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들의 죽음

by 윤지안


어느 날, 나비들이 죽었다.
정원 가득 날아다니던 색색의 날개들은
더 이상 햇살을 따라 춤추지 않았다.
아침이면 늘 창밖에서 들리던 날갯짓 소리도,
아이처럼 장난치던 꽃들 사이의 숨바꼭질도 사라졌다.
그날은 바람도 조용했고,
하늘은 맑았지만 왠지 모든 것이 멈춘 듯 고요했다.

처음엔 몰랐다.
어쩌면 오늘은 비가 올지도 모른다고,
혹은 멀리 어딘가로 날아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시간이 지나도 나비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정원의 꽃들은 그대로인데,

그 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없어졌다.
무언가 크게 잘못된 것만 같았다.

그들이 떠난 자리는 너무도 조용했다.
그 조용함은 무거웠고, 마음속 깊은 곳까지 내려앉았다.
아이들은 더 이상 꽃을 향해 손을 뻗지 않았고,
어른들은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나비가 없다는 사실이 점점 모두의 마음속에 파고들며,
그 빈자리를 자각하게 만들었다.

누구도 나비의 죽음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누군가는 말한다.
기후가 이상해서 그랬을 거라고,
또 누군가는 인간이 만든 독이

세상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어떤 이유도 나비들을 다시 불러오진 못했다.

가끔 나도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혹시라도 어느 구름 틈 사이로

한 마리의 나비가 모습을 드러내진 않을까 하고.
하지만 그곳은 너무 멀고, 너무 희미하다.
그렇게 사람들은 기억 속의 나비를 하나둘씩 꺼내어
마음에 묻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그림을 그렸고, 누군가는 시를 썼다.

그러나 어떤 글도,
어떤 그림도

살아있는 나비의 따뜻한 존재를 대신할 순 없었다.
나비는 단지 곤충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겐 잃어버린 순수였고,

누군가에겐 짧지만 찬란했던 사랑이었다.
나비가 떠난 후,

우리는 조금씩 잊고 있던 감정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 슬펐다.
그들의 죽음은 단지 작은 생명 하나의 끝이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세상은 아주 조금 덜 아름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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