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중한 일기장의 시작
문학소녀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은 바로,
"인생 책이 뭐야?"
세상에 재밌는 책이 얼마나 많고, 앞으로도 얼마나 많을 예정인데
딱 1권만 꼽는 게 가능한 일인가!?
가능하다.
얼마 전, 그동안 쌓인 일기장을 정리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에게도 인생 책이 있다는 걸!!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제2차 세계대전, 네덜란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남긴 일기장이다.
전쟁의 참상을 담은 상징적인 작품이지만
나에겐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일기장에 '키티'라 이름 붙이고 그 안에 모든 감정을 털어놓던 안네의 솔직함.
'나도 안네처럼 솔직해질 수 있을까?'
내가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20살 이후.
한 살 더 먹었을 뿐인데 세상에 내던져진 기분을 참을 수 없었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일기장을 붙들고 하소연했다.
2025년.
오랜만에 마주한 과거의 내 모습은 꽉 안아주고 싶을 만큼 안쓰러웠다.
지금보다 정갈한 글씨체와 구구절절한 마음들.
확실한 건, 여전히 불안하고 깜깜하고 흔들리지만
나는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됐다는 거다.
브런치에 비정기 업로드를 하면서 이 모든 걸 들여다보는 과정이
나에게 굉장히 유의미할 거 같다는 예감이 든다.
그렇다. 나에게도 키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