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나비

by 윤지안


깊은 밤, 달빛이 고요히 내려앉은 숲 속 어딘가에서,
한 마리 깨진 나비가 조용히 날개를 떨고 있었다.
그녀의 날개는 오래전부터 부서진 채였다.
무언가에 찢기고,

어딘가에 닿을 때마다 조금씩 금이 갔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아픔을 몰랐다.
그녀는 언제나 조용히 날았고,
조용히 아팠으며, 조용히 울었다.

“나는 왜 이렇게 깨졌을까...”
그녀는 자주 스스로에게 물었다.
마음껏 날 수 있었던 날들이 있었다.
햇살 속에서, 꽃잎 사이에서 웃으며 춤추던 날들.
하지만 지금은 그리움만이 희미하게 깃들어 있다.

그녀는 언젠가 사랑을 믿었다.
따뜻한 바람처럼 스쳐간 존재에게
자신의 가장 맑은 날개를 내어주었다.
하지만 그 사랑은 나비의 날개보다 가벼웠고,
그 가벼움은 결국 그녀를 찢어놓았다.

시간이 흘러도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은 점점 깊어졌고,
그녀의 비행은 점점 낮아졌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날았다.
떨리는 날개로, 금이 간 그 모습 그대로.
더는 높이 오를 수는 없어도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속삭임은 바람을 타고 흘러갔다.
“깨졌지만, 나는 여전히 나야.”
아무리 부서져도,
그 안에 담긴 사랑과 기억,
그리고 살아내려는 의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슬픔이 만든 아름다움,
그것이 바로 그녀였다.
누군가에게 닿지 않아도,
그녀는 조용히 존재했다.
그 조용한 존재가, 이 밤을 더욱 빛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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