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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03. 2020

아내가 좋아하는 지중해의 나무

-볼수록 기분 좋아지는 올리브 나무

이탈리아 혹은 지중해 부근의 나라에 오시면 꼭 둘러봐야 할 올리브 과수원..!!



이틀 전 5월 초하루,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근교에 위치한 올리브 과수원을 찾았다. 집에서 걸어서 가면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과수원은 구시가지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이자 신시가지로부터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자동차로 이동하면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우리는 아직 자동차를 장만하지 못했다. 



아내가 잠시 한국으로 귀국해 볼일을 마치고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오면 자동차를 구입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꼬뷔드-19(COVID-19) 사태로 인해 하늘길은 물론 자국의 도로까지 폐쇄하며 비루스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참 다행이었다. 만약 자동차를 구입한 직후 비루스 사태를 맞이했다면, 사람들을 방콕을 자동차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겪으며 주차장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비루스 시대에는 사람들까지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므로 이날 우리는 과자 부스러기 한 줌과 음료수에 의지한 채 올리브 과수원으로 향했다. 집을 떠나기 전 대략 3시간 정도 걸을 예정이었다. 더군다나 노동절을 맞은 이 날은 비루스 통계치도 나아지고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아진 상태에서 과수원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이 과수원길은 아내가 이탈리아로 돌아오기 전에 개척해 둔 명소로 아내가 이탈리아로 다시 돌아오면 함께 걷고 싶은 길이었다. 피렌체서 살 때 아내는 올리브 나무를 너무 좋아했다. 상록수인 올리브 나무 이파리와 구불구불하고 투박하며 질감이 넘치는 나무를 향해 아내는 "나무가 참 예술적으로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언제인가 기회가 닿으면 올리브 나무를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다. 



나는 속으로 기뻐했다. 나 또한 이 나무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리브 나무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품 활동에 몰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날 집에서부터 과수원으로 떠날 때 당시의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뿔리아 주의 광활한 영토 한쪽에 위치한 올리브 과수원에 도착해 걸음을 천천히 옮기고 있는 것이다. 



올리브유와 이탈리아 요리 유학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했을 당시 나는 이탈리아 요리에 사용되는 올리브유에 푹 빠져있었다. 무슨 음식이든 올리브유만 사용하면 요리로 탄생되는 게 너무도 신기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향신채 중에서 바실리코는 마술 같은 존재였다. 서울의 유명한 A 이탈리아 리스또란떼의 오너로부터 나름의 요리법을 전수받게 된 나는 그때부터 이탈리아 요리를 동경하곤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요리 유학은 잠시 꿈만 꾸었지 구체적인 그 어떤 노력이나 기회가 찾아들지 않았다. 먹고살기 바쁜 때.. 그것도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해가고 있을 즈음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떠날 결심을 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브런치 독자분들께선 다 아시는 일이지만, 나는 기어코 그 길을 해내고 이탈리아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해 살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정년 퇴임을 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 도전해 보시기 바란다. 고생한 만큼의 보람이 느껴지실 것이다. 당장 리스또란떼에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탈리아 속에 뿌리내린 여러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지천에 널려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에게나 길이 열려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국내에서 느끼지 못했던 다양한 문화와 고대 로마시대 때의 유물에 심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므로, 노년을 잘 보낼 수 있는 보험 같은 존재랄까.. 오늘 나의 브런치에 기록되는 올리브나무는 로마제국을 빙 둘러싸고 있었던 지중해 주변에서 주로 자라고 있는 물푸레나무로 주지하다시피 열매는 생으로 혹은 절여 먹거나 압착해서 질 좋은 올리브유를 생산하는 것이다.



올리브유보다 토종을 더 선호하는 아내


올리브 나무는 인류가 최초로 대량 재배한 과수로 지중해 사람들에게는 식재료 중에서 필수요소 수준에 해당한다. 바이블에서는 '감람나무'라는 이름으로 자주 언급되며,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테나와 포세이돈이 아테네의 소유권을 놓고 겨룰 때, 아테나가 이 올리브 나무를 내놓아서 포세이돈이 참패했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나무이다. 


그런 나무에서 생산되는 올리브유는 이탈리아 요리에 들어가지 않는 요리가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쓰이며 그렇게 만들어진 요리의 맛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성인 나와 달리 아내는 올리브유에 적응을 잘하지 못한다. 입맛 때문이다. 



그런 아내의 요리 솜씨는 뛰어나다. (팔불출..!!) 우리네 할머니나 어머니로부터 내려온 전통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 반면, 나는 일찌감치 음식 맛에 모험을 가한 것이랄까. 해외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의 입맛이 서양의 음식에 많이 길들여진 게 식탁에서 가끔씩 의견이 대립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내가 이탈리아로 돌아온 후로부터 주방 근처에서 얼씬 거리는 횟수가 매우 적어졌다. 



