가족 측이 발견하여 신속하게 증거보전 결정을 받아낸 것.

-.  목포항에서 검찰 측 압수절차와 충돌하면서 이 증거물들이 자칫 검찰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으나..  검찰은 압수를 포기하고 돌아갔다.

-. 업무용 노트북에서는 ‘국정원 지적사항(100개)’이라는 문건이 발견되었고, CCTV 동영상(6.10~14)에서는 참사 직전의 세월호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CCTV 영상이 복구되어 목포지원 법정에서 상영되자, 희생자 가족들은 오열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아이들의 마지막 행복했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팽목항, 안산, 광화문 등에서 상영되었다.



당시 나의 블로그에는 국정원이 매일 사찰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위의 기록들을 스크랩해 둔 나의 블로그에 이상한 일이 발견됐다. 위 자료들의 출처를 삭제한 것이다. 링크된 <세월호 416 가족 협의회: http://416family.org/4516>를 클릭하면 당시 기록이 포털에서 삭제된 것을 알 수 있다. 


참 무서운 세상이다. 어떤 날은 나를 '빨갱이'라며 "국정원에 일러바친다"는 덧글까지 심심찮게 달렸다. 정부가 세월호 침몰 사건을 숨기고 싶지 않았으며 떳떳했다면 굳이 이런 짓을 해야 했을까..





어떤 사람들에게는 죽을 때까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날도 있겠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죽도록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는 법이다. 2020년 4월 16일 아침 우리가 거닐었던 남양주군 조안면의 한 마을에는 발그래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샛노란 황국이 짙은 향을 마구 날리고 있었다. 



천국을 쏙 빼닮은 그날 아침.. 우리가 봄날의 삼매경에 빠졌다면, 우리 이웃들은 참혹하게 변한 세상에서 가슴을 쥐어뜯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물이 차오르는 선체에 갇힌 채 구조시간을 장난을 치며 계수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생명을 하늘처럼 여겨야 할 정부와 검찰 및 국정원 등이 한통속이 되어 국민들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면면을 다시 고발하게 됐다.



이들은 이명박근혜로 불리는 집단들이자 개신교 광신 집단을 뿌리에 둔 정치집단으로, 최근에는 홍준표와 황교안 등이 우두머리나 졸개들로 등극한 바 있다. 사람들은 이들을 토착 왜구로 부르는 한편 인간 말종으로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생명을 담보로 정치 생명을 잇거나 소수 집단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수를 숙주로 삼는 비루스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차마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서슴지 않고 저지르고 있었던 이들에게 2020년 4월 15일에 치러진 총선 결과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투명한 정부.. 서로 속이지 않고 반목과 갈등을 최소화 하며, 이웃과 소통하는 사랑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나 할까.. 첫 단추를 검찰개혁을 시작으로 토착 왜구들이 두 번 다시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는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월호, 이제 그만하지..'라며 막말을 일삼는다. 그들은 생명을 경시여기는 사람들이거나 아이를 낳아보지 못한 사람 등일 것이나, 인지상정.. 당장 누군가 당신의 손가락 한 마디만 잘라도 가해자를 죽이고 싶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까닭도 모른 채(?) 죽어갔는데 입을 다물라고..?!!





한동안 잊고 살던 트라우마가 4월 16일이 되자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물론 자식을 둔 부모들이 아이들과 생이별을 한다면.. 했다면.. 했다..!! 그 아픔은 죽을 때까지 가슴속에 똬리를 틀고 있지 않을까..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이했을 때 진도 팽목항을 다시 찾았다. 아래 자료사진과 글은 나의 블로그 <세월호 참사 1주기 대한민국의 현주소_2015. 4. 16. 12:04>에 기록된 것이다.  엄마의 노란 손수건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2014. 4. 16...

이날의 하루 전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너희들을 꼭 안고 

절대로 아무 데도 

보내지 않을 거야 

정말 미안해...!! "

-엄마의 노란 손수건


꽃들아 꽃들아 어여쁜 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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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 16 aprile 2014_Naufragio del Sewol
il 20 Aprile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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