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나비 심장>>을 닫으며.

by 윤지안


이 이야기는 아주 작고,
아주 미세한 흔들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기 전, 마음속에서 잠시 망설였던 감정.
그 순간을 사람들은 쉽게 지나치지만,

그곳엔 언제나 하나의 심장이,

조용히 떨리고 있었습니다.


《나비 심장》은 그 미세한 떨림이

어떻게 세계를 갈라놓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기억되지 않은 순간들, 선택되지 않은 길들,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 말해지지 않은 감정들.
그 모든 것들이 이야기의 배경이고, 동력이었습니다.


저는 도현이라는 인물을 통해
‘누군가를 기억하려는 사람’을 그리고 싶었고, 유리라는 인물을 통해
‘기억되지 않아도 존재할 수 있는 사람’을 상상했습니다.
그 둘 사이에,
나비가 날아다녔습니다.


그것은 운명의 상징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감정이 지나간 흔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작은 떨림을 떠올려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이야기는 완성된 것이라 믿습니다.


기억하고, 잊고,

때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심장은 여전히,
작게 떨리고 있을 테니까요.

이전 23화유리의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