아내가 음식을 만드는 동안 마늘을 까는 등 거드는 일 외에 그 어떤 잔소리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아내는 올리브유 대신 한국에서 가져온 들기름이나 참기름 새우젓 갈치속젓 등으로 나의 입맛을 충족시켜주었다. (감지덕지..!! ) 그런 아내가 올리브유 대신 올리브나무는 너무, 디~게, 굉징히, 그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이다. 그냥 보기만 해도 불수록 좋아진다는 것.



볼수록 좋아지는 올리브 나무


(여기까지 스크롤바를 내리며 읽으신 분들께서 올리브나무에 대한 선호도는 어떠신지 잘 모르겠다.) 5월 초하루에 만난 올리브 나무는 꽃잎을 다 떨구고 눈에 보일 듯 말듯한 열매를 빼곡히 가지에 매달고 있었다. 그리고 연초록 이파리와 짙은 초록색깔이 기막히게 어우러진 나무 아래로 수령 수백 년 이상은 거뜬히 넘긴, 울퉁불퉁 근육질(?)의 줄기와 나뭇가지가 목신처럼 우리는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이곳에 살고 있는 지인의 과수원에 들렀을 때 올리브나무는 너무 착했다. 어쩌다 잡초를 제거하는 일 외에 그냥 내버려 두어도 올리브나무는 잘 자란다고 했다. 아내는 그런 나무를 좋아한 이상으로 사랑했다. 마치 공부도 잘하고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는 아들 넘을 보고 있는 것이랄까..(퓹!!) 


아내의 비유는 극단적이다. 이를테면 "이게 맛있어.. 이게 더 맛있어?"라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이건 이런 맛 때문에 좋고, 저건 저런 맛 때문에 낫다"라고 말하는 것. 그렇게 대답하면 늘 하나를 강요(?)한다. 거기에 대답질을 잘 못하면 독설이 퍼부어질 것. ㅋ 



그런데 올리브나무가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싸돌아 다니기 좋아했던 나의 느낌을 올리브 나무에 비유하면, 동네 어귀에 서 있던 피나무 고목을 떠올린다. 엄청난 크기의 피나무 줄기 아래는 구멍이 동굴처럼 파여있었다. 그리고 줄기는 비틀어지면서 커다란 숲을 이루며 새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여름이 오시면 그 아래 돗자리를 펴놓고 장기를 두거나 부채질을 하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들.. 



어떤 때는 나무줄기에 오색천이 걸려있었다. 그 나무에는 전설이 깃들어 있었다. 사람들이 목신에 소원을 빌면 소원을 이루게 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나무를 다치게 하거니 자르면 벌을 받는다고 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공사장에서 이 나무를 베어버리려다 벼락에 맞아 죽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다른 마을에는 수령 4~5백 년에서 7백 년 이상된 고목들도 있었다.  한 자리에서 고장의 희로애락 전부를 기억하고 있는 나무였던 것이다. 아내가 좋아한 나무는 피나무를 닮았을까.. 사는 동안 당신의 억울한 사정을 다 헤아려 줄 것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올리브나무는 아내에게 있어서 목신과 다름없는 존재로 다가온 것 같다. 그곳에 가면 아내의 등을 토닥토닥 거리는 목신의 환영이 절로 떠오른다. 


* 아래는 이날 촬영된 영상으로 볼수록 기분 좋아지는 올리브 과수원 풍경을 담아봤다.

Traduzione in basso: A volte i tronchi degli alberi erano appesi con cinque colori. L'albero aveva una leggenda. Quando le persone esprimono desideri in padella, li fa soddisfare i loro desideri. Inoltre, ha detto che se taglia l'albero, sarà punito. Altri hanno detto che sono stati uccisi da un fulmine quando hanno cercato di abbattere l'albero in cantiere. 


Altri villaggi avevano anche alberi secolari che avevano dai 4 ai 500 anni e più di 700 anni. Era un albero che ricorda tutta la gioia e la tristezza della città natale in un unico posto. L'albero preferito di tua moglie assomiglierebbe a un albero di sangue ... Come una nonna e un nonno che sembrano prendersi cura di tutte le tue sfortunate circostanze della vita, l'olivo sembra essere stato come una padella per una moglie. Quando ci vai, mi viene in mente l'illusione di un pantalone che ruzzola sulla schiena di Mia moglie. 

L'albero mediterraneo preferito da mia moglie
il Primo Maggio 2020, Citt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